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남도민일보>에는 진주 김장하 선생에 대한 기사와 사설, 칼럼이 연달아 실렸습니다. 인터넷언론 <오마이뉴스>와 <단디뉴스>에도 기사가 실렸으나, 그 외 다른 언론에는 전혀 관련 기사나 칼럼이 없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죠. 기사가 나온 3개 매체 외에는 16일 진주 시민들이 마련한 김장하 선생 75세 생신 잔치가 열린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초대받지도 못했죠.
그도 그럴 것이 <단디뉴스>는 진주의 인터넷 시민언론으로, 그 자리에 초청받은 사람들이 운영진으로 있는 언론이죠.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는 그날 행사의 사회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운 좋게 저도 김장하 선생 이야기를 다룬 책 <별난 사람 별난 인생>(2016)을 썼던 인연으로 그 자리에 초대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쓸 수 있었던 기사가 18일 자 1면에 보도된 '김장하 선생님 베푼 삶 따라 걷겠습니다'와 '진주의 어른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은 누구?'라는 2편의 글이었습니다.
사진 : 유근종
이어 '김장하 선생의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사설이 나왔고, 저희 칼럼리스트인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이 쓴 '김장하 선생의 아름다운 향기', 홍창신 전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김장하 선생'이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두 분 칼럼리스트 역시 그날 자리에 함께 했던 분입니다.
평소 김장하 선생을 깊이 존경해왔던 저로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선생의 면모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일입니다만, 이 글에서 그분에 대해 재차 설명드리진 않겠습니다.
사진 : 유근종
제가 주목한 것은 기사에 대한 어느 페이스북 사용자의 반응이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조재범'이라는 분이었는데, '이 시대의 허준 김장하 이사장님 생일기념행사를 보고'라는 제목으로 원고지 10매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더군요. 일부를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김장하 이사장님 못지않게 훌륭한 분들은 이분의 은혜를 입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주선한 문형배 판사를 비롯한 120명의 행사 주관자들이다. 은혜를 입고도 배은망덕한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를 도와준 사람을, 우리를 도와준 나라를 고맙게 생각해야 할 텐데 잊거나 심지어 욕하는 경우도 본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이분의 은덕을 입고 판사 등 사회의 훌륭한 인사들이 되어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이분의 생신을 기념해 주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중략…) 이와 같은 미담이 바이러스처럼 널리 널리 퍼져서 이 사회가 밝고 아름다운 사회로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습니다. 저는 단지 거기 초대받아 갔을 뿐 그 좋은 자리를 수 개월 전부터 은밀하게(김장하 선생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준비해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홍창신 여태훈 전민규 윤성효 하정우 박범주 남성진 등이 그들입니다. 또한 아름답고 멋진 공연을 해준 예술공동체 큰들과 노래패맥박, 사진가 유근종 님도 있습니다.
김장하 선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 /김주완
조재범 님의 소감글을 읽으면서 저도 생각해봅니다. 제가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 또 다른 어른은 없었는지, 제 삶에 좋은 바이러스를 주신 분들에 대해 당연하게만 여기며 살아온 건 아닌지 말입니다.
2월은 설 명절로 시작됩니다. 고마운 분들, 존경을 표해야 할 분들을 찾아 뵈어야 하겠습니다.
편집책임 김주완 드림
※월간 피플파워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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