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억새 물결도 역사의 아픈 흔적 재악산과 재약산 밀양도호부 항목을 보면 “종이·차(茶)와 피리 만드는 대나무(笛竹)가 영정사(靈井寺)에서 난다”고 적혀 있다. 스님들이 생산해 조정에 공물로 바친 물품인가 보다. 영정사는 지금 표충사가 되어 있고 표충사는 재약산(載藥山)에 들어 있다. 그런데 은 “(재약산이 아닌) 재악산(載嶽山)에 영정사가 있다”고 적었다. 이를 근거로 삼아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따라 재악산이 재약산으로 바뀌었다며 원래대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있다. 그래서 지난해 표충사는 산문을 새로 만들면서 현판에 재악산이라 썼다. 하지만 ‘재약산’은 1858년 제작된 표충사 지장보살탱화의 화기(畵記)에 이미 나온다. 일제강점보다 52년이 앞서는 시기다. ‘재약산 표충사에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