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언론노조 파업 '촛불 시즌2'로 간다

기록하는 사람 2008. 12. 28. 20:30
반응형
MBC를 비롯한 언론노조의 파업이 '제2의 촛불'로 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요 쟁점법안들을 무더기 강행처리하려는 시점에서 언론노조가 저지투쟁의 선두에 섰다는 점에서 1996년 연말 노동법 날치기 처리 때의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에도 민주노총 핵심사업장들이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언노련(언론노조의 전신)이 선도파업을 선언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의 총파업을 이끌었고, 이는 김영삼 정권과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 몰락의 계기가 됐다.

지금도 12년 전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악을 훨씬 능가하는 수많은 쟁점법안들이 강행처리될 상황이지만, 민주노총의 주력인 금속·공공·전교조 등은 파업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와 SBS, YTN, EBS, CBS 등 방송과 신문지부 등이 파업을 단행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인터넷 누리꾼들과 정당·사회단체들이 언론노조 파업을 엄호하겠다며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파업을 지지하는 아고라 서명과 언론 파업 관련 글만 올리는 '블로그 파업'이 다음블로거뉴스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사회단체들도 '언론노조 파업을 지켜내기 위한 촛불집회'를 긴급히 조직하고 나섰다.

지난 여름 서울시청 앞 광장과 도로에 모인 촛불집회 참가자들.


지난 여름 촛불집회를 함께 진행해왔던 지역단체들은 29일 오후 6시 진주시 가좌동 진주MBC 앞 광장과 6시 30분 마산시 창동 코아제과 맞은편 도로에서 각각 '제2의 촛불'을 점화하기로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정당과 민생민주연대회의, 진보연합, 민주노총, 경남민언련 등 노동·시민사회단체, 마산MBC와 진주MBC, 경남신문, 경남도민일보 등 언론노조 조합원, 경남아고라 등 누리꾼 모임,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시청자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전면파업 중인 마산MBC(노조지부장 오정남)와 진주MBC(노조지부장 정대균)는 전 조합원이 참여해 시민들을 상대로 '7대 언론악법'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26일 언론노조 파업 참가자들이 '언론 7대 악법'이 적힌 얼음덩어리를 깨트리고 있다. /미디어스


이번 촛불집회는 우선 민생민주경남회의가 실무적으로 준비하지만, 지난 여름 촛불집회 때와 같이 따로 주최단체를 내세우지 않고 'MB악법'에 반대하는 모든 단체와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과연 '제2의 촛불정국'과 '96·97년 노동법 날치기 총파업'을 재현하게 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마산MBC와 진주MBC 노조는 지난 26일 서울 원정집회와 29일 지역 촛불집회에 이어 30·31일 서울 1박2일 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월 8일까지는 최소한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