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돼지주물럭으로 유명한 적석산 아래마을

기록하는 사람 2009. 3. 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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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마산에서 진주쪽으로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마산시 진전면 일암리에 '적석산(積石山, 497m)'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등반객들이 즐겨찾는 산인데요.

그다지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등반하는 묘미가 많은 산이라 주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산 아래 저수지 옆 주차장이 감당을 못할 정도입니다.

이 산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인근 진전면 양촌리 대정마을의 '돼지주물럭' 요리입니다. 20~30년 전 한 식육식당이 이곳에 있었는데, 그 식당이 '주물럭' 요리로 유명해지자 인근에 비슷한 식당이 계속 늘어나면서 동네의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 가을쯤에 찍은 적석산입니다. @김주완

적석산 정상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김주완


당시 이곳의 돼지주물럭은 손님에 따라 돼지고기의 부위를 달리하여 요리를 했다고 합니다. 부자가 오면 비싼 부위를 써서 양을 적게 해 요리를 해줬고, 가난한 사람들이 오면 좀 값싼 부위를 써서 양을 아주 많이 해주었다더군요.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도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유명한 동네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요즘은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오랜 전통 덕분인지 그야말로 맛있는 '돼지주물럭'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약 10여개 식당이 모두 주물럭 요리를 하는데요, 어느집이 진짜 원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맛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세 군데에서 먹어봤는데, 제 입맛에도 그랬습니다.)

대정마을 식육식당 거리입니다.


엊그제, <민중의 소리> 구자환 기자와 진전면에 갈 일이 있어서 대정마을 돼지주물럭집을 찾았습니다. 돼지껍데기와 비계와 살이 알맞게 붙은 고기를 적당한 얇기로 썰어 양파 양념과 함께 구워먹는 맛이 여전했습니다.


특히 돼지주물럭은 후식으로 시래기국과 딱 궁합이 맛는 것 같습니다. 주물럭에 반주 한 잔 마신 후, 구수한 시래기국에 공기밥 한 그릇 말아 먹으면 배가 든든합니다.

딱 먹기좋은 얇기와 크기입니다. 껍데기와 비계, 살이 적당히 붙어 있습니다.


마산시내에는 이 정도 맛을 내는 돼지주물럭 식당이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적석산 등반객들이 하산하면 대부분 이곳 대정마을 주물럭 식당을 찾는 것처럼, 저 역시 진동면이나 진전면에 갈 일이 있으면 이곳을 즐겨 찾습니다. 주말엔 이 동네를 찾는 사람들만 1000여 명에 이른다고 하더군요.

이처럼 맛있는 요리 하나가 동네를 명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인근 관광지와 연계되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진동면에는 이 외에 민물장어구이로도 유명한 식당이 많은데, 그건 다음 기회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적석산 등산하시는 분들 꼭 대정마을 주물럭 맛보고 가세요.

메뉴 및 가격표도 사진으로 첨부해놓겠습니다.

가격표입니다. 1인분에 200그램입니다.

엊그게 우리가 먹었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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