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올린, '경부선에 하나 남은 삼랑진역 급수탑'과 관련돼 있는 글입니다. 그냥 한 번 읽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구포는 부산광역시 북구에 있는 동네입니다. 사람들은 ‘구포국수’라 하면 부산 구포에서 만드는 줄로 안답니다. 2008년에는 “부산 전통 식품인 구포국수가 옛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는 기사가 신문 방송에 나기도 했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구포국수는 동래파전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으로 일제강점기 근대 국수류의 생산 메카였던 구포에서 생산·판매되던 국수를 통칭하는 것이다. 교차해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낙동강 강바람으로 자연 건조해 쫄깃해진 면발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상표 분쟁과 대기업 식품회사와 경쟁 등으로 현재는 (주)구포국수 한 곳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구포시장 묵자골목.

 

물론 지금도 부산 구포에 (주)구포국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영업본부만 있고 국수를 만들어내는 공장은 경남 합천 가회면에 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인 구포국수가 구포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랍니다.

 

게다가 구포국수를 만들어내는 업체가 (주)구포국수만 있지도 않습니다. ‘구포식품’이나 ‘구포특면국수’라는 상호로 구포국수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업체가 여럿 있는데 다들 공장이 구포에 있지 않습니다.

 

경남으로 보자면 때로는 합천에 있고 때로는 산청에 있고 때로는 밀양에 있습니다. 합천과 산청과 밀양의 공통점은 낙동강 지류의 상류 지역이라는 데 있습니다. 상류라서 아무래도 물이 깨끗하겠고, 그래서 그 깨끗한 물을 갖고 국수를 뽑아내고 면발을 만드는 것이랍니다.

 

구포시장 풍경. 왼쪽에 '구포국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구포국수가 한창 널리 알려지던 일제강점기에서 1970년대까지는 구포의 낙동강 강물도 나름대로 깨끗했겠지요. 하지만 그 뒤 잇따른 수질오염사고와 낙동강 유역 공장 설립 따위로 구포 강물이 더러워졌고 그러면서 구포의 국수 공장 대부분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면서 찾아간 데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상류 지역입니다.

 

구포국수가 지금도 이렇게 이름을 떨치는 것을 보면 옛날 진짜 구포국수는 참으로 대단했겠다 싶습니다. 물론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이라 값싸게 끼니를 떼울 수 있는 수단으로 국수를 찾은 까닭도 있겠지만 말씀입니다.

 

지금 구포시장에서 끓여 내다파는 국수에는, 그러므로 이런 속사정까지 담겨 나오는 셈이라 하겠습니다.

 

김훤주

 

※ 2012년 문화재청에서 발행한 비매품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경상권>에 실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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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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