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박정희 독재에 저항했던 부마민주항쟁이 벌써 34년이 되었습니다. 국회에서는 부마항쟁특별법 통과가 눈앞이라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그러면 부산과 함께 부마항쟁의 한 축이었던 마산에는 이와 관련한 어떤 기념물이 있을까요?
우선 마산의 항쟁이 시작되었던 경남대학교에서 찾아봤습니다.
경남대학교 본관 옆에는 큰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그 아래는 쉼터로 조성되어 있는데, 70년대엔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늙은 학생들이 주로 진을 치고 놀던 장소라고 하여 '노인정'이라고 불렀답니다.
바로 그곳이 부마항쟁의 시발지라고고 하는데요. 이 '노인정'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 개의 장승이 있습니다.
바로 이 장승입니다. 장승에는 점박이 같은 무늬가 그려져 있는데요. 좀 더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자세히 보니 점박이 무늬는 촛붓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 아래 땅 밑에는 소줏병이 박혀 있네요. 이건 뭘까요?
알고 보니 화염병입니다. 소줏병에 휘발유나 시너를 1/3가량 담고, 심지를 연결하여 입구를 솜으로 막았는데요. 던질 땐 솜에다 불을 붙여 빙빙 돌리다가 던지면 날아간 병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면서 화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3.15 지킴이'와 '10.18 지킴이 장승은 2008년 경남대의 민주동문회 격인 '동문공동체'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세운 것입니다.
노인정에서 본 본관 건물입니다.
그리고 경남대 캠퍼스 안에는 또 하나의 10.18 부마항쟁 관련 기념물이 있습니다. 바로 월영지 부근이라고 하는데요.
이 월영지에서 교문 쪽 쉼터에 표지석이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시원석(始原石)이라는 이름과 함께 '3.15 민주 정신으로 일어난 10.18 부마민주항쟁의 그날을 기억하며'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2009년 10월 18일 부마항쟁 30주년을 기념하여 역시 경남대 동문공동체가 세운 겁니다.
그런데, 이곳은 '노인정'과 상당히 떨어진 거리여서 과연 여기가 정확한 시원지라고 할 수 있을 지는 좀 검증을 해봐야겠네요.
월영지 사진 하나 더 올리고, 이번엔 경남대를 벗어나 마산시내에 남아 있는 기념물을 찾아보겠습니다.
이곳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한국방송통신대 창원시학습관 옆, 해운중학교 앞 공원입니다.
부마항쟁 20주년을 맞아 1999년 12월 부마항쟁 20주년 기념사업회가 세운 겁니다. 상징조형물인데요.
사실 이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공원은 역사적으로 부마항쟁 당시 시위가 벌어진 곳도 아니었고, 다른 관련성도 별로 없는 곳입니다.
다만 마산시내에 세워야 하는데, 마땅히 세울 곳이 없어 이곳에 임시로 세워둔 겁니다.
이걸 시내 창동으로 옮기려다 3.15의거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유관 단체들이 싫어하는 바람에 아직도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부마항쟁이 한국 현대사에 미친 영향에 비해 기념물은 참 초라하네요. 3,.15는 국가기념일이 되고 국립묘지도 있고, 회관까지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혹, 이 세 개 말고도 부마항쟁 관련 기념물이 또 있을까요?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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