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부터 한 달 휴직을 받았다. 그것도 통상임금의 80%를 받는 유급휴직이다. 1990년 기자생활을 시작한 후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얻게 된 긴 휴식이다. (1998년 경남매일이 폐업했을 때도 청산인 대표를 맡는 바람에 단 하루도 쉬지 못했고, 병행하여 경남도민일보 창간추진위원회 일을 하는 바람에 역시 하루도 쉬지 못했다.)

통상임금의 80%를 받으면서 한 달을 쉴 수 있다니, 직장인으로선 정말 황금같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너무 고마워 여름휴가도 반납했다. 한 달 휴직이 있는데, 휴가까지 쓴다는 게 좀 미안해서였다.

물론 회사가 어려워서 취한 조치인데다, 휴직 기간 중 해서는 안될 일들이 너무 많다. 이걸 어기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단다.

회사가 휴직자에게 공지한 휴직 기간 중 주의 사항

1. 타 사업장 취업금지
2. 회사 출근 금지
3. 기타 소득 금지
① 강의, 강연 금지
② 방송출연 금지
③ 타지 원고 금지
④ 잡급 금지 (일용직)
⑤ 아르바이트 금지
4. 회사 이외의 타사업장 이중 근로제공자 : 휴직 대상에서 제외
5. 확장 금지(확장유지수당 포함) 및 확장 수당 책정 금지
6. 권장비 책정 금지
7. 당직비, 실비 책정 금지
8. 신문지면 및 인터넷 기사 이름 표기 금지
9. 회사 업무와 관련한 행위 금지


그래도 이런 기회가 어디 흔한 일인가? 일단 강의 요청과 토론회 참석 요청에 대해 사정을 말씀 드리고 사양했다. 그러나 한 군데는 돈(토론사례비)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설마 돈도 받지 않는 토론회에 나간다고 문제삼는 건 아니겠지.

벌써 단풍이 들고 있다. 가을이다.


그리고 휴직 기간 중 꼭 해야 할 세 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째, 수료 후 몇 년간 미뤄뒀던 대학원(기록관리학) 종합시험과 영어시험에 통과하는 것이다. 마침 시험 일정이 9일과 10일로 잡혔다.

둘째, 휴직기간 중 책을 한 권 이상 쓴다.

세째, 이(齒) 치료를 받는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휴직 첫날(3일) 대학원에 가서 공부해야 할 책과 시험범위 등을 알아보았다. 몇 년 동안 쉬어서인지 쉽지 않다. 다음날(4일) 집에서 공부를 해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계속 인터넷만 들여다 보게 되고, 인터넷을 닫은 후 책을 열면 눕고 싶어졌다.

혼자 밥을 챙겨먹는 것도 만만찮았다. 결국 라면을 끓어먹었으나 속이 더부룩하여 불편하다. 5일엔 계획적인 생활을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 인근 산호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100m도 안되는 높이의 산상 공원이지만, 다녀오고 나니 온몸이 피곤했다. 결국 낮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며 허송하고 말았다.

산호공원 아래에 있는 마산도서관.


다음날인 6일은 일요일이었다. 아침 8시 배낭에 책을 챙겨넣고 다시 산호공원으로 향했다. 이번엔 산책이 목적이 아니라, 산호공원을 넘어 마산도서관에 가기 위해서였다.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 간 것은 중·고등학교 때 부산 서면과 서대신동에 있던 도서관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도서관에 자리를 잡기 위해선 새벽 5시부터 길게 줄을 서야 했다.


그러나 마산도서관은 일요일임에도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낮에 기온이 올라가자 에어컨도 틀어준다. 3층 열람실에서 공부하다 답답하면 복도 끝에 옥외휴게실도 있다. 커피 자판기도 있고, 담배도 필 수 있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담배를 훨씬 적게 피우게 된다.

마산도서관 자유열람실. 아무 때나 가도 자리는 얼마든지 있다.


공부를 하다 참고도서가 필요하면 2층에 내려가 대출하면 된다. 그동안 내가 썼던 책들도 서가에 꽂혀 있었다. 하하. 도서대출증은 신분증만 보여주면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인터넷 검색이 필요하면 열람실 바로 옆에 있는 디지털자료실에 가서 이용하면 된다. 한 번에 한 시간 이내로 이용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이 모든 게 공짜다. 디지털 자료실에서 인터넷 검색은 물론 프린터도 가능하고, 헤드셋을 빌려 음악감상이나 영화감상도 가능하다.

아예 하루에 한 편씩 영화상영을 해주는 시청각실도 있다. 이 모든 게 공짜다. 디지털 자료실 바로 옆에 있는 제3열람실에선 개인노트북으로 무선인터넷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지금은 당장 시험공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시험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시험 후 책도 여기서 쓰면 훨씬 잘 될 것 같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구내 식당이나 매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려면 도서관 밖으로 나와 식당을 찾아야 한다. 그것 말고는 완벽하다.

아차, 이 글 쓰다보니 너무 늦었다. 내일이 시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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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마산시 산호동 | 마산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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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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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w.ymca.pe.kr 이윤기 2009.09.08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유 ~ 휴직 기간에도 빡세게 사시는 계획만 세우셨네요?

    저도 가끔 마산도서관 가는데요.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참 좋더군요.

    그런데, 시험기간 되면... 빈자리 없어요.

  3. Favicon of http://blog.okcj.org 청공비 2009.09.08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20년만의 휴식 정말 부럽네요.
    저도 근 5~6년 동안 휴가라곤 신혼여행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T T

  4. 2009.09.08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gaudium 2009.09.08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를 안하다 하려면 흔히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계획을 달리 세워 보면 괜찮습니다. 이를테면 '9월 8일, 종합시험 A과목 끝내기'라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지 마시고 해야할 일들을 대략 30분 단위로 끊어 보십시오. 즉 10시부터 10시 40분, A과목 1단원, 그 후 15분 동안 영어, 다시 11시부터 11시 30분까지 2단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공부를 하는 도중에 토론회에 관한 생각도 자꾸 떠오를텐데 그런 경우에는 옆에 메모지를 두시고 떠오르는대로 적어 두시면 아예 잊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6. 그런깜냥 2009.09.08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네요. 하하~

  7. 봄밤 2009.09.08 15: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남도민일보도 어려운가 보군요... 한 달 동안 책을 한 권이상 쓴다니(읽는 것도 아니고!)... 한권 이상 안써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으니 이 치료 열심히 받으세요 ^^

  8.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09.09.08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이 시험이군요.
    책을 한 권 이상 읽는게 아니고 쓴다라니 - 무섭습니다.
    좋은 시간 만드시길 바랍니다.
    참 점심과 저녁은 도시락을 준비하셔요. 소풍 기분이 날 것 같습니다.^^

  9. Favicon of http://blog.naver.com/lovessym 크리스탈 2009.09.08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이런 휴가도 있군요.
    그동안 열심히 일한 댓가인가봅니다.

    시험도 잘 보시고 특히 이 치료는 빼먹지 마시고 꼭 하세요.
    이 치료는 늦으면 늦을수록 돈이 뭉텅이로 나가거든요.

    저는 맨날 휴가인디.. ㅋㅋㅋㅋㅋ

  10. 정현수 2009.09.08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년만의 휴직이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20년만의 사직이어서 그랬는지 이상한 생각에... 한 달 휴직이라.. 오히려 더 바쁘게 보내야 한다니 안타깝네요. 김 부장은 진짜 휴식이 좀 필요한 사람인데. 내가 알기로..^^. 세 가지 계획이라... 소중한 기간이군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11. Favicon of http://pplz.tistory.com 좋은사람들 2009.09.08 2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 랜만에 얻은 휴가네요~:)
    푹 쉬세요~ 저 같으면 3일 날잡고 미드 시리즈 한편 죽~ 보고 싶어요.ㅜㅡ

    2. 회사 출근 금지 ! 꼭 지키시구요~^^

  12. 2009.09.08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하동에서 만난 공무원이 2kim 블로그 팬이라고 이야길하길래
    늘 바쁘게 사는 양반이 한달 휴직 어찌 보낼지 궁금했는데 글을 올렸네요.

    세가지 계획 중 이 치료 완전 충실 강추합니다...

    원해서 온 하동.남해인데 막상 와서 고작 이틀 일했는데 해야할 일거리가 정말 많네요 -.-;;

  13. 탄타로스 2009.09.08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에 산지니 갔다가 부장님 출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 만날 눈팅만하고 있습니다 왕성한 포스팅에 늘 감탄한다는...푹 쉬시고 계획하신 것들도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14. 2009.09.09 0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초록누리 2009.09.09 2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험은 잘 치루셨어요?
    그나저나 한달, 에고 벌써 며칠이나 지났는데 책을 쓰실 계획을 세우셨다니 놀랍습니다.
    오랜만의 휴직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16. Favicon of http://sanzinibook.tistory.com/ 산지니 2009.09.10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가 계획 중에서 두번째 계획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나머지 1번과 3번도 잘 끝내시기 바랍니다.

  17. Favicon of http://minimonk.tistory.com 구차니 2009.09.10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부럽습니다 ㅠ.ㅠ
    그런데.. 회사 접근금지는 웬지 무서운걸요? ㅋㅋ

  18. Favicon of http://bada92.tistory.com 무릉도원 2009.09.10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고생하신 것에 비하면 아주 짧다고 느껴집니다....
    저 같으면 푹 잠이나 잘텐데....역시 김주완님은 다르시군요...
    알찬 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gabinne 林馬 2009.09.13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직이면 좀 쉬시지요.
    암 계획없이 그냥...
    많이도 바뿐길을 걸어왔는데...
    시간이되시면 연라주셔요.
    쏘주한잔 사겠습니다. 하하~

  20. Favicon of http://blog.daum.net/ahssk 유림 2009.09.14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셨구나..

  21. 권성탁 2016.02.10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마산도서관 자유열람실 이용할때 자리사용권 발권받아서 사용해야 하나요? 그냥 빈자리 사용하면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