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이론과 실제로 살펴보는 우포늪 습지

김훤주 2016. 6.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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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람사르습지도시 창녕옥야고 기자단② 


우포늪을 두고 진행하는 창녕옥야고 학생기자단의 활동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대외적으로 우포늪 둘레 마을들이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되는 데 보탬이 되자는 것이 하나입니다. 내부적으로는 기자단 활동을 통해 우포늪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자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그러려면 우포늪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우포늪을 이루는 동·식물과 지질 등은 어떠한지, 우포늪을 두고 사람과 자연이 교섭하면서 지내온 역사와 문화가 어떠한지를 더듬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포늪 형성 원리 파악을 위한 현장 탐방을 진행한 1회차 활동에 이어지는 5월 11일 창녕옥야고 기자단 두 번째 활동의 주제는 '이론과 실제로 살펴보는 우포늪 생태'였습니다. 


세진마을에서 우포늪으로 들어가는 어귀에는 우포늪생태관이 있습니다. 아무 준비나 생각 없이 찾아가면 모두 둘러보는 데 10분이면 족하지만 주제를 갖고 꼼꼼하게 살펴보자면 30분도 모자라는 곳입니다. 

미션 수행을 하고 있는 창녕옥야고 기자단.


이 곳에서 기자단에게 이날 주어진 미션은 ①람사르협약의 습지 규정 ②인공습지의 종류 ③습지의 중요성 ④수생식물의 종류 ⑤우포늪에 사는 식충식물 ⑤우포늪 대표 식물 ⑥우포늪을 찾는 겨울철새와 여름철새의 종류 ⑥땅 속에 사는 곤충과 물 위를 돌아다니는 곤충 ⑦우포늪에서 4~5월(봄철)에 일어나는 일 등이었습니다. 


다섯 명씩 모두 세 팀을 이룬 기자단은 사전 논의를 통해 역할 분담을 하고 저마다 바쁘게 돌아다니며 기록을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서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의회 성해민 팀장이 우포늪의 봄날 모습과 특징을 일러주는 간단한 강의를 한 다음 세 팀으로 나눠 습지 탐방에 나섰습니다. 

성해민 팀장으로부터 우포늪의 봄날 모습과 특징을 듣고 있는 기자단.


한 팀은 우포늪생태관에서 우포늪을 거쳐 사초군락지 방향으로 다녀왔고 다른 한 팀은 주매제방에서 사지포늪 일대까지 둘러봤으며 또다른 한 팀은 창산교에서 제방을 따라 잠수교를 건넌 다음 주매제방에 이르렀습니다. 


저마다 안내하는 선생님이 있어서 지나는 길에 보이는 여러 가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조금 덥기는 했지만 맑은 날씨 그럴듯한 풍경 속에서 풀과 꽃과 나무와 벌레와 새들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활동을 마친 다음에는 저녁을 먹으며 미션 과제 수행에 대한 강평을 하고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아래 글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는 활동을 마친 뒤 팀별로 제출된 기사 세 꼭지 가운데 한 꼭지입니다. 


김훤주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呼)아? 


4월 30일 창녕옥야고기자단의 첫 활동은 토평천을 둘러보면서 우포늪의 형성과 전체 개요를 살폈다면 5월 11일 두 번째 활동은 본격적으로 우포늪의 실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우포늪생태학습관을 가서 팀별 미션을 하였다. 대체로 우포늪의 자연물에 대한 미션이 많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리와 생물에 관심이 많아 남들보다는 조금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런 미션쯤은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션 종이를 보니 처음 보는 말들만 있었고, 곧 내 머리는 하얘졌다.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들이 협소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거만한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대대제방에서 들판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 기자단.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나는 적극적으로 지식탐구에 나섰고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특히 우포늪에 식충식물이 있다는 미션을 보고 엄청 신기해서 생태학습관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그 식물부터 찾았다. 바로 그 주인공은 '통발'이었다. 또 하나의 지식이 늘어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팀별 미션이 끝난 뒤에는 직접 습지를 보러갔다. 우리 팀은 생태학습관 뒤에 있는 길을 이용하여 바로 우포로 갔다. 우포로 가는 길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금 쾌적했다. 쾌적한 이유는 바로 나무그늘! 나무그늘 덕에 모자도 안 쓰고 잘 걸어갔다. 


중간 중간에 여러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을 봤다. 환경을 위하여 차가 아닌 자전거로 관광하는 것도 기발한 아이디어 같았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환경을 생각하며 더 효율적으로 관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관광 상품이 많이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 


여러 풀과 꽃을 관찰하는 기자단. 우리는 길을 걸어가면서 여러 풀과 꽃을 보았고, 이러한 풀과 꽃들을 여율·해민 선생님이 바로바로 설명해주셨다. 

찔레꽃을 살펴보는 기자단.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먹을 수 있는 풀이다. 조상들은 보릿고개가 왔을 때 찔레꽃을 먹었다고 여율 선생님이 가르쳐주셨다. 직접 따다주셔서 먹어봤는데 별 맛은 없었다. 보릿고개 때 이런 것들을 먹으며 버티신 조상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또 몇 걸음 더 걸어서 해민 선생님이 다른 풀을 따다 주면서 먹어보라 하셔서 먹어봤는데 뭔가 새큼달큼한 느낌? 맛있었다. 이런 풀을 먹을 생각을 한 조상들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우포에 도착! 정말 컸다. 상상했던 것보다 커서 놀랐다. 이러한 습지가 우리나라에 있고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는 것이 뭔가 뿌듯하게 느껴졌다. 도착하자마자 한 큰 나무가 우리를 반겼는데 이태리포플러였다. 


응?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 이태리(이탈리아의 음역어)산 포플러라니. 알고 보니 철새 변을 통해 이동되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나무를 우리나라에서 보고 또 그것이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니 뭔가가 신기했다. 

개인별로 미션 수행을 한 결과를 팀 차원에서 종합하고 있는 모습.


이래서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 같다. 시간만 많으면 우포 쪽을 걸으며 더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다. 


생태학습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물에서 뭔가 올라오는 게 보였다. 잉어였다. 봄이 되면 잉어가 수초 주변에 알을 낳으러 오기 때문에 표면에 자주 나타난다는데 사실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포늪의 봄의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인 사유로 이번 활동이 첫 번째였다.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왔는데 직접 와서 활동해보니 전혀 긴장할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의 제목은 <논어>의 첫 구절이다. 뜻은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는 것은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이 구절과 가장 부합한 활동이 바로 우포늪기자단인 것 같다! 


김명기(창녕옥야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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