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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에 대한 박종훈 교육감의 소신

기록하는 사람 2015. 5. 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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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제도 개선은 한국 교육계의 해묵은 논란거리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물론 대학입시 제도는 교육감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박 교육감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종훈 교육감은 이에 대해 어떤 소신이나 해결방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물어봤다.


이에 대해 박 교육감은 수학능력시험 자체를 없애버리고 내신성적 100%를 성적자료로 삼으면 된다고 말했다. 아래는 지난 4월 30일 경남블로그공동체와 박종훈 교육감 간담회에서 나온 일문일답이다.


박종훈 "수능을 아예 폐지하고 내신 100%로 하면 된다"


블로거들과 간담회 중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김주완


-임종금 : 연합고사 폐지하면 사교육비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박종훈 :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좀 줄어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대신 학부모들과 교장 선생님들 중에서 '공부 안 시키려고 하는 교육감'이라는 공격이 지금도 간헐적으로 들어옵니다."


-정성인 : 내신성적 문제인데요. 예전에 제가 클 때는 2년 동안 죽을 쒀도 나머지 1년 동안 미친듯이 열심히 하면 일종의 패자부활전처럼 일어설 수가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 내신만 가지고 평가를 하면 한 번 엎어진 후에는 일어설 기회가 없어진다는 문제가 있죠.


"서로 다른 시험제도 2개가 있으면 1개로 자빠진 사람이 다른 1개로 만회할 수 있다는 그 순기능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고입의 경우에는 선발고사로서의 기능이 전혀 없거든요. 100% 짜리도 합격하니까요. 선발의 기능이 없는데 굳이 하는 것은 스트레스만 줄 뿐이라는거죠."


-정부권 : 모든 문제의 끝은 대학이거든요. 대학입시 문제인데, 이 문제는 교육감님이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아니잖습니까? 그러나 어쨌든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어야 해요. 대학평준화라든지 제도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말 대통령이 제대로 된 분이 딱 해가지고 대학입시 제도의 개혁을 하면 되죠. 대통령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학입시 제도 개혁 없이는 우리 교육정상화 안 된다고 했더니 최근에 와서는 기업체에서 사원 선발하는 제도가 안 바뀌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지금은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입사 시험 치기 위한 학원이 되어버렸으니까."


박종훈 교육감과 경남블로그공동체 간담회. @김주완


(잠시 다른 이야기로 흘러서 중략)


-김주완 : 입시제도는 제대로 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만일 교육감님이 대통령이라면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시겠습니까?


"저는 프랑스의 대학 제도 정도로 가면 대학의 서열화라든지,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기 위해 지방에서 경제적인 손해를 보는 이런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예전에 우리가 대학 갈 때만 해도 지방대학 중에서 부산대학교는 서울의 연세대학교, 경북대학교 하면 서울의 고려대학교 정도 이렇게 국립 지방대학을 쳐줬는데, 지금은 대학 서열이 완전히 달라졌죠."


-김주완 : 그건 대학서열화 문제 해소방법이고요. 입시제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입시제도는,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 내신을 부정적으로만 이야기하셨지만 내신 100%로 대학에서 뽑으면 교육과정 정상화가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내신의 비중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지방에 상대적으로 유리해집니다. 그렇게 하면 고등학교 평준화도 이루어지고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도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지금 대학은 끊임없이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고 있거든요. 그 해에 고등학교의 특정대학 합격자 숫자나 수능 점수 분포나 뭐 이런 걸 어떻게 정보를 입수하는지 모르지만, 공식적으로는 서열화를 부인하지만 실제로는 서열화를 시키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내신 100%로 뽑으면 그런 게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김주완 : 해결책은 간단한 거네요?


"좀 극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이 저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할 수 있는…."


-정부권 : 좀 모순적인 이야긴데요. 내신 100%가 되면 학교 자체가 경쟁의 장이 되고, 주관식 평가도 할 수가 없게 되는데, 이것이 교육정상화인가 이런 문제도 생기는데요?


-김주완 : 물론 지금도 학교 자체가 경쟁의 장이 되어 있지만 더 심해질 것이라는?


"내신 100% 안 한다고 해도 경쟁은 하고 있거든요. 학교 안의 경쟁과 함께 학교 간의 경쟁, 두 개를 다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내신 100%를 하면 학교 안의 경쟁은 존속되어도 학교 간의 경쟁은 없어지겠죠."


-정부권 : 내신 100%가 되면 매번 시험 칠 때마다 그게 입시인거죠. 입시를 3년 내내 하는 거죠.


"그런데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대학입시는 다양하게 되어 있습니다. 성적만 갖고 대학 간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성적 외에 학생의 개별적인 스펙 하나하나가 다 모여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자료가 되기도 하고요. 오히려 지금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수시 전형이 정시보다 비중이 높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공부성적이 대학입시에 차지하는 비중 100%일까요? 선생님들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50% 미만이라는 것은 모두가 합의된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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