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잘 팔리는 책을 소개하는 그런 글이었는데 공지영의 산문집이 대상이었습니다. 우리 집에도 있는 책인데요, ‘즐거운 나의 집’을 먼저 읽고 잇달아 샀던 책이지요.

“소설가 공지영(46)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는 내려가다 다시 올라왔다. MC 현영(33)이 2008년 12월 27일 MBC TV ‘명랑히어로-명랑독서토론회’에 출연, 강력히 추천한 덕분이다.”

2008년 3월에 나온 책입니다. 2008년 12월 24~30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에 여덟 번째로 오르더니 올해 1월 2~8일 인터파크서는 두 번째 자리까지 치올랐습니다. 우리 지역은 어떤가 싶어 봤더니 3일치에서는 10등 밖에 있었으나 10일치에서는 7등을 했더군요.

그러니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이 한 마디 하니까 현영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사서 읽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대단합니다, 현영이.

그런데 오늘 보도자료를 받아보니 공지영도 대단하더군요. 동문선이라는 출판사에서 ‘얀 이야기 2’라는 일본 사람이 쓴 소설책을 소개하는 것인데, 이 책을 다시 살려낸 이가 공지영이라고 합니다.

‘얀 이야기 1’을 2004년 5월 펴냈는데, 4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팔리지 않았고, 그래서 나머지 번역을 다 마쳐 놓고도 출판을 포기한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5월 갑자기 팔리기 시작했는데 알아보니 공지영의 바로 그 책 덕분이었답니다.

‘얀 이야기 1’은 카와카마스가 얀을 여러 차례 찾아와 그 때마다 ‘내일’ ‘영명 축일’을 지내는 데 필요하다면서 갖가지를 얻어가고 얀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있는 그대로 다 내준다는 줄거리라고 합니다. 공지영은 자기 산문집에서 이리 썼습니다.

“위녕, 엄마는 책장을 덮고 창문을 열었다. ‘어이없어’라 중얼거리고 싶었지만, 엄마 역시 눈물이 어리고 말았다. ‘카와카마스는 나쁘잖아.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가져간 것을 돌려주지도 않고, 가엾고 외로운 얀에게 멀고 빛나는 강 너머를 바라보게 해놓고……. 나쁜 사기꾼이잖아’ 하고 싶었지만 몇 분 동안 눈물은 흘러내렸다. 이 이유를 너는 아니? 엄마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책을 소중히 여길 것을 예감했다.”

이렇게 해서 ‘얀 이야기 1-얀과 카와카마스’ 는 초판으로 찍은 4000권이 다 팔려나갔고, 이에 힘입어 ‘얀 이야기 2-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이 이번에 나올 수 있게 됐다는 얘기였습니다. 궁금증이 일어 무작정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번역을 맡은 이의 글이 하나 걸려 들었습니다.

공지영 문학관에서.

‘공지영의 힘’이 제목이었습니다. ‘지난해 달력 뒷면에 <당신께서 시작하도록 허락하신 일을/ 마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잘 되리라는 아무런 보장이 없더라도…….>라 적어뒀는데 그것이 이뤄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갑내기 공지영에게 이리 적었습니다. “‘얀 이야기’를 읽고 ‘눈물이 어렸다’는 그녀에게, 7권까지 이어지는 ‘얀 이야기’를 애정 다하여 번역할 수 있는 힘을 보태 주어서 감사하다고, 아니 당신도 저자처럼 ‘멋지다’고,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선물해 주어 참 고맙노라는 이 소식이 가닿기를 조심조심 바란다.”

현영이 텔레비전에서 무슨 얘기를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이는 어쨌든 자기가 읽고 느낀 바를 나름대로 진솔하게 말했을 테고, 그것이 보는이들 마음을 움직였을 것입니다. 이런 사정은 공지영도 마찬가지였겠지요.

현영은, 떨어지던 공지영 산문집을 끌어올려 줬습니다. 공지영은 까딱 잘못했으면 묻히고 말았을 책을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쯤 되면, 현영과 공지영 가운데 누구 힘이 더 세다고 해야 할까요? 예? 누가 더 세고 말고로 따질 그런 일이 아니라고요?

김훤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상세보기
얀 이야기 1: 얀과 카와카마스 상세보기
얀 이야기. 2: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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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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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과 2009.01.11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공지영의 산문 [내리는 빗방울 처럼 나는 혼자였다]에 소개된 [타샤튜더의 정원]을 보고 타샤튜더의 정원,타샤튜더의 식탁,타샤튜더의 요리,...더 나가서 우리 나라에 비슷한 인물 [효재처럼1,2]를 읽었습니다.
    작가의 역할은 독자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영의 재테크와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집이 같이 베스트에 올랐었지요.
    소설이나 산문은 마음속으로 깜짝 놀랄 묘사에 감동받아서 읽고 있고,블러그뉴스기자들의 기사는 진솔한 삶의 기록이라서 아마츄어라서 또 좋습니다.블러그는 인간탐구의 보고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1.11 2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공지영도 좋아하지만 공선옥 또한 못지 않게 좋아합니다.

      두 사람은 세상 사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만, 제가 보기에, 정직하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더라고요.

      그냥 드려 보는 말씀입니다요. ^.^

    • 모과 2009.01.12 0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선옥씨는 고향이 시골이라서 글의 깊이가 공지영씨와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오지에 두고 온 서른살]이라는 에세이집에서 그녀의 글을 먼저 처음 읽었고[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내생의 알리바이]를 읽었습니다.
      공선옥씨가 다닌 [전남대학교]에 출장가서 2주일동안 제1 학생 회관 앞에서 책을 팔았는데 정말 인상적인 학교였습니다. 자유와 항쟁이 공존 한다고 할까요?
      다시 20살로 돌아가면 [전남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고 싶습니다. 중앙도서관은 기가막히게 좋습니다.^^
      저는 책이 좋아서 고1때는 낙제를 할 뻔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밤을 새고 보고 학교가서 보고......책을 선생님에게 뺐기고 ,벌서고 ...벌써 40년도 지난 이야기입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1.12 0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시군요. 저는 어느 누구를 정해 놓고 읽지는 못합니다. 그냥 확 마음을 내맡기는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데요.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어찌 그리 시험 때만 되면 소설책 시집 따위가 더 읽고 싶어지던지 모르겠어요. 시험공부를 안해서 마음은 타는데 이 몹쓸 손에서 그 책들이 왜 그렇게도 떨어지지 않던지 모르겠어요. ^.^

  2. 일산에서.. 2009.01.12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핫. 반가워요. 저도 공지영 작가님, 공선옥 작가님, 둘다 좋아해요. 특히나 공지영 선생님 책은 9권인가 갖고 있지요. 맘이 아파질 때 마다 꺼내서 보는 책. 올해도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려요. 인터넷에 연재도 하시던데,, 그 작품도 항상 보고 있습니다. 공지영 선생님 존경합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1.12 0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선옥의 글은 때때로 아픈 상처에 소금을 흩뿌리는 그런 느낌일 때가 가끔 있지요. ^.^
      어쨌거나 공지영과 공선옥 둘 다 '치유 행위로서 글쓰기'를 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

  3. Favicon of http://nopdin.tistory.com NoPD 2009.01.12 0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으나,
    한동안 '상실의 시대'에 '피나콜라다'라는 칵테일이 등장하면서
    Bar에 가는 사람들은 다들 한번쯤 시켜 먹어봤었다라는 이야기가 있지요...
    누가 쎄다, 덜 쎄다 보다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 글 한줄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새삼 놀라게 되었다는 ;;;

  4. Favicon of http://careernote.co.kr 따뜻한 카리스마 2009.01.12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는 방송을 통해 책소개가 많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부 편향된 특정 도서만 소개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특히 일부 베스트셀러의 경우에는 읽힐 가치조차 없는 책들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이 강해지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 읽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방향이 틀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09.01.12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선생님처럼 그리 작정하고 책을 읽을 처지가 못됩니다요. 참 부럽습니당.
      사족입니다만, 저는 대한민국이 오히려 지나치게 강하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기는 합니다만,책 읽는 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돼야 한다는 말씀에는 전폭 동의합니다요.
      일본에는 활자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책/신문 따위 읽는 데 대한 지원을 제도화해 놓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5. Favicon of http://rainbowpill.tistory.com 레인보우필 2009.01.14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 한권이 위안이 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선 책 한권 사러 가야겠습니다.^^
    책이 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