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완국립공원이 있는 소우라하라는 마을에 묵고 있을 때였습니다. 부처님 태어나신 룸비니를 거쳐 들어갔으니 2월 4일 즈음이지 싶습니다.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인 타루족이 사는 마을 타루올리를 찾아가는 길이었는데요 가다보니 우리랑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여자 어른 둘이랑 아이 셋이었는데요, 철공소 같은 데서 자전거를 이어 붙인 손수레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손수레에는 우리나라 양배추 비슷한 채소와 치커리·브로콜리 비슷한 채소가 실려 있었습니다. 여자 어른 둘은 뒤에서 수레를 밀면서 가고 서너 살밖에 안 된 것 같은 가장 어린 아이는 수레에 타고 있었으며 앞쪽 자전거에는 형과 동생으로 보이는 터울이 세 살쯤이지 싶은 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이들이 처음에는 우리보다 한참 뒤에 있었는데요 우리가 구경하느라 어슬렁거리는 사이 바짝 따라붙었습니다. 그이들은 모두 얼굴이 해맑고 웃는 표정이었습니다.

 

웃으면서 손을 들고 ‘나마스테’라고 인사를 했더니 아이들은 더욱 웃음이 크게 벌어지면서 ‘나마스테’라 받고요, 여자 어른들은 살짝 고개를 숙이듯이 웃음과 더불어 ‘나마스테’, 했습니다.

 

우리는 손수레를 내려다보면서 무엇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는데요, 그이들은 우리가 잘 볼 수 있도록 가던 길을 멈춰서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그 때만 해도 그 사람들이 어디 밭에서 기른 채소를 수확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 줄 알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전거 바퀴를 돌리며 앞서 나아갔고 우리는 여기저기 눈길을 던지며 처져서 걸었습니다. 우리는 마을 어귀에서 이이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마을 사람 몇몇이 나와 이들 손수레 채소들을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놀고 있었고, 수레를 밀던 여자들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짐작건대 그이들은 밭에서 채소를 수확해 집으로 가져가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도매상에게서 외상으로 받았을 채소를 싣고 팔러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보니까 100단위 루피도 아닌 10단위 루피(우리나라 돈으로 100원 정도) 몇 장과 채소 몇몇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저 초라한 채소를 팔아 일용할 양식을 마련할 돈 몇 푼을 얻는구나…….

 

여자 둘은 어떤 한 남자의 첫째 둘째 아내겠고 아이들 셋은 그런 부부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겠구나……. 가장인 남자도 남루하나마 끼니를 위해 어딘가에  나가 일을 하거나 일감을 기다리겠구나…….

 

손수레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나마스테’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자전거에 앉은 아이들을 봤습니다. 둘 가운데 키가 작고 더 어린 아이는 앞쪽에 앉아 핸들을 잡고 방향을 가늠했습니다. 키가 크고 나이가 더 든 아이는 뒤쪽에 앉아 페달을 젓고 있었습니다.

 

네팔 평원지대 마을의 구멍가게 풍경.

 

저는 어떤 한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어릴 때 집에서 장사를 했습니다. 집에서는 그 사람에게 자전거로 배달을 시켰습니다. 아이가 몰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커다랗고 시커먼 짐자전차였습니다.

 

그 사람은 동생이랑 사이가 좋았습니다. 동생도 그 사람을 잘 따랐습니다. 둘은 짐칸에 배달할 물건을 싣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렸습니다. 지금 네팔에서 눈으로 보는 저 모습 저대로 동생은 앞에서 핸들로 방향을 잡고 그 사람은 뒤에서 페달을 저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하는 여가 선용이 아니었습니다. 날마다 일삼아 하는 일상 노동이었습니다. 둘은 그 때 함께 달리며 웃음을 날렸겠지만 그 웃음 끝자락에는 노동의 고단함이 새겨져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틈에 아이들은 손수레와 함께 저만큼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주머니를 뒤져 얼마 되지 않는 네팔 루피를 꺼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마을로 들어가 구멍가게에서 아이들 숫자대로 우리나라 ‘뿌셔뿌셔’ 같은 과자를 샀습니다.

 

앞서간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안쪽 이리저리 굽어 있는 골목을 따라갔더니 얼마 안 가 채소를 놓고 흥정하는 손수레와 아이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엄마들한테 다가가 아이들한테 과자를 주고 싶다고 손짓 몸짓 섞어 말했습니다.

 

뒤쪽에 실린 푸른색 물병이 보입니다.

 

어른들은 좀 어리둥절해하면서 고개를 살짝 숙인 채로 웃었습니다. 과자를 받아든 아이들은 얼굴을 하늘로 향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봉지를 뜯어 과자를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보였습니다. 한 순간 스쳐지나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우리는 떠나가는 그이들을 향해 세 번째 인사를 했습니다. ‘나마스테!’ 그이들도 웃고 우리도 웃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습니다. ‘아이들한테 무슨 죄가 있담, 가난한 부모를 만난 탓뿐인데……. 부모들한테는 또 무슨 죄가 있담, 가난한 나라 네팔에 태어난 잘못뿐인데…….’

 

멀어져 가는 손수레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손수레에 실려 있는 푸르스름한 페트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행상에 나서면서 마실 물을 거기에다 담았겠지요. 그것 말고는 따로 점심 끼니도 챙겨져 있지 않은 손수레였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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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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