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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빙 필자의 글/대한민국 경찰관 황운하의 생각

영화 마스터를 본 현직 경찰관 황운하의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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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의 생각 : 수사구조 개혁은 공정사회의 첫걸음일뿐, 경찰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에게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영화 <마스터>.

영화의 처음은 처칠 수상 차량에 교통스티커를 발부한 경찰관은 '너무도 당연한 일을 한 경찰관'이라는 에피소드 소개로 시작되었고, 마지막은 조희팔 '비호세력'의 상징으로 설정된 국회로 경찰이 총출동하는 장면이었다.

지난 일들이 떠올라 심장의 고동소리가 빨라졌고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 속에 못다 이룬 꿈들에 대한 강렬한 아쉬움이 깊어갔다.

5년전인 2012년 수사기획관 시절의 일이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희팔의 은닉자금을 찾아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비호세력을 일망타진하겠다는 야심찬 수사를 진행했었다.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영화 마스터

'첩보'수준으로는 당대의 유력인사들이 비호세력으로 거론됐었고, 영화처럼 비장부를 확보하는데 수사의 성패가 달렸다고 판단했었다.

검찰의 수사방해 등 외부적 요인이 있었지만, 

고작 '김광준 부장검사' 하나만을 건진 채 미완의 수사로 마무리된건 두고 두고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나머지 이야기는 훗날을 위해 남겨두고자 한다.

이제는 일선 수사에서 벗어나 있는 입장이 되었지만, 남은 소망이 있다면 무슨 자리에 있든 영화에서처럼 후배들이 소신껏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소임은 후배들에게 더 이상은 부조리한 수사구조를 물려주지 않는것이다.

영화 속에서도 경찰이 비리혐의로 체포한 금감원 국장을 검찰(또는 법원)이 풀어주고 수사팀은 궁지에 몰리는 사례가 등장하지만, 수사일선에 있으며 검찰의 수사방해를 숱하게 경험하였다.

전ᆞ현직 검사(검찰직원 포함)는 물론 고위직 공무원ᆞ정치권 인사 또는 대기업 임원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전관예우 변호사가 붙을만한 경우, 검사는 어김없이 수사지휘권을 빙자한 사실상의 수사방해로 경찰수사를 훼방놓았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또는 체포영장을 뭉개버림으로써 증거확보에 실패하게 하거나 피의자를 조사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다.

소명자료가 어쩌구 하면서 마치 경찰수사를 통제하는것처럼 세상을 속이려 하지만, 기실은 법의 이름을 빌어 부패비리를 저지르는 것뿐이다.

그들의 수사방해는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이럴 경우 경찰은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고, 이런 좌절이 거듭되면 애초부터 수사의지를 갖기 어렵고 정의감있고 실력있는 사람은 수사를 떠나게 된다.

세계 어느 나라든 수사는 경찰 본연의 업무이다.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는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처럼 당연하고 정의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영화에서처럼 실제 수사는 대부분 경찰이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 경찰처럼 검찰로부터 수사방해를 많이 받는 경찰은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 검찰은 수사가 자신들의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나아가 경찰수사에 대해 자신들이 멋대로(전관예우 변호사로부터의 부정한 청탁 등의 영향으로) 방해해도 큰 문제가 안되는 것처럼 착각 또는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이렇게 부조리한 수사구조는 필연적으로 정의가 패배하고 비리와 인권침해가 양산되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상식에 반하는 검찰제도의 폐해는 지난해 전ᆞ현직 검찰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극대화되어 나라의 위기로까지 비화되었다.

영화 마스터

이제 낡은 검찰제도를 리셋해야 한다.

그 출발은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떼내는 것이다.

그 수사권 중 일부를 공수처가 담당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공수처 논의는 순서가 바뀌었다.

유력 대선후보 중 한분이 모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 방안으로 첫째로 수사-경찰, 기소-검찰 분리귀속을, 두번째로 공수처 설치를 제시하였다.

황운하

검찰개혁의 본질을 궤뚫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정상적인 수사구조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정의가 바로설 수 없다. 그럼에도 수사구조를 정상화하는것이 경찰에게 주어지는 선물로 착각하며 경찰의 개혁을 전제조건으로 주장하는 의견들이 있다.

경찰의 반성과 강도높은 개혁(내ᆞ외부로부터)은 적극 환영이지만 수사구조 개혁의 전제로 연결시키는건 정의로운 형사사법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상이다.

글쓴이 황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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