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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블로그 컨설팅

시민운동2.0은 '블로거의 조직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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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진, 그는 2008년 11월에 블로그 운영을 시작한 아직 1년도 안 된 초보블로거다. 블로그에서 그의 필명은 '여수앞바다'이다.

지역과 공간구분이 없는 인터넷세상에서 특정
 지역명을 딴 필명은 그 지역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클릭을 꺼리게 하는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고집스럽게 '여수앞바다'라는 지역명이 들어간 필명을 고수하고 있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지역사회운동'을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그는 1976년부터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사회운동을 시작해 80년대 교사협의회와 90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0년 간의 해직기간을 거쳤다.

복직 후에도 지역사회운동을 계속하여 전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광주·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등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주민주도행정구역통합전국회의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창진 씨.


'시민없는 시민운동' 한계 절감…블로그가 대안

그런 그가 블로그에 공을 들이게 된 것은 2008년 촛불집회 때 1인 대안미디어로 떠오른 블로그와 아고라의 위력을 실감하면서부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 시민 하나 하나가 주체가 되는 새로운 언론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지난 30여 년간 지역사회운동을 해오면서 느낀 한계 때문이었다. 그는 '상근자 중심의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을 가장 뼈아프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대개의 시민운동가들은 그런 비판에 대해 부정하거나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들어 변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한창진 씨는 그걸 인정하면서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한창진 씨에게 그 대안은 바로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개인미디어를 갖고 발언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 개개인의 발언을 잘 조직화하기만 하면 직접민주주의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처음에는 여수의 아고라, 여수의 아프리카를 만들자는 생각이었지요. 여수 시민이 30만 명인데 그 중 10분의 1인 하루 3만 명만 들어올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인터넷신문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양심적 언론인과 유명블로거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동안 블로그로 방향을 틀었다. '여수 넷통(인터넷으로 소통한다는 의미)'이라는 다음 카페를 만들고 준비위원 20명이 1인당 100만 원씩 2000만 원의 종잣돈도 마련했다.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블로그 강좌도 열고 있다.

지난 25일 마산YMCA 강당에서 열린 경남블공 모임에서 강의하고 있는 한창진 씨.


2010년 1월 1일 '여수넷통' 오픈 준비 '착착'


초기 유명블로거들의 강의는 시민들에게 블로거의 위력을 실감하고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막상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쓰도록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강사의 수준과 수강생의 실행 수준 사이에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8월부터는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아예 한창진 씨가 초급반 강사로 나섰다.

"이렇게 하여 점점 블로그를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시민이 늘어나면 그들을 조직화한 메타블로그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 시점을 내년 1월 1일로 잡았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했듯이 2010년 1월 1일 여수에서 '깨어있는 블로거의 조직된 힘'을 선보이게 될 겁니다."

만일 이들의 실험이 성공하게 된다면 '여수 넷통'은 그야말로 '시민운동 2.0' 시대를 여는 효시가 될 것이다. 물론 2008년에 문을 연 경남도민일보의 '블로거's경남'이 지역메타블로그의 효시이긴 하지만, 언론사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오롯이 시민이 주체가 된 '여수 넷통'과는 다르다.

한창진 씨와 여수 시민들의 실험이 성공하길 간절히 빈다.

한편 이 글은 블로그를 통해 지역에서 의미있는 일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월례 모임을 갖고 있는 '경남블로그공동체(경남블공)'가 한국언론재단의 강사료 지원을 받아 한창진 씨를 초청해 이뤄진 강의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여수 넷통의 실험에 타 지역 블로거 님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 그리고 조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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