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잡초로 여겼던 괭이밥, 이런 아름다움이…

기록하는 사람 2009. 9. 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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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식물을 키우다 보면 심지도 않았는데 끊임없이 나오는 풀이 있습니다. 바로 토끼풀처럼 생긴 괭이밥인데요. 이게 이토록 생명력과 번식력이 끈질긴 줄 몰랐습니다. 거의 온갖 화분에 저절로 올라와 영역을 확대해 나갑니다.

처음엔 잡초로 여겨 보일 때마다 뽑아버렸는데, 가만히 보니 이게 은근히 예쁘더군요.

몇 년 전 중국 상해에 갔을 때 보니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도로 사이의 녹지나 길가의 화단에 잔디 대신 아예 토끼풀을 심어(?) 놓았더군요.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잔디밭에 토끼풀이 나오면 처음의 저처럼 뽑아버리지만, 거긴 토끼풀이 풀밭의 주인이었습니다. 그 때 느낀 건데, 잘 깎아서 관리한 잔디밭보다 오히려 제맘대로 자라도록 놔둔 토끼풀밭이 조경으로서는 더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토끼풀꽃이 만발해있는 모습도 장관이었고요.



그래서 굳이 잔디 위에 사람들이 앉아서 놀거나 축구장 용도가 아니라면 관리비만 많이 드는 잔디밭보다는 토끼풀밭을 조성하는 것도 도시조경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토끼풀꽃 괭이밥꽃은 노란색입니다. 사진의 화분은 원래 이질풀이 주인인데, 그 사이에 괭이밥이 자라나 분홍색 이질풀꽃과 아기자기한 배색을 이루고 있습니다. 노란 괭이밥꽃은 해가 뜬 후에야 꽃잎을 벌리는데, 매일 매일 새로운 꽃이 올라오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원래 화분의 주인이었던 이질풀도 그 생명력과 번식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괭이밥과의 대결에선 과연 이길 수 있을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둘의 승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한 번 감상해보시죠. 기분이 우중충할 때 이걸 보면, 갈색과 녹색 이파리, 노란 괭이밥꽃, 분홍색 이질풀꽃의 색상조화가 묘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더군요.

※저는 처음에 이게 토끼풀인줄 알았는데, 실비단안개님이 괭이밥이라고 지적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고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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