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날개도 없이 어디로 날아갔나 - 정약용, 김려 서사시 '어엿브다'는 말이 있습니다. '불쌍하다'의 옛말입니다. 말이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어엿브다는 '예쁘다'의 예스러운 말 '어여쁘다' 하고도 닿아 있습니다. 저는 이리 생각합니다. 이 둘은 원인과 결과로 묶이는 사이입니다. "불쌍하니까 어여쁘다." 동시에, "어여쁘니까 불쌍하다." 조선 시대 양반 사대부 남자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은 줄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대를 지배한 시대 정신이 유교였으니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배집단에 밉보여 박해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당대 여자들을 '어엿브게' 여길 줄 알았습니다. 어엿브게 여기는 근본은, '여자도 같은 사람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여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