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9일 마침내 경찰이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한 무차별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전국의 전의경을 다 모아도 수만 명에 불과한 경찰이 10만 명의 시위대를 강제진압하겠다는 건 애초부터 무모한 일이었다.

실제 이날 경찰이 강제진압을 위해 시위대 속으로 투입한 경찰도 기껏해야 200~300여 명이었다. 자칫 시위대가 과격했더라면 영락없이 고립될 수도 있었다. 실제 일부 경찰은 시위대에 고립되기도 했다고 한다. 시민들이 길을 터주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경찰 지휘부는 그들 전경을 사지로 내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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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이 인도에 서있던 시민들에게까지 물대포를 쏘고 있다. /김주완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 작전은 수많은 부상자만 남긴 채 완전 실패했다. 시위대는 전혀 진압되지 않았고 새벽까지 곳곳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이런 결과를 모를 리 없는 경찰 지휘부가 왜 소수의 경찰력으로 무리한 진압을 시도했을까? 내가 볼 땐 제물로 내몬 전경들이 시민들에게 폭행당해 다치길 바랬던 것 같다. 그래야 시민들의 폭력성을 부각시킬 수 있고, 비폭력을 외치는 다수 시민들과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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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수단으로 헬멧을 미리 준비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경찰의 이런 의도는 절반은 실패했고,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 시민들이 훨씬 많이 다쳤지만, 전의경 중에서도 다친 이들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29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29일 "초기의 평화적인 의사표현, 문화제적 성격이 가미된 '촛불집회'와는 이미 너무 많이 성격이 달라졌다"며 "소수에 의해 불법·폭력 시위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미 국민들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강변했다고 한다.

이런 경찰의 무모한 진압작전이 시위대와 전면적인 무력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자위수단을 갖출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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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찰의 강경대응 기조가 언론에 보도된 27일부터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헬멧과 비옷, 마스크, 장난감 물총 등 자위수단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28일 밤~29일 새벽 쇳조각과 돌을 던지고,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경찰의 공세에 시민의 이런 자위수단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시위대의 도발도 없진 않았다. 28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시청 광장쪽으로 진입하던 경찰 살수차를 시민들이 가로막아 타이어의 공기를 빼고, 밸브를 열어 살수차 안의 물을 뺐다.

또 오후 8시50분쯤 한국언론재단 앞 경찰 저지선에 시민들의 행진대열이 다다르자 마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시위 때마다 경찰과 시민 사이에 '비폭력 라인'을 만들어 평화시위를 유지해온 예비군부대가 미처 배치되기도 전에 경찰의 공격이 시작돼버린 것이었다.

이에 흥분한 일부 시민들은 언론재단에서 동아일보 사옥까지 차도와 인도 사이에 세워놓은 경찰버스의 창문을 깨고 철망을 떼냈다. 일부 시민은 장난감 물총에 까나리액젓을 넣어 경찰을 향해 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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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시민이라야 고작 이 정도다.


하지만 명령에 의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찰의 강제진압과, 통제가 불가능한 일부 군중의 돌발행동은 차원이 달랐다. 보호장구와 방패,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 체포조는 물대포와 소화기의 엄호를 받으며 비무장 상태의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했고, 이에 맞선 시위대의 대항수단은 맨주먹과 깃발을 매달았던 낚싯대가 고작이었다.

5월초부터 꾸준히 촛불집회를 취재해온 블로거기자 박모 씨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왜 이런 무리수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마치 4·19혁명 때 시위를 총칼로 진압한 최인규 내무부장관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블로거기자 김모 씨는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강경진압을 주장하고, 경찰이 그대로 이행하는 것 같다"며 "보수언론이 이후 역사적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저렇게 무책임한 주장을 펴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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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8시쯤 서울 대한문 앞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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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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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ecember23.tistory.com/ Watari Yutaka 2008.06.29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부와 여당은 강력하게 밀고 있으니 &보수단체 포함
    경찰은 그걸 믿는건가..

  2. Carpediem 2008.06.29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이대로, 국민들의 촛불로 이명박 정부 자성하길 바랬는데.
    이대로 끝나진 않을 모양이네요. 여전히 소통을 강조하면서
    뒤통수 치기만을 일삼는 이명박과 그 일당들을 보면요.

    정부에서 저렇게 강경 일변도로 나온다면, 시위대도 뭔가 달라지겠죠
    합법적인 것으로 바꾸면서 아주 정부 난감하게 하는 것들로요.

    이번 5년이 지나면 이제 우리나라도 달라지겠다라는 희망은 보이는데
    5년이 정말 길것만 같네요.

  3. 김성찬 2008.06.29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요일 아들과 아홉시 뉴스를 보앗습니다
    폭력집압을 보면서
    '이명박 미쳤다'
    오늘 예배때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교회에서
    기도한 아들의 발언치고는 ....가슴이 쓰려내렸습니다
    중학생아들의 발언처럼
    진짜 그렇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4. 맑음 2008.06.29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 정부를 뒤짚어엎고 새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여지껏 주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표현을 과격하게 해서 그렇지 정말로 새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지는 않았었는데.... 그런데 이젠 그런 생각을 좀 진지하게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5. 공감 2008.06.29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총으로 무장한 시위대에게 폭도라니? 하루에도 몇 번씩 "미쳤군, 정부가 미쳤어, 이명박이 미쳤어"하며 혼잣말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6. dss 2008.06.29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민이 무장한게 고작 물총이라고...참 너도 너무한다. 그럼 그날 나온 망치같은것들은 다 뭐냐?

    • 맑음 2008.06.29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 물총보다 더한 무기로 무장한 시민이 있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시민들이 처음부터 그랬습니까? 가만 있는 경찰을 시민들이 먼저 무기를 가지고 공격하였습니까? 공격은 항상 경찰이 먼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경들이 들고 다니는 그 방패, 그것만 하더라도 멀쩡한 사람을 입원시키게 만드는 흉기라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훙기를 허구한 날 휘두르고 다닌 것이 경찰이었습니다.

  7. 맑음 2008.06.29 2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지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없는 국가는 의미가 없다.

    정부는 국민을 어떻게 해야 더 편하게 살게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하는 것이 그 존재 임무다.



    국민의 생명을 위험 앞에 무책임하게 내모는 정부.... 이런 정부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이런 나라는 지킬 필요가 없다.

    지금, 일본이나 중국에서 한국을 침략하더라도 나는 한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라는 존재할 가치가 없으니까.

    대한민국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8. Favicon of http://www.enkhe@hanmail.net 버섯돌이 2008.06.30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는 타다가 결국 꺼지겠지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죠.예전보다 더 발전한 국민의식 수준을 너무 깔본겁니다.이번을 게기로 정부도 깨우치고 반성하고 성숙해지길 바랍니다.(정부는 아직 어린애 수준인듯)

  9. 장자의꿈 2008.06.30 2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 제가 생각하기엔 달리 방법이 없을것 입니다.
    소고기 재협상은 대통령 그만두기 전에는 절대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강경진압하고 여론몰이하고 어떻게든지 이 시기만 넘기려고 할것 같습니다.
    절대로 재협상 안할겁니다.

  10. 부패우파 보수 꼴통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2008.07.01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이명박 정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증거입니다.
    미국과의 재협상은 힘센 미국이 겁나서 안되고 부자들 이익부터 챙겨주려니 경제는 절대빈곤층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유효수요부족으로 파탄을 향해 달리고...
    굶어죽어가고 있는 힘없는 북한에 대해서는 큰 소리치고 있지만 세상에 굶은 사람 때려 눕혔다고 칭찬하는 사람있겠어요?
    부패우파 보수꼴통의 이익만 옹호하다 파탄 지경에 이른 조중동 구하기에도 급급합니다. 어제 유인촌이 조선일보 방문했다나...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가증스러운 작자 들입니다. 이제는 자기들 끼리도 서로 비위를 맞춰주어야 할 지경입니다.
    마지막 남은 카드 냉전시대의 유물인 좌우 색깔론도 이제 더 이상 속아줄 사람없는 늑대 소년의 외침이 되고 있지요. 그럴수록 저들은 소수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들이 지키려는 부패우파 보수 꼴통은 정말 전체국민의 몇%에 불과하니까요.
    촛불 만세! 우리 국민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