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 마음의 안식처 산수 으뜸이라 잔치·대회도 자주 열고 "어진 선비들과 좋은 정자서 사귀어 가슴 트이고 머리 맑아지네“ 오횡묵의 행적을 보면 거의 쉬는 여가가 없었다. 하루에 100리 넘게 길 위에 있기도 했고 자정 전후 해시(亥時)에 횃불을 들고 돌아오기도 했다. 어떤 때는 비를 쫄딱 맞기도 하고 새벽에 잠자리에 들어 옷을 입은 채로 한두 시간밖에 못 자고 일어나기도 했다. 바깥에서 업무를 보다 기운이 빠져 뒷산에 숨어 잠깐 쉬는 등 지쳐 떨어지거나 아파서 옴짝달싹할 수 없거나 땀이 비 오듯 쏟아지거나 하는 표현도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런 오횡묵에게 무진정은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 같았고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업무에 바삐 쫓기는 틈틈이 몸과 마음을 두루 편안하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