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모친상 조문을 갔다가 특이한 것을 보았습니다. '조문보'라는 것이었는데요.


고인 박봉순(1922~2015) 여사가 어떤 분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조문객들이 알 수 있도록 소개한 A4 한 장짜리 인쇄물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장례문화는 '고인이 배제된' 행사로 전락해버린 측면이 많죠. 많은 조문객이 모이긴 하지만, 정작 돌아가신 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오로지 남아 있는 상주와 관계에만 관심이 있죠.


그래서 이날 빈소에서 배포된 이 조문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A4를 두 번 접은 표지격 페이지에는 이렇게 고인의 영정이 있습니다.



펼치면 고인의 약전(略傳)이 이렇게 나옵니다. 어디에서 몇째 딸로 태어나 몇 살에 남편을 만나 몇남 몇녀를 두었고, 남편을 마흔 일곱에 여의었으며, 47년간 홀로 살아왔다는 내용입니다. 그 자식들이 장성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면을 뒤집으니 이렇게 유족들 이름과 나이, 가족사진도 실었습니다. 장례 일정도 있고, 조문객들에 대한 인사말도 있습니다.


사실 십 수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결혼신문' '칠순신문' 등을 해보겠다고 한 지인이 있었는데, 결국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수요를 개척하지 못했고, 결혼이나 칠순, 사망 등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부모 중 누군가 사망했을 때 상주들은 사실 정신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찾아가 '이런 조문보를 만들어보자'고 이른바 '영업행위'를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또 고인의 삶을 취재하는 것도 어렵고요. 그걸 빠르게 글로 정리하고 인쇄 배포하는 작업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번 조문보를 만든 곳은 '협동조합 은빛기획'이란 곳이더군요.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그간 10여 종의 조문보를 제작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은빛기획 조문보 소개 바로가기


궁금해서 전화를 해봤습니다. 예상대로 지인들 중심으로 그동안 만들어왔고 앞으로 저변을 넓혀가려 한다네요. 그동안 성유보 선생, 가수 신해철, 김기원 교수 조문보도 여기서 냈더군요.


은빛기획과 일종의 상조회사인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 조문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내용도 있더군요.


김두관 전 지사 모친 조문보는 500부 44만 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떨까요? 그 정도 비용 부담이라면 기꺼이 이런 조문보를 주문할 의향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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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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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익철 2015.04.02 0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격식을 갖춘 문상객 접대와 고인에 대한 예의가참신하게 느껴지는 발상 같습니다.경비도 많이 들지 않는것 같고요. 그런데 고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원고를 준비해야 만 가능하겠는데요... 현실적으로 살아계실 때 조문보 원고를 준비해 둘 만큼 값어치가 있을까요? 형식, 격식에 치우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효도의 기준이 엉뚱하게 잣대질 될 것 같아 염려됩니다.특히나 평범한 서민의 삶과 죽음에는 다소 조심스럽다 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