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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노사 화해 협력 주장하던 홍준표, 지금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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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싸가지 못한 나는 점심시간이면 우물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고 학교 뒷산에 늘 올라갔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교실로 들어오면 반찬 냄새와 밥 냄새 때문에 배고픔의 고통이 더 심했다."


"영하 15도나 되는 전하동 백사장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은 채 밤새 쪼그리고 앉아 경비를 서는 늙으신 아버지를 먼발치에서 보고 피눈물을 흘렸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009년에 쓴 <변방>(형설라이프)이란 책에 있는 글이다. 이처럼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랐다. 그러나 독하게 공부해 검사가 됐고, 4선 의원을 거쳐 경남도지사를 하고 있다.


강성 귀족노조론 근거 확인해봤더니...


그런 그가 연일 독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 '노조 천국' 등의 표현이다. 그 근거로 이런 말을 한다.


"1999년 의료원장이 노조에 의해 감금·폭행 당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이미 원장 위에 노조가 있는 노조 천국이다." "직원 숫자가 140여 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는데 들어보니 친·인척을 비정규직으로 넣었다가 정규직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도민일보>의 확인 결과 모두 사실과 달랐다. 1999년 감금·폭행 사건은 오히려 원장이 노조원들에게 주먹을 휘두른 사건이었고, 친·인척 채용 사실도 없었다.


1999년 8월 9일 오후 진주의료원 원장실 앞 복도에서 조합원들에게 가로막힌 강모 당시 원장이 조합원 사이를 헤집고 빠져나가려는 와중에 한 조합원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그러자 경남도는 '강성·귀족노조'임을 입증하기 위해 단체협약을 제시하며, 전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향상과 의료원의 민주적, 자율적 발전을 도모한다'고 되어 있다는 걸 문제삼았다. 이게 왜 문제가 될까? 경남도민일보 단협도 '조합원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이 협약을 체결한다'고 되어 있다.


노조의 경영참여도 문제삼고 있다. △이사회에 노조 추천 1인을 선임하게 되어 있고 △이사회 소집 때에도 노조에 사전 통보토록 했으며 △각종 위원회에도 노조 대표 1인의 참여를 보장해놓았다는 것이다. 이 또한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경남도민일보도 △이사회에 노조지부장의 배석을 허용하며, 이사회 안건과 회의결과 공개 △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의 요청 시 회계장부 열람권 보장 △주례 간부회의에 노조지부장의 참석을 보장하고 회의결과 공개 △전체 사원 월례회를 노조와 공동 주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경영 전반을 논의하는 '노사공동위원회'나 '인사윤리위원회'는 노사 동수로 구성된다. 대표이사와 이사·감사를 뽑는 과정에도 노조의 참여가 보장된다.


노조의 경영참여, 권장할 일 아닌가?


이런 게 '강성노조'의 근거가 된다면, 경남도민일보 노조는 '초울트라 강성노조'가 아닐까 싶다. 경남도민일보는 민간기업이지만 6200명의 시민주주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소유의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업에서 '참여민주 경영'을 기본으로 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진주의료원도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경영참여는 오히려 권장할 일이 아닐까.


물론 노조원과 가족에 대한 진료비 감면 등 몇몇 조항은 세금을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과도한 특혜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노사가 잘 협의해 고치면 될 일이다. 홍준표 지사는 <변방>에 이런 글도 남겼다.

   

"대립과 투쟁의 시대를 넘어 노사가 공존하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 노사가 공히 주인의식을 갖는 작업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현대조선소 비정규직 야간 경비원의 아들이 수많은 공기업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에 올랐다. 화해와 협력의 리더십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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