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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은 문학청년의 꿈을 키우던 대학시절 내가 가장 열심히 읽었던 책이다. 거기서 진행되던 민족문학 논쟁을 통해 사회의식에 눈을 떴고, 사회과학 이론이나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게 된 것도 [창비]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그래서인지, 백낙청 선생의 이론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진 요즘에도 [창비]에 대해서는 일종의 경외감 비슷한 것을 갖고 있다.
그런 [창비]의 2008년 겨울호에 처음으로 내 글이 실렸다. 그것도 맨 앞자리에. 비록 '독자의 목소리'란에 실린 짧은 글이지만, 그동안 내 글이 실렸던 다른 매체를 보는 것과 뭔가 다른 감흥이 있다.
별 내용은 없는 단상에 불과한 글이지만, '기념'하는 의미에서 올려본다. 독자의 목소리에 실리면, 글쓴이에게 1년 구독권을 준다고 한다. 공짜로 1년을 더 보게 됐다. 하하.
그래서인지, 백낙청 선생의 이론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진 요즘에도 [창비]에 대해서는 일종의 경외감 비슷한 것을 갖고 있다.
그런 [창비]의 2008년 겨울호에 처음으로 내 글이 실렸다. 그것도 맨 앞자리에. 비록 '독자의 목소리'란에 실린 짧은 글이지만, 그동안 내 글이 실렸던 다른 매체를 보는 것과 뭔가 다른 감흥이 있다.
별 내용은 없는 단상에 불과한 글이지만, '기념'하는 의미에서 올려본다. 독자의 목소리에 실리면, 글쓴이에게 1년 구독권을 준다고 한다. 공짜로 1년을 더 보게 됐다. 하하.
진단은 적절했지만, 과제는 여전히 막연
뚜렷한 성과없이 사그라지고 있던 촛불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배달된 창비의 특집이 반가웠다. '이명박정부, 이대로 5년을 갈 것인가'라는 주제의 글 네 편은 내 갈증을 풀어주리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뒤 든 느낌은 여전히 답답함 그 자체였다. 물론 다들 현 정국에 대한 진단과 분석은 공감할만 했다. 특히 운동세력과 시민들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을 지적하며 "운동세력으로선 이 장벽을 넘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한홍구 교수의 주장은 나 역시 절실하게 느껴오던 것이다.
문제는 글에서 제시된 이후 전망과 과제가 하나같이 막연하거나 다소 뜬금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 스스로 촛불을 들 수 있어야"(한홍구), "87년체제의 보수적 재편에 제동을 거는 것에서 더 나아가, 87년체제를 민주적으로 재편"(김종엽), "협동조합,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기업이 뚜렷한 역할을"(이일영),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조직을"(하승수) 등 주장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촛불 이전에도 있어 왔고, 촛불이 없었더라도 계속 나올 법한 이야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살펴볼 때 장기전이 되면 분열하는 것은 바리케이드 안쪽"(한홍구)이라는 말에 위안을 삼고 기다리기에 현실은 너무 구체적이다.
문제는 글에서 제시된 이후 전망과 과제가 하나같이 막연하거나 다소 뜬금없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 스스로 촛불을 들 수 있어야"(한홍구), "87년체제의 보수적 재편에 제동을 거는 것에서 더 나아가, 87년체제를 민주적으로 재편"(김종엽), "협동조합,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기업이 뚜렷한 역할을"(이일영),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조직을"(하승수) 등 주장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촛불 이전에도 있어 왔고, 촛불이 없었더라도 계속 나올 법한 이야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살펴볼 때 장기전이 되면 분열하는 것은 바리케이드 안쪽"(한홍구)이라는 말에 위안을 삼고 기다리기에 현실은 너무 구체적이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 kjw1732@hanmail.net
창작과 비평 142호 - 2008.겨울 -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창비(창작과비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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