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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4

"1일 연등 3만원, 1년 연등 5만원" 어쩌라고?

절간에 가서 소원을 빌었다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저는 그 빌었던 바가 성불(成佛)을 하게 해 달라거나 제대로 된 인간이 되게 해 달라거나 하는 따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사실 그런 내용은 부처님(사실은 부처 모습을 한 돌이나 쇠나 나무) 앞에서 빈다고 이뤄지는 바가 아니고, 스스로 피나게 뼈저리게 애를 쓰고 거듭 나야 이룩할 수 있는 것들일 따름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대로 된 인간이 되거나 견성이라도 하면 욕심에서 그만큼 멀어지기도 하고요. 대신 사람들이 절간에 가서 이뤄달라고 비는 소원은 대부분 욕심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게 해달라거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거나 좋은 짝 만나 결혼하게 해달라거나 공기업·대기업에 취직하게 해달라거나. 또는 사업 번창하게 해달라거..

법정 스님은 '무소유'조차 놓고 버렸다

제가 법정(法頂) 스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아마 중학교 때 그러니까 1977년정도였습니다. 저보다 일곱 살 많은 작은누나가 대학 국문학과를 다니는 문학 지망생이었고, 저는 누나가 보는 책을 슬금슬금 훔쳐 보는 데 재미를 들이고 있었습니다. 법정 스님이 쓰신 책 가 아마 누나 책꽂이에 있었나 봅니다. 책을 꺼내어 읽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려고 나루에 갔다. 그런데 나룻배가 이미 저만큼 앞에 둥실 떠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때면 아휴 늦었구나,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이렇게 여기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참 일찍 왔구나 하고, 다음 배를 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님이 여기서 하고자 하신 바가 매임을 버려라, 집착을 하지..

스님 전용 주차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태만에 경남 진해 성흥사(聖興寺)에 들렀습니다. 진해 성흥사는 이른 봄에 가면 벚꽃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한창 피어나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대장동 골짜기와 마을숲이 또 아주 좋습니다. 성흥사는, 창원 동읍에 있는 우곡사(牛谷寺)와 마찬가지로 신라 말기 무염(無染)이라는 스님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둘 다 왜구의 침입을 막으려는 데에 창건 동기가 있다고 합니다. 짐작건대, 이렇습니다. 성흥사나 우곡사는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 백성들 피난처 구실을 했을 것입니다. 또 무기나 군량미를 쌓아두는 병참기지 노릇도 했겠지요. 옛날에는 상비군(常備軍)이 보잘것없었을 테니 피난 온 백성들이 곧바로 군사 노릇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시 백성들에게는 성흥사와 우곡사는 거기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든든한 존재였..

스님들 촛불 법회와 사제단 미사

미사와 법회에서 같은 점 여럿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미사와 조계종 중심 스님들 법회의 공통점은 많습니다. 둘 다 촛불을 들고 진행했다거나, 성가(聖家)나 불가(佛歌) 말고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같은 속가(俗歌)가 울려퍼졌다거나 하는 점입니다. 둘 다 대통령 이명박과 정부를 나무랐으며 국민 말을 받아들여 고시를 철회하고 전면 재협상을 추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이 핵심임을 밝히면서 비폭력 평화 행진으로 마무리한 점도 같습니다. 촛불 미사와 촛불 법회가 다른 점 하나 다른 점도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저는 6월 30일 미사에는 제가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가지 않았고, 7월 4일 법회에는 제가 불자가 아니면서도 어쩌다 보니 끼이게 됐습니다. 사제단은 제가 듣기로 미사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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