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부산MBC 시사포커스라는 토론프로그램을 녹화하는데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주제는 '미디어법 이제 어떻게 되나?'였습니다. (방송은 28일(일) 오전 8시10분이라고 하네요.)

김영일 신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사회를 봤고,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그리고 내가 함게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것은 미리 패널별로 개별 질문내용과 질문순서를 정하지 않고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즉 사전 원고없이 진행된 토론회였죠.

100분 토론에 비할 순 없었지만…

지금까지 제가 출연해본 지역방송의 TV토론 프로그램은 늘상 사전에 개별 참석자별로 질문을 정해두고, 그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그러다보니 서울MBC의 백분토론에 비해 재미가 없고 딱딱했던 게 지역방송 토론프로그램의 한계였죠.

부산MBC에서 보내온 토론 기획서.


그런데 이번 부산MBC의 시사포커스는 사전에 기획의도와 대략적인 토론 내용만 메일로 보내준 후,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100분 토론처럼 격렬한 논쟁이나 의견충돌은 없었지만, 훨씬 자연스럽게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나로선 새로운 경험입니다.

방송국에서 보내 온 기획의도는 이랬습니다.

여야 합의로 출범한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미발위)가 합의를 보지 못한 채 결국 파국을 맞았다. 가장 핵심적인 여론조사를 두고 여야 위원간 대립하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미디어법 처리 문제는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여는 표결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야는 결사 저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3차 입법전쟁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연말부터 뜨거운 쟁점으로 남아있는 '미디어법'을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것인지 모색해 보고자 한다.

나는 주로 신문기자, 그 중에서도 지역신문 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대략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신문이 방송에 얹혀사는게 선진화라고?

"나도 신문사에서 밥을 벌어먹고 있지만, 사실 종이신문은 이미 사양화에 들어선 것 같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 같은 신문도 불법 경품이나 무가지 공세 없이는 이미 있는 독자마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뉴미디어 시장 개척이나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하고, 정부도 신문산업 육성을 이야기하려면 그런 쪽에 지원 방안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말로는 '미디어 선진화'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뉴미디어 시장 개척과 진입을 못하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내가 볼 땐 신문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도 이미 올드미디어에 속한다. 그런데, 정부는 그런 신문이 대자본을 끼고 방송에 얹혀서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쪽으로 법을 바꾸려 한다. 그렇게 하면 조중동이 생명을 좀 더 연장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게 신문과 콘텐츠 발전을 뜻하진 않는다. 오히려 뉴스콘텐츠 생산구조의 국제화나 선진화에서 세계에 뒤떨어지게 된다."

부산MBC 시사포커스 스튜디오.


"지역 이야기가 나오니 열받는데, 한나라당 안대로 법이 바뀌면 지역신문과 방송은 서울지역 언론의 계열사는 커녕 지국(보급소) 정도로 전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렇잖아도 내부식민지나 다름 없는 지역은 아무런 독자성을 갖지 못하고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서울지역 신문, (나는 중앙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전국지란 말도 안 쓴다. 내가 볼 땐 서울에 있는 신문은 서울지역 신문일 뿐이고, 방송도 서울지역 방송이다.) 서울지들은 서울 이외 지역을 엽기적인 사건이나 사고만 발생하는 곳쯤으로 취급한다. 그 외에는 서울 사람들의 먹을 거리나 볼 거리를 제공하는 곳으로만 본다.

솔직히 지역에 지역경제라는 게 있느냐. 요즘은 골목골목에 있는 구멍가게마저도 패밀리마트 같은 서울지역 업체들이 아이들 코묻은 돈까지 싹 쓸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신문이나 지역방송마저 서울에 종속되어버리면 지역의 독자성은 아예 없어질 것이다."

야당도 '대안 법안'을 내놓고 평가받아야 한다

"나는 민주당이나 야당, 그리고 언론노조에서도 한나라당 안에 대한 반대와 저지도 좋지만, 오히려 (공세적으로) 언론의 공공성을 더 강화한 진정한 개정법안을 내놓으면 좋겠다. 거기엔 뉴미디어 시대에 대비한 내용도 추가하고, 뉴스저작권 보호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정부투자기관, 공기업만이라도 뉴스를 합법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는 내용도 넣고, 정부광고, 지자체광고에 대한 공정한 배정기준도 넣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나라당 법안과 야당 쪽이 내놓은 법안, 이 두 개를 놓고 과연 어떤 법안이 더 좋은 것인지 따져보고 국민에게도 물어보면 좋겠다."


이렇게 제가 말했던 내용을 대충 떠올려 정리해봤는데, 과연 얼마나 조리있게 이야기했는지는 나중에 다시 모니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산MBC 앞마당에서 내려다본 광안대교.


녹화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선 주로 기자협회의 문제점이나, 경기도와 호남에 특히 난립해있는 사이비 지역신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되면 한 번쯤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다만 사이비 지역신문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대체로 동의했다는 것만 남겨둡니다.


"사실 사이비 신문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광고나 공고료 수입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자체 광고와 공고의 배정기준이 전혀 없다보니 그런 사이비신문을 먹여살리는 데 국민의 세금이 막대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야말로 독버섯에 비료를 주고 영양제를 놔주는 격이다.

이걸 정리하려면 현행 신문법과 지역신문발전법에 있는 지원대상 신문사 선정기준을 적용하여, 일정한 자격요건이 안 되는 신문에는 지자체는 물론 공공예산으로 지급되는 모든 광고 집행을 못하도록 하면 대부분 정리될 수 있다."

카카오톡으로 친구맺기




김주완이 최근에 산 상품을 보여드립니다
아이몰 아이폰용 이동식 OTG 젠더 B타입 외장메모리 + C PIN 커넥터 + 5 PIN 커넥터 + 벨벳 파우치, 32GB 오뚜기 고시히카리... 아디다스 쿼드큐브 운동화 EH3096 유한킴벌리 덴탈 마스크, 50매입, 1개 샌디스크 iXpand Mini 아이폰 OTG USB, 256GB
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rickvov.tistory.com 읍동네야구단 2009.06.27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야당이 여당에 맞서 견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거로 봤을때 상당히 충실히 하고 있다고 보여지지만...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도 대책을 세워놓고 반대를 했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09.06.27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쩌면 '반대'하고 '저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좀 더 바람을 가진다면 정말 그래줬으면 좋겠습니다.

    • 악법에 대안이라... 2009.06.28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악법도 법이라면 할말없지만,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과 약육강식의 법이라면 대안이 아니라 없어져야죠.

      신문으로 먹고사는 분들 때문이라면 직종이나 시대에 맞는 자기개발 밖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2. 대학생 2009.06.27 2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하지만 현 여당이 추진하려는 미디어법에 대안을 내놓길 바라는건 현재의 논쟁에서 조금 벗어나는것 같습니다. 현재 시행되고있는 신문방송법 자체가 재벌과 권력에 의한 미디어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법입니다. 미디어가 자본에 의해 잠식당하는것을 막기위한 대안으로서 현행 신문방송법이 시행되고 있는 겁니다. 현행 신문방송법 자체가 여론 독과점을 방지하기위한 법률적 대안이고, 한나라당은 이를 무효화 시키기 위해 미디어법을 추진하고 있는것이고요, 그렇기에 야당의 대안은 법개정을 막는게 가장 최우선의 대안인거죠. 현행 신문 방송법은 더이상 양보할수 없는 마지막 마지노선 같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더이상 대안을 제시하라는건 결국 거대 자본의 지분참여가 포함될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좀 더 나은 민주화, 여론 독과점을 방지하고, 제도적으로 조중동 같은 언론사를 규제할수 있는 자정능력을 갖추고난후 미디어법 개정을 시작한다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현행 신문방송법을 지키는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겁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09.06.27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옳은 말씀입니다. 제가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지금 대안법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좀 맞지 않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한나라당의 언론장악 의도가 노골화할 때부터 더 언론의 공공성을 강화한 쪽으로, 공세적인 법안을 준비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3. 감사용 2009.06.28 0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미디어법안의 유일한 대안은

    "안하는 거" 아닐까요?

    그냥 하던데로 쭈욱 - 거기다 언론 독립과 자정작용이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도만 필요할 듯 합니다.


    물론, 조중동과 그외 아류신문들의

    폐간과 관련자 구속을 해야 겠지요.

    하하하

  4. 해결은 하나 2009.06.28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하면 되는거죠 무슨 대안이 따로 필요한지 모르겠네요
    이법이 조중동과 대기업의 언론장악에 목적이 있는데 안하면 되는거지
    특별히 개정해야할 필요가 있을까요?

    • 악법은 없어져야죠. 2009.06.28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본적으로 악법에 대안을 찾는다는건 모래 위에 집을 짓는것처럼 근본적으로 무의미한겁니다.

  5. Favicon of http://blog.daum.net/leafage7 산들 2009.06.28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월에 미디어법 100일 시한을 두고 논의 후 표결하자고 할 때

    6월이 오면 즉각 통과되고 말 악법시행 예고구나 싶었는 데...

    현재 상황은 그 때 예상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갈 일이 멀구나 싶습니다.

    일부 사람이 아닌 모든 국민이 미디어악법이 통과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관심이 생겨야 할 텐데...아직은이지 싶습니다.

    신문사에 방송을 허용하겠다는 의도가 진정한 다양성을 바탕에 둔다면 여지가 있겠지만,

    그들의 의도가 뻔한 거라...현재로서 윗 분들 의견대로 현행법 유지가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중동을 포함 여러 신문사에서 이미 **방송을 하기 시작했던데...현재는 가벼운 주제들로 방송물을 만들던데...방송 참여를 위한 준비 단계일 뿐인거 같고...본격화되면 정치색을 드러내겠지요.

  6. 산들바람 2009.06.30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만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통과까지 되어야 하는 법안은 제시조차 못하고 있지 않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글쓰신 분 말대로 더 나은 개정법안을 들고 나와서 하는 것이 더 좋은 모습이겠지요. 요즘 참 평범하게 살기가 쉽지 않죠.

  7. Favicon of http://blog.daum.net/ykl60 이용경의원실 2009.07.08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소수당이라 많이들 모르시는것같아 안타까워서 남겨봅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의원이 대안을 냈습니다. 전문가들과 공청회도 거쳐서 충분히 합리적인 안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언론독과점과 여론다양성을 보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안을 낸 것이구요..
    윗분이 적으셨지만 대안을 가지고 와서 얘기하자, 13일 이후 표결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에게 반대만 하기도 쉽지않아 대안을 내는데 오랜시간을 거쳤습니다.

    관련한 내용을 요약해서 블로그에 올렸으니, 잠시 시간내어 한번 들러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8. 곰돌 2009.07.27 1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심이 없으신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야당은 미디어법 관련해서 대안을 내 놨습니다.
    다만 한나라당 안과는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전혀 인정을 안하는것이지요.
    바꿔서 보면 한나라당 안을 민주당에서 전혀 인정 안하는것과 같죠.
    하지만 분명... 대안은 내 놨었습니다.
    그렇다면 서로의 안 가지고 절충안을 마련하고 해야 겠지만...
    서로의 입장차가 워낙 완강해서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너무 조중동만 보셔서 모르시는지도 모르겠지만...
    대안을 내놨었는데 안내놓은 것처럼 호도하지 마세요.
    모르시면 좀 찾아보시고 글을 쓰시던가요...

  9. 말도안됨 2009.07.27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 미디어법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대안 이라니요?
    재벌기업과 재벌언론들이 사돈이나 인척관계로 얽혀 있는 현실에서, 더구나 ,언론과 재벌의 자기편들기위주의 여론 몰이가 걱정되는판에 무슨 대안이랍니까?
    무조건 반대인거죠.
    진짜 언론계에 몸담고 있는분들 맞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이건 완전 찌라시 홍보글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