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동구밖 생태·역사 교실 (7) 

역사탐방:거제 옥포대첩기념공원 전시관~학동해수욕장 


8월 22일 전원해운·마산늘푸른·SCL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떠난 역사탐방 지역은 거제도였습니다. 거제도 하면 떠오름직한 역사적 장소들은 거제포로수용소, 옥포대첩기념공원, 칠천량해전공원 등입니다. 모두 다 전쟁과 관련이 있는 곳입니다. 


거제도는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아픈 역사를 함께 품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 마음에는 아픈 역사보다는 관광에 걸맞은 경관이 더 많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그런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거제도 역사탐방의 의미가 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탐방에는 함께하는 두산중공업 사회봉사단 선생님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까지 포함하니 어른이 14명, 아이들과 합하면 모두 마흔이 됩니다. 



설명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좀 평이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어른들에게도 이런 시간이 역사에 대해 이해와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된다면 일석이조가 되니까 말씀입니다. 



옥포대첩은 이순신 장군이 처음 승리를 거둔 싸움이고 칠천량해전은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배한 해전으로 기록이 돼 있습니다.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어쩌면 이기고 지고는 전쟁에서 의미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답니다. 


이기든 지든 수많은 희생자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남한과 북한이 군사대결 긴장 상황에 놓인 현실과 연결지어 전쟁을 좀 더 실감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역사탐방 때는 칠천량해전공원기념관과 옥포대첩기념공원전시관을 찾았더랬습니다. 두 군데를 한꺼번에 소화하기에는 아이들이 아직 어린 편이기도 하고 또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올해는 옥포대첩기념관 한 곳만 찾기로 했습니다. 



너무 욕심을 내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는 얘기는 언제나 어디서나 다 들어맞는 법입니다. 


옥포대첩기념공원전시관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션 수행이 즐거운 놀이가 된다면 그것은 짧으나마 역사를 공부하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아이들이 궁금해하거나 몰랐던 역사 이야기를 문제 풀이와 함께 헤쳐보이는 것입니다. 


문제 가운데 '임진왜란 때 중국의 어느 나라와 힘을 합쳐 왜군을 무찔렀을까요?' 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답을 찾아 적은 아이들은 "명나라요!", 외칩니다. 다시 질문을 건넵니다. "그렇다면 명나라는 고마운 나라일까요? 아닐까요?" "고마운 나라요!" 다들 목청을 높여 소리를 지릅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가 명나라의 힘을 빌려 왜군을 물리치긴 했지만 다 고마운 일은 아니었어요. 임진왜란이 끝나고 우리가 명나라를 하늘처럼 떠받들며 당해야 했던 고통도 결코 적지 않았어요. 전쟁 중에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 미국에 기대서 통일을 하게 되면 결국 미국의 식민지가 되고 말 거예요. 스스로 나라를 지키는 일이 그래서 아주 중요한 것이지요."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다만 사실을 알거나 기억하는 것만으로 그치지는 않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애쓸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을 어린 친구들은 아직 모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나마 보고 들어 놓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조금이나마 더 생각이 자라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기에 역사탐방을 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오전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점심을 먹은 뒤에는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여름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는 늦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아이들한테는 역시 물놀이가 최고랍니다. 파도가 밀려오는 끝에 서서 발을 담가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입이 함지박만큼 벌어졌습니다. 



물에 들어가 수영은 하지 않는다고 미리 일러뒀지만 여벌옷을 챙겨온 몇몇 아이들은 어느새 바닷속으로 첨벙첨벙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자기 집이든 지역아동센터든, 좁은 실내에서 지내던 아이들에게 바깥세상은 거기서 겪는 모든 것들이 몸과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겠지요. 



'쓰르르 쏴~아 쏴르르 쑤~아" 몽돌에 부딪치며 밀려가는 파도 소리가 시원합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여름도 잘 여물어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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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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