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뉴스펀딩, 후원하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글

기록하는 사람 2015. 6. 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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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포털 다음에서 '뉴스펀딩' 서비스가 시작됐다. 크라우드 펀딩(대중 모금) 방식으로 취재비를 모아 좋은 뉴스 콘텐츠를 생산, 제공하는 것이다. '아~, 이거 괜찮은데?' 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 6개월 만에 7만 명, 9만 건, 10억 원이 달성됐다. 나도 지난 2월 2일부터 3월 24일까지 '풍운아 채현국과 시대의 어른들'이라는 제목으로 뉴스펀딩에 참여했다. 그 결과 당초 목표액 300만 원을 훌쩍 넘어 918만 원이 모금됐다.


'아, 이거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나아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포털이니까 이만큼 되는 거지. 과연 개별 언론사 플랫폼에서도 성과가 나올까'라는 회의였다.


그래서 다음을 통한 실험을 좀 더 해보자 싶었다. 그리고 미디어오늘에 이런 칼럼도 썼다.


☞뉴스는 공짜? 뉴스펀딩 실험해보니 




지역신문이 다음 뉴스펀딩이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보자는 얘기였다. 그리고 실제로 후배기자 두 명에게 제안하여 다음과 후속 프로젝트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둘 다 무산됐다.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겠다. 우리와 다음 측의 아이템을 보는 관점이 조금 달랐다는 정도만 밝혀둔다.


나는 위 칼럼에서 그럼에도 다음 뉴스펀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이렇게 쓴 바 있다.


"우선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당연시되어 있는 웹 생태계에서 좋은 콘텐츠를 후원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다음이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단돈 1000원이라도 뉴스펀딩에 후원해본 경험자라면 그는 또 다른 콘텐츠에도 후원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어느 순간 다음이 뉴스펀딩 서비스를 접더라도 다른 플랫폼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다. 대형포털이 이 서비스를 반년 이상 진행해 오면서 7만 명이라는 펀딩 경험자가 생겨났다. 그들은 이후에도 의미있는 프로젝트에 후원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그래서 '이걸 우리가 자체적으로 진행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우리 경남도민일보 독자는 특히 수준 높고 정의감이 강한 열성 독자가 많다. 해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경남도민일보 뉴스펀딩


먼저 '광복 70년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어 달 전부터 임종금 기자로 하여금 프로젝트별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휴대폰과 신용카드, 계좌이체 세 가지 방법의 결제방식이었고, 모바일과 PC웹, 그리고 크롬과 익스플로러 모두에서 결제가 가능해야 했다. 이걸 만드는데 시간이 좀 많이 들었다.


첫 오픈에 앞서 프로젝트 소개글을 미리 작성하여 올리고 결제 테스트를 해봤다. 무리가 없었다. 인터페이스도 몇 번을 바꿨다.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자 했다. 해당 본문페이지에는 광고도 없앴다.


오픈은 월요일 오전 9시로 했다. 프로젝트를 웹 머릿기사로 올린 후, 페이스북에 다음 코멘트와 함께 링크했다.


[자체 뉴스 펀딩 실험]

경남도민일보가 또 하나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뉴스펀딩입니다. 거대 포털의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우리 독자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첫번째 프로젝트는 광복 70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사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악인 열전입니다. 1화는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길 원했던 살인마 김종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토호, 친일경찰, 친일헌병, 친일깡패, 해외친일파 등이 해방 후에도 어떤 악행을 해왔는지를 생생히 고발할 예정입니다.

좋은 기사에는 기꺼이 후원해주실 독자님들이 있을 걸로 믿고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성원 부탁드립니다.


풍운아 채현국에 공유한 경남도민일보 뉴스펀딩


페이스북 내 계정지역언론을 고민함 페이지에 올리고, 반응을 본 후 경남도민일보 페이지, 풍운아 채현국 페이지에 한두 시간 틈을 두고 올렸다. 물론 코멘트는 약간씩 달리했다. 우리가 운영 중인 카카오스토리채널과 트위터에도 송고했다.


가잠 많은 도달율과 클릭수를 보인 곳은 역시 페이스북, 그 중에서도 풍운아 채현국 페이지였다. 도달율 1만 9000여 회, 클릭수는 1200회에 이르렀다. 다른 페이지와 계정까지 합치면 훨씬 많겠지만...


페이스북 소셜댓글도 많이 올라왔는데, 필자인 임종금 기자가 일일이 답변을 달았다. 하룻동안 페이스북 좋아요는 1700회가 넘었다. 공유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펀딩 실적은 어떻게 될까. 하루 집계만 보니 30명에 25만 원 정도 된다. 이 정도면 성공이다. 우리가 언제 기사 한 건에 이 정도 원고료를 받아본 적이나 있었나.


독자가 후원하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글이란?


이 프로젝트는 모두 7회를 예정하고 있다. 최종 프로젝트 마감일까지 얼마나 펀딩이 이어질 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하룻동안 반응을 보면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문제는 앞으로도 독자들이 기꺼이 펀딩에 참여할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느냐다.


관건은 (1) 독자가 후원을 하면서 뿌듯해 할 수 있는 기사 (2)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가치와 의미가 있는 기사 (3) 깊이 있는 취재와 기자의 필력이다. 이번 임종금 기자의 프로젝트가 이만큼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이들 악인 열전이 역사교과서는 물론 다른 어떤 언론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뉴스 펀딩 '광복 70년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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