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MBC경남의 라디오 광장에서는 이틀 전에 있었던 선거 결과를 두고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경남 지역 투표 결과 분석이었던 셈인데요, 참 밋밋했습니다.

그들의 승리는 안정적이었고 이쪽의 패배는 결정적이었으며 이쪽 진보진영의 지리멸렬은 소실점을 향해 0으로 수렴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별다르게 말할만한 내용이 너무나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는 놓으려고 이리 올리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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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MBC경남 기자) : 12월 19일 선거가 끝났습니다. 새누리당이 압승을 했습니다. 경남에서는 모두 다섯 개 선거가 있었는데요, 무소속이 당선된 한 군데를 빼고는 모두 새누리당이 이겼습니다. 대통령과 도지사 선거는 말할 것도 없고요, 도의원과 시·군의원 선거도 모두 그랬습니다.

1. 지나치게 안정적인 그들의 승리

박근혜와 이명박. 뉴시스 사진.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기자) : 예, 이미 다 아시는대로, 제18대 대통령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35대 경남도지사에는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당선이 됐습니다. 진주1선거구 경남도의원 보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양해영 후보 67.7%대 32.3%로 통합진보당 이경규 후보를 눌렀고요, 산청군 나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신동복 후보가 과반 득표로 나머지 두 명의 무소속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군의원을 뽑는 하동 라 선거구에서는 여권 성향 무소속 후보 두 명이 맞대결을 벌인 결과 55% 지지로 김봉학 후보가 당선증을 받았습니다.

김상헌 : 물론 대선에서 득표율은 야권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만, 당락을 놓고 보면 경남은 새누리당 색채가 한층 짙어졌습니다. 5년 전 정동영 후보의 12.4%는 10년 전 노무현 후보 당선 당시 득표율 27.1%를 훌쩍 넘어 36.3%를 보였거든요.

광역·기초 의원 선거 결과도 그렇지요? 경남도의회는 새누리당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다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전체 의원 정수 59명 가운데 39명이라는 우세를 그대로 이어가게 됐고요, 무소속 의원의 사망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진 산청군은 이번에 의원 9명 전원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김훤주 : 그렇습니다. 또 하동군의회는 무소속 후보 당선으로 새누리당 의석이 하나 줄어들어 새누리당 6명,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 3명이 됐습니다만, 새누리당의 의회 지배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상헌 :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시의회는 성격이 많이 달라졌지요? 내외동 사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전영기 후보가 45.0% 득표로 44.5%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박민정 후보를 242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겼습니다. 통합진보당 김미경 후보는 10.4% 지지를 받았고요.

정동영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문재인, 전 후보. 왼쪽 뒤에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다는 이석행 선수가 보입니다. 뉴시스 사진.


김훤주 : 1등과 2등 사이 0.5% 차이가 김해시의회 성격을 바꿔놓았습니다. 그동안 경남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한 때나마 새누리당이 약세였는데 이번 선거로 역전됐습니다. 2010년 7월 출범 당시는 새누리당 10명에 민주통합당 9명, 통합진보당과 국민참여당 각각 1명으로 전체 21명 가운데 11명이 야권 성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로 새누리당이 11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됐고, 이런저런 사유로 민주당 2명과 (민주노동당과 통합해 통합진보당으로 바뀌면서 사라진) 국민참여당 1명이 무소속으로 남게 돼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갖게 됐습니다.


2. 지지율로 봐도 안정적인 그들의 승리

김상헌 :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주로 이득을 챙긴 셈이네요.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 지지율에 비춰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이는 곳이나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김훤주 : 박근혜 후보의 경우 경남 평균 지지율이 63.1%인데요. 경남 평균 이하 득표율이 나온 데가 창원을 뺀 17개 지역 가운데 김해 52.2% 양산 58.9% 거제 55.5% 등 세 군데뿐입니다. 인구 100만인 창원시의 경우는 마산합포·회원구와 진해구는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의창구와 성산구는 각각 54.9%와 60.7%로 경남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김상헌 : 그런데, 경남 평균보다 적게 나온 김해 양산 거제, 그리고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 득표율도 박근혜 후보의 전국 평균인 51.6%보다는 높게 나왔어요.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지난날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의 득표율보다 많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경남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여전히 강함을 일러주는 지표라 하겠습니다.


김훤주 : 홍준표 도지사의 득표율을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홍 후보는 경남 18개 지역 모두에서 과반 득표를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나눠보면 권영길 후보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재선을 이룩했던 창원 성산구에서는 46.8대 53.2로 권 후보한테 뒤졌습니다. 노동자 밀집지역으로 권 의원의 전통적인 강세가 이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대통령 선거와 사실상 짝을 이뤄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홍준표 후보는 같은 당 박근혜 후보 지지율에 0.2% 미치지 못한 반면, 권영길 후보는 같이 짝을 이룬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율을 0.8%정도 넘어섰거든요.

김상헌 : 권 후보는 투표율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75%면 자신의 당선이 유력하고 77%를 넘으면 개표 결과를 볼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이번 투표율이 77%였어요. 그런데도 권 후보가 떨어졌습니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봐야 좋을까요?


김훤주 : 권영길 후보도 저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착시 현상을 벗어나지 못했었겠지요.

어쨌든 같은 진영이라고 할 수 있는 김두관 도지사의 사퇴로 말미암아 도지사 보궐선거를 하게 됐다는 점, 출마가 늦어졌고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하고 후보단일화도 미끄럽지 못했다는 점 등 불리한 상황에서도 문재인 후보보다 득표율이 높으니까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될 것 같습니다.

12월 20일 취임하고 도청 뜨락에서 기념식수를 하는 홍준표 도지사와 그 아내. 뉴시스 사진,


3. 선전하지 못한 권영길 진영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선거구는 말할 것도 없고 홍준표 후보한테 유일하게 이긴 창원 성산구 개표 결과를 들여다봐도 그렇게만 말할 수 없는 찜찜한 구석이 눈에 띕니다.


김상헌 : 그렇군요. 또 득표율은 문 후보보다 권 후보가 높지만 득표 숫자는 문재인 후보가 72만4896표를 얻어 권영길 후보의 70만2689표보다 2만표 가량 더 많습니다. 그런데 창원 성산구 개표 결과 분석은 무엇인가요? 혹시 역대 선거에서 나타난 투표 성향을 따져 보면 잘 싸운 결과라고 하기 어렵다?


김훤주 : 예, 그렇습니다. 먼저 16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보겠습니다. 권영길 후보가 처음 출마해 낙선했던 선거지요. 이주영 한나라당 후보가 44.1% 득표로 당선됐고 권 후보는 38.7% 지지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새천년민주당 차정인 후보가 13.3%를 득표했습니다. 차정인과 권영길을 합하면 52.1%가 나옵니다.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를 37.8%대 49.8%로 눌렀습니다.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 득표 12.4%를 더하면 무려 62.2%나 됩니다. 18대에서는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가 44.7%로 바짝 따라붙었지만 권 후보는 48.2% 득표로 이겼는데요, 통합민주당 구명회 후보 득표 5.0%까지 계산하면 53.2%가 됩니다. 그러니까 이번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성산구 지지율 53.2%는 말하자면 본전치기밖에 안 됩니다.

4. 지역 연고 효과 누린 홍준표, 그러지 못한 권영길


김상헌 : 그러면 홍준표 후보 득표율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한 번 짚어보죠.

김훤주 : 대체로 같은 당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 홍 후보도 높은 득표를 보였는데요, 평균 득표율 이상 지역인 경우 대체로 홍준표 후보가 박근혜보다 조금 처집니다. 창원 진해의 경우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64.4%인 반면 홍준표 후보 지지율은 62.5%입니다. 물론 통영·밀양 같은 경우 뚜렷한 까닭이 보이지 않는데도 홍준표 득표율이 박근혜 지지율보다 높기는 합니다만.

그밖에 다른 지역을 보면 창원시의 마산 합포와 회원이 박근혜 지지율보다 3%정도 높고 진주는 1.3% 높습니다. 이는 홍준표 후보의 도청 이전 관련 공약 덕분으로 보입니다. 도청 제2청사를 진주에 새로 짓고 도청을 지금 자리에서 마산으로 옮기겠다고 했었지요.


또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창녕이 박근혜 지지율 74.1%보다 홍준표 득표율이 5%나 높게 나왔고요, 합천도 박근혜 지지율 76.8%보다 1% 더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지역 연고 탓으로 보이는데요, 창녕은 홍 후보가 태어난 고향이고 합천은 홍 후보가 국민학교를 다닌 지역입니다.


반면 권영길 후보는 이런 지역 연고 효과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예전에는 권 후보도 나름대로 그런 효과를 봤습니다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어요. 권 후보는 고향이 산청군 단성면인데요, 그래서 산청에서만큼은 홍준표 후보랑 어금버금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66.7%대 33.3%로 더블스코어로 밀렸습니다.


권영길 후보가 마찬가지 후보 나섰던 15·16·17대 대선에서는, 산청 사람들이, 권 후보 전국 평균이나 경남 평균 득표율을 넘어서는 득표율을 안겨줬거든요. 이를테면 2007년 대선에서 권 후보는 전국 평균 3.0%, 경남 평균 5.4%였는데 산청에서는 그보다 높은 7.2%가 나왔습니다.

5. 홍준표도 권영길도 매력 없기는 마찬가지


김상헌 : 이밖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지요? 무효투표수입니다. 대통령 선거 무효투표는 경남 1만5740표를 비롯해 전국을 통틀어도 11만9974표밖에 안 되는데, 경남도지사 보선에서 그에 맞먹는 10만5177표나 나왔습니다. 상당히 많은 숫잔데요,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별다른 의미는 없겠지만 말씀입니다.

김훤주 : 대선과 마찬가지로 단순 실수한 경우를 빼면,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지지하지만 홍준표 도지사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새누리당 성향 유권자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홍준표 후보는 반대하면서도 그렇다고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지도 않는 야권 성향 유권자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일부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까닭은 홍준표 후보가 지역에서 지역을 위해 일한 적이 없는 사실상 낙하산이라고 보기 때문일 듯하고요, 야권 성향이면서도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까닭은 삐걱댔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영향을 꽤 미쳤을 것 같습니다.


김상헌 : 어쨌거나 이 두 가지 성향 무효표는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표심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 무효표까지 합산해서 득표율을 다시 계산하면 당선된 홍 후보 지지가 다소 낮아지겠네요. 이 또한 별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김훤주 : 그렇습니다. 게다가 대통령 선거 투표자 숫자는 200만8683명인 반면, 도지사 선거 투표자 숫자는 199만9770명이거든요. 도지사 선거 투표자가 1만 명 가량 적은 셈입니다. 말하자면 투표장까지 가서 대통령 선거는 투표를 해 놓고도, 도지사 선거는 투표하지 않은 사람이 그만큼 된다는 얘기입니다.

홍준표도 권영길도 그만큼 유권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숫자까지 더해서 홍준표 후보 득표율을 다시 계산하면 62.9%가 아니라 59.3%로 3.6% 낮아집니다.

투표독려운동이 선거운동이었던 현실. 오른쪽에 강기갑 선수가 보입니다. 뉴시스 사진.


김상헌 : 크게 정리하면 박근혜-홍준표 지지는 안정적이고, 문재인 후보는 나름 선전했지만 권영길 후보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 반면에 단순 득표율로 나타나지 않은 홍준표 지지 유보 또는 반대 성향 표심이 무효표에 꽤 숨어 있었다,가 되겠군요. 지방의원 선거의 경우는 지역마다 새누리당 장악력이 강해지거나 그대로 유지됐고요.

6. 0을 향해 수렴된 진보진영의 지리멸렬

김훤주 :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와 함께 짚어봐야 할 대목은 진보진영입니다. 대선에서 진보진영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후도 등록 직전 사퇴했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3차 텔레비전 토론 직전 사퇴했습니다. 이들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으나 당선 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완주한 후보도 있습니다. 무소속 김소연 후보와 김순자 후보가 그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의미있는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경남에서 각각 0.05%와 0.25% 득표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김소연 후보는 경남 지역의 경우 별로 의미 없는 출마를 한 박종선 후보에게도 뒤져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갈가리 찢어진 데다가 어느 쪽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함으로써 그 무능함과 무기력함을 한껏 보여줬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대선 결과를 분석하는 이런저런 보도에서 진보진영은 얘깃거리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향력을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상헌 기자는 저의 이런 지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진보진영의 현재 모습이 안타깝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우리 정치도 보수뿐만 아니라 (좌익에 해당하는) 진보진영이 나름대로 잘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앞으로 잘될지 기대해 봐야겠다는 투로 얘기하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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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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