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 걷기 좋은 단풍들 날씨가 살짝 추워졌다가 풀렸습니다. 세상이 살짝 움츠렸다가 놓였습니다. 작으나마 호들갑을 떨었다고 여겨 부끄러운 탓인지, 세상이 좀더 붉으레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다시 추워졌으니, 세월은 좀더 많이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11월이 다 가도록 세상은 움츠렸다가 놓였다가를 되풀이하겠지 싶습니다. 기지개를 켜고 벌떡벌떡 일어나 펄떡펄떡 뛰는 것만이 생명이라고 여긴 적이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마아아아아아아아악 뻗어나가고 넘쳐나가는 것만 생명이라 여겼다는 얘기입니다. 정말 부끄럽게도, 그 때는 부끄러움조차 몰랐지 싶습니다. 세 해 전 봄에, 뒷동산에 갔다가 나무에 물 오르는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크지도 않은 조그만 나무가 통째로 힘껏 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