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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김훤주

늦가을 풀꽃 보고 달래 석방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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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집에서 나오는데 아파트 뜨락 무궁화나무 아래 풀에서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생긴 모습이 달래라고 착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무슨 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속으로 ‘이런 늦가을에 웬 일로 꽃을 피웠어?’ 여기며 눈길을 한 번 줘 봤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뜯어보니 옆에는 시든 꽃잎이 있었고 피어 있는 녀석도 새들새들, 말라 있었습니다.

아무리 양지바른 데라 해도 저무는 햇살까지 어찌할 수는 없나 보군, 이리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 집 아파트 발코니에 놓여 있는 달래 두 포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세 해 전, 지금 중2인 딸 현지랑 들판에 나갔다가, 우리 현지가, “우와! 예쁘당. 아빠, 저거 집에 데려가면 안 돼요?”, 웃으며 다그치는 바람에 캐어다 심은 것입니다.

이리 달래를 가져와 기르면서 알게 된 바도 있지만-달래가 저는 한해살이풀이리라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여러해살이였습니다.-, 마음이 아픈 바가 더욱 컸습니다. 후회도 됐지요.

무궁화나무 아래 피어난 풀꽃

아파트 발코니에 놓여 있는 달래.

가져올 때는 꽃이 피어 있었는데, 곧바로 지고 말더니 그 뒤로는 봄이 오고 여름이 가도 꽃을 전혀 피우지 않았습니다. 까닭은 모르겠는데, 2006년 2007년 2008년 모두 그랬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원래 그 자리에 갖다 돌려놓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늦가을에 피어난 풀꽃을 보고 확 결심했습니다. ‘엉뚱하게 붙잡혀 온 우리 집 달래 녀석, 내년 봄엔 꼭 석방해 줘야겠군…….’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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