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삼성테크윈 노동자들과 경남블로그공동체(경남블공) 회원들이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테크윈은 삼성이 버리기로 한 회사다. (주)한화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난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테크윈 지회' 간부들이었다.
약 두 시간 동안 간담회를 해본 결과 그들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데 대해 크게 상처를 받은 듯 했다. 그래서 이를 계기로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새롭게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자각하고 각성해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삼성테크윈에는 또 다른 노동조합이 생겼다.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이라는 기업별 노조가 그것이다. 그 노조에는 회사의 차장-부장급 간부들을 포함해 현재 1800여 명의 조합원이 있다고 한다.
반면 이들이 만든 금속노조 지회에는 1300명 정도가 가입해 있다. 그래서 대표 교섭단체는 기업별 노조가 맡고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 지회는 교섭권이 없다.
그러나 이들은 끝내 회사가 매각을 강행하여 (주)한화로 넘어가든, 혹시라도 매각이 무산되어 삼성에 그대로 남게 되든 현재의 금속노조 지회는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삼성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모르고 있었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조를 만들고 지켜가려는 과정에서 벌써 60여 명이 징계를 받았고, 그 중 1명은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주)한화로 매각된 후 구조조정 등의 명목으로 직장을 잃는 것이었다. (주)한화는 인수하더라도 '5년간 고용을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5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 거냐는 거다.
그래서 이들은 노동조합을 통해 '정년까지 고용 보장'을 받아내겠다는 게 당면 목표다. 그 교섭 상대가 삼성이 되든, 한화가 되든 그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럼, 당장 교섭력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협약을 맺을 수 있을까. 그들은 '기업별 노조가 현재 사측과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그 노조의 한계와 실체가 드러나면 조합원들이 이탈하여 금속노조 지회 쪽으로 넘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여 과반수가 넘으면 대표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기업별 노조가 벌이고 있는 '위로금 협상'에서 차라리 '위로금을 적게 받더라도 정년까지 고용 보장만은 반드시 따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보수언론은 '위로금이 마치 쟁점인양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정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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