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시간강사로 대학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전공과목이었는데요. 제딴엔 최대한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있게, 실생활에도 유용한 내용으로 강의하려 애썼지만 별 효과가 없더군요. 강의를 해보면 수강생들이 집중하여 듣고 있는지 아닌지를 딱 알 수 있는데요. 몇몇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는 도무지 집중도 안할뿐더러 마지못해 듣는듯한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외부강의도 종종 하는 편인데요. 거기서 만나는 성인 수강생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더군요. 물론 자발적으로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학생들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지난 몇 년간 그런 대학생의 모습에서 요즘 90년대생들은 뭔가에 심하게 주눅들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책 '90년생이 온다'

그렇죠. 요즘 대학생은 1990년대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세대네요. 대체 이들을 주눅들게 한 것은 뭘까 궁금해하던 중 <90년생이 온다>(임홍택 지음)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90년대생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가장 많다는 점을 꼽습니다. 청년층 취업준비자 중 일반직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40%에 달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합격률은 1.8%에 불과하고, 낙방한 이들은 계속하여 재수, 삼수에 도전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9급공무원에 말입니다.


책은 이처럼 9급 공무원을 원하는 청년에게 기성세대가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으로 ‘열정이 사라지고 도전정신이 없어서, 그저 편한 복지부동의 일만 하려는 나약한 세대’라는 부정적 평가를 소개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공무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전체 노동자의 46퍼센트가 비정규적인 기형적 고용구조는 일상이 됐다. 지금 산업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는 일은 시키되 고용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유노동 무책임’이다. 그러니 1990년대 출생 취업 준비생들이 직업을 고를 때 안정성을 가장 큰 가치로 꼽지 않는다면 되레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직업 안정성이 높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같은 국가기관이다.”

그러면서 이런 분석도 덧붙입니다.

“90년대생들은 80년대생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구조조정의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보았다. 이럴 때 과연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일까? 아마도 상시 구조조정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향후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즉 인생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연공서열과 정년이 보장되는 공기업 혹은 공무원에 올인하는 일이다.”

이 대목을 보니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일면 이해도 되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각자 자기 적성과 소질이 있을 텐데, 이를 무시하고 무려 40%가 공무원에 매달리는 현상이 마뜩잖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면 인생이 불행할 테니까요.

그래서 제가 아는 90년대생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좋아하는 일’,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이라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거죠. 수능이라는 정답을 정해놓고, 그 외에는 모두 오답으로 간주하는 획일적인 입시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는 대부분 자신이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소질과 적성이 뭔지를 모른다는 말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학원에다 과외까지 시키면서 오로지 수능에 올인하도록 해놓고, 이제 와서 도전 정신이 없니 창의성이 없니 하는 건 전형적인 ‘꼰대’ 논리라는 거죠.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90년대생을 주눅들게 만든 건 바로 저도 포함되는 우리, 즉 60년대생 부모 세대였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 포노 사피엔스가 열어나갈 신(新)문명 시대에 공무원 지원자만 늘어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요?


책 속의 한 씁쓸한 대목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지금의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현 시대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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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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