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따오기도 경남에선 국빈, 대전에선 가축?

기록하는 사람 2008. 12. 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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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따오기라도 경남에 온 따오기는 '국빈' 대접을 받고, 대전에 온 따오기는 '가축' 취급을 받았다?

사실 그랬다. 지난 10월 17일 중국 섬서성을 떠나 경남에 온 따오기 한 쌍은 경남도는 물론 정부 차원의 '영접'을 받으며 전용비행기 편으로 들어왔다.

경남도는 이 따오기를 위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펼쳤다. 또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의 접근조차 엄금하며 군사작전에 버금가는 보호조치를 취했다.

이렇게 데려오는 데 비용만 7000만 원 정도가 들었고, 사육하고 복원하는 데에는 약 65억 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대전동물원에도 멸종위기의 희귀종 따오기 6쌍이 일본으로부터 들어왔다는 기사가 대전발로 일제히 보도됐다.

일본 다마동물원 등 3곳에서 무상기증받아 들여온 이들 따오기는 전용기도 없었고 '영접' 절차도 없었다.

동물원측은 대전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사진촬영을 요구하자, 비교적 먼 거리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한 촬영을 허용했다.

대전동물원은 2일 검역이 끝나는대로 적응기간을 거쳐 일반 관람객에게도 이들 따오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럼 둘 다 따오기는 따오기인데, 왜 이런 '차별'을 받은 것일까?

왼쪽부터 흰따오기(두 마리 중 오른쪽), 검은머리흰따오기, 붉은뺨따오기. /충청투데이 제공


사실을 알고보니 대전동물원에 온 따오기는 같은 따오기류이긴 하지만 한국과 중국·일본에 서식하던 것과는 태생이 달랐다. 한국의 전통적인 '따옥, 따옥, 따오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대전동물원에 온 것은 '붉은뺨 따오기' 3쌍과 '흰따오기' 2쌍, '검은머리 흰 따오기' 1쌍 등 총 6쌍 12마리였는데, 이들의 원래 서식지는 모로코 등 아프리카와 중남미였다.

경남에 오기 전 중국에서 찍힌 따오기.

물론 이들 따오기도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CITES)' 1급과 2급에 각각 속해있는 희귀종이다. 또한 이들이 국내에 들어온 것도 최초이긴 하다.


대전동물원 관계자는 "어떤 따오기가 더 귀한 것이냐를 따지긴 뭣하지만, 아무래도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따오기의 복원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들여오는 과정과 사후 관리 과정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양 국가의 원수가 합의해 들여온 것과 동물원끼리의 교류 차원서 들여온 것은 다를 수밖에 없고, 목적 또한 종 복원이냐, 관람이냐의 차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전동물원도 기증받은 따오기들에 대한 인공번식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남에 들여온 따오기는 증식·복원을 통해 궁극적으로 야생 상태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 글은 블로거 발칙한 생각이 제기한 의문에 답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작성됐음을 알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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