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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블로그 컨설팅

블로거들과 만남이 좋은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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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가끔 블로거들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여행을 함께 할 상황들이 생깁니다. 저도 벌써 여러 번의 오프 모임을 해봤고, 팸투어 또는 답사 형식으로 블로거들과 여행을 함께 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대개 블로그를 통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분들의 경우 각자의 캐릭터가 워낙 다양하고 개성도 강해서 한 자리에 모이면 융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짐작하기 쉽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만나본 블로거들도 시사, 여행, 맛, IT,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등 다들 자기 분야에서 한가락씩 하는 분들이라 개성이 만만찮았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사이라는 것 말고는 나이도, 사는 곳도, 직업도 제각각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관심사도 제각각이지만…

블로거들끼리 여행에서 이렇게 서로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흔한 일이다. 마치 서부영화에서 총잡이들의 권총대결을 보는 듯하다. 커서, 파비 님과 경주 황룡사 터에서.


그럼에도 희한하게 블로거들의 만남은 마치 가족이나 고향친구처럼 편안하고 즐거우며 유익하기까지 합니다. 오히려 가족이나 친구라도 서로 하는 일이 다르고 관심분야가 다르면 이내 화제의 빈곤을 느끼게 되지만, 블로거들은 끝이 없습니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라도 술에 취하면 싸우는 일이 종종 생기지만, 블로거 오프모임에서 싸움은커녕 작은 트러블조차 생기는 걸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서로 너무 조심해서 그럴까요? 다들 너무 내공이 깊어서 그럴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거라면 모임이나 여행 자체가 너무 따분하고 피곤하며 재미가 없겠죠.

지금부터 제 나름대로 그 이유를 한 번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 블로거들의 만남이 편한 이유입니다. 블로거들끼리는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도 오랜 친구처럼 반가워하고 금방 친해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이미 블로그를 통해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는 정도가 아니라 그의 관심사, 그의 정치적 성향,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그가 지금껏 써온 글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하는 직장동료들보다 그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물론 직장동료 중에서도 그의 블로그를 열심히 읽는 사람은 예외겠죠.


둘째, 각자 직업이나 나이는 물론 운영하는 블로그의 주제나 관심사가 달라도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정치 또는 시사블로거와 리뷰블로거, 연예블로거, 요리·맛집블로거, IT블로거는 각자 동떨어진 분야 같지만 블로그라는 하나의 공통된 관심사가 끊임없는 화제를 생산해주기 때문입니다.

텍스트큐브냐, 티스토리냐, 다음블로그냐 네이버냐 하는 블로그 툴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각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동기, 각종 메타사이트와 포털의 블로그 정책에 관한 정보, 글쓰기 방식과 제목달기 비법, 악플에 대한 대처방법, 각종 블로그 수익모델, 해외 블로그 동향, 유명블로거들에 대한 뒷담화까지 날밤을 지새워도 끝이 없습니다.

실제로 한 번은 충청투데이 블로그 강좌의 뒤풀이 자리가 다음날 오전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계속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체력이 달려 중간에 빠져나왔지만, 디자인블로거인 마루 님과 연애심리블로거인 라라윈 님 등 너댓 분은 다음날 오전까지 블로그 이야기로 날밤을 세웠다더군요.

충청투데이 블로그강좌 뒤풀이. 왼쪽이 라라윈 님이고, 오른쪽이 마루 님이다. 이 사람들은 결국 이야기로 날밤을 새웠다고 한다. 블로그가 아니고선 이런 자리가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다.


세째, 앞의 마루 님과 라라윈 님의 경우처럼 희한하게도 블로거들끼리 만나면 나이나 세대 차이에 따른 거리감이 전혀 없습니다. 마루 님은 40대 중반의 남성이고, 라라윈 님은 3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저 역시 블로거들의 모임에서 20대 여성은 물론 60대 어르신도 만났지만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20대냐, 60대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가 어떤 블로거인지가 중요하더라는 거죠.

블로그를 하면서 얻는 큰 즐거움이자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건데요, 사실 블로그가 아니라면 40대 남성이 20대 여성과 밤새워 술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울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현실사회에서 그 정도 나이 차이가 난다면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이거나 업무상 극히 제한적인 만남 외에는 거의 대화할 일이 없죠. 하지만 블로거들끼리라면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거리감 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8월 여수 팸투어를 갔을 때 40·50대 아줌마·아저씨들과 밤늦게 술을 마시던 라라윈 님과 카푸치노 님(아마도 20대 후반?)에게 물어봤습니다. "만일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계기로 여기 있는 40·50대 아저씨들과 만났다면, 이렇게 흔쾌히 늦게까지 술을 마실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그럴 일은 없죠"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 역시 저보다 연상인 실비단안개(50대) 님이나 로마인이야기의 청석(60대로 추정) 님에게 아무런 거리감을 느낄 수 업으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수 사도에서 밤늦게 술을 마시고 있는 블로거들. 민박집 사장님까지 끼어들었다.


블로그가 아니라면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

네째, 워낙 개성이 강한 분들이라 싸우진 않더라도 작은 트러블이라도 생길 법한데 그런 일이 없다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블로거들이 모인 자리에는 '혼자 잘난 척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개 어떤 모임에서든지 여럿이 모이면 그 중에 꼭 좌중을 주도하려 하거나 혼자서 튀려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물론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건 좋지만, 자칫 다른 이들에게 아니꼽게 보일 수 있고, 그러다보면 대화에서 뼈있는 대화가 오가게 되고 갈등과 마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블로거들은 이미 블로고스피어 안에서 '겸손'이 단련되어 있는 분들입니다. 아시다시피 블로고스피어는 남을 인정하지 않고 혼자 잘난 척 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곳입니다. 제가 알기로도 자기 혼자 전지전능한 척 하던 몇몇 블로거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자연정화'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걸 워낙 잘 아는 블로거들이기에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혼자 튀려는 사람이 없고, 나이라든지 세속적인 지위로 내리누르는 사람이 없는 거라 생각됩니다. 지난번 여수 팸투어에서도 무려 스무 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모였지만 그런 분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블로거들은 이미 '소통의 달인'이기 때문에 말을 독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가끔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질 때가 있어서 조심하려 합니다만,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정작 대화의 민주주의를 모르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블로거 역시 남의 글은 읽거나 추천하지도 않으면서, 오직 자기 글만 읽고 추천해달라는 이기적인 사람은 블로고스피어에 안착하기 어렵습니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추천과 댓글, 트랙백을 통한 소통의 도구입니다. 그냥 일방적인 내 주장만 내갈기고 상대의 이야기나 반응에 신경쓰지 않으려면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란에 기고하면 됩니다.

블로거들은 그런 소통의 기본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남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줄 줄 압니다.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에 댓글을 쓰듯 조심스레 내 의견을 덧불일 줄도 압니다. 그래서 블로거들끼리의 이야기가 즐거울 수 있습니다.

여수시 사도 팸투어에 모인 블로거들.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다. 기념촬영 와중에도 실비단안개님은 뭔가를 찍느라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로거들끼리 모이면 정말 유익합니다. 각자 자기의 관심분야에선 거의 전문가급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최고의 정보가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블로거들의 만남이나 여행이 끝나면 함께 다니며 함께 보고, 함께 들었던 것들에 대한 다양한 글들이 블로그에 올라옵니다. 제각기 다양한 시각에서 올리는 글들을 읽어보면 내가 놓친 게 무엇이며,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훌륭한 교사입니다.

여수 팸투어를 다녀온 후 블로거들이 쏟아냈던 다양한 포스트가 그랬고, 최근 저와 함께 경주 선덕여왕 유적 답사를 다녀온 거다란닷컴의 커서 님과 테레이저널의 파비 님이 계속 올리고 있는 글들이 또한 그렇습니다. 유익하기도 하지만 재미도 쏠쏠합니다.

어떤가요? 제가 너무 좋은 점만 나열했나요? 하지만 제가 경험했던 블로거들과의 만남은 이랬답니다. 물론 제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게 있다면 앞으로 보완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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