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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책을 한 권 냈습니다. 부산에 있는 지역 출판사 '산지니'에서 냈습니다. 걷는 이야기이고 시내버스 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걷고 타고 하면서 만나고 부대낀 길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8년 <습지와 인간>을 낸 지 4년만입니다. <습지와 인간>은 부제가 '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였습니다. 습지를 습지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의 세상살이와 관련지어 습지에 새겨져 있는 사람들의 가로세로 숨결을 잡아내 보려고 애썼습니다.(물론 전문 서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번에 펴낸 책은 제목이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입니다. 물론 모자라는 구석이 많습니다. 게다가 여행 서적이라면 이미 차고 넘칠 만큼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 책이 작으나마 보람이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 제게는 있습니다.
지금 여행에서 대세는 자가용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런 여행은 느끼는 보람은 작지만 세상에 내뿜는 공해는 많습니다.
걷기 여행이 가장 좋습니다. 느끼는 보람은 대단한 반면 세상에 끼치는 해악은 가장 적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걷기 여행은 이른바 '명품' 길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물론 저는 명품 길 중심 걷기 여행이 나쁘다고 말할 깜냥은 못 됩니다.
명품 길이 아니더라도 걷기 여행은 가능하며, 게다가 우리 사는 둘레에도 명품 길 못지 않게 훌륭한 길들이 있어서 충분히 걸으며 누릴 만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늘 만나는 시내(군내)버스를 타고 가다 내리면 손쉽게 마주치는 그런 길들이 말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시내(군내)버스'와 '여행'을 하나로 엮어낸 책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내(군내)버스 여행을 글감으로 쓴 글들은 어쩌다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시내버스 타고 걸어서 여행하기가 주류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작으면서도 나름대로 바탕이 단단한 한 흐름은 언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책에서 담은 길들은 죄다 경남에 있는 것들입니다. 제가 발 붙이고 사는 데가 경남이다 보니 그리 됐습니다. 저는 경남이 아닌 다른 지역들, 이를테면 전라도나 충청도나 강원도에서도 비슷한 책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드시면 한 권씩 사 주시면 무척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 권에 2만원 합니다. 인터넷이나 책방을 통해 사실 수 있습니다. 또 여기 저희 블로그에 (비밀)댓글로 주문하셔도 되겠습니다.
(비밀) 댓글로 주문하실 때는 성함과 주소와 연락 전화번호(되도록 손전화)를 몇 권이 필요하신지와 함께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택배로 책을 보내드리고 책값을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Orz....
저희 경남도민일보에서 마련한 송금 계좌가 있네요. 도착 확인하시고, 책값은 이리로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농협 355-0013-9237-13 경남도민일보사
경남은행 587-07-0021-017 (주)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구주모
아울러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적은 머리글 '시내버스 타고 누리는 즐거움과 보람'을 올립니다. 표지 사진이랑 책에 실린 이런저런 사진도 몇 장 추려서 함께 붙입니다.
행여 마음에 들지 않으시더라도 지나치게 나무라지는 말아주세요. ^^ 주문이 적게 들어와도 슬퍼하거나 실망하거나 부끄러워하지는 않겠습니당~~~~
시내버스 타고 누리는 즐거움과 보람
걸으면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길가에 있는 풀과 나무와 바위와 물 따위들이 저절로 눈에 들어옵니다. 자동차 가속기를 밟거나 자전거 페달을 저으면서 지나가면, 아스팔트 도롯가 절개지에조차 보랏빛 꽃을 머금은 야생 도라지가 곧게 자라나고 있음을 알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걷다 보면 고개만 한 번 들어 아래위로 주억거려도 무심하게 스쳐지나가던 많은 것들이 각별하게 다가옴을 느끼게 됩니다.
걷다 보면 늘 함께한다고 여기면서도 사실은 저만치 물러서 있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아주 가까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어디든지 들어갈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지배하고 해코지해도 되는 존재는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그들과 더불어 삶이 풍성해짐을 절로 깨치게 됩니다.
봄날 벚꽃이 한껏 우거진 창원~진해 안민고개를 한번 걸어가 보셨나요? 합천 영암사지에 이르는 꽃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 안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에게 감동한 적밖에 없는 이들은, 길 위로 떨어지는 꽃잎의 가녀린 몸짓과 더불어 상큼한 봄바람이 안겨주는 가슴 설레는 감흥을 알 길이 없을 테지요.
뿐만 아니라 걷기에는 한량없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람이 손수 몰아야 하는 자동차나 자전거가 편리함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가두게 만듭니다. 나보다 남에 대해서 더 많이 따지고 분석하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오롯이 자신에게로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움이 걷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걷다 보면 사소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서지 않으면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가까이서 상대방이 웃는 모습을 보고 따뜻한 성품을 느끼면서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땅을 밟고 서서 하찮게 여겨지는 조그만 풀 한 포기나 돌멩이 하나에 눈길을 주면서 세상 만물의 소중함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걷는 즐거움과 보람이 알려지면서 갖은 길들이 유행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섬 바래길……. 이런 길들은 작정을 하고 찾아야만 걸을 수 있습니다. 굳이 이런 길이 아니어도 우리 둘레에는 아름다운 길이 많습니다. 풍경이 아름다워야 좋은 길이 아니라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길이 됩니다. 걷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것이 길이니까요.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를 하면서 시내버스를 타고 걷는 여행이 새로운 코드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1년 한 해 동안 경남 구석구석을 나름 살피고 다니면서 이런 즐거움과 보람을 누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이 깨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터 잡고 살고 있는 경남에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구석이 많은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구석을 찾아나설 생각을 옛날에는 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름답기로 치자면 경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산천경개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그것들을 즐겁고 흥겹게 바라보고 누리지 못한 탓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도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오늘이라도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집을 나서 보면 어떨까요. 언제 돌아오지? 버스 배차는 어떻게 되지? 따위 귀찮고 번거로운 계산은 다 버리시고요. 배낭에는 시원한 물 한 병, 심심풀이 과자 부스러기 정도만 넣어도 좋습니다. 버스에는 사람이 있고 또 그이들의 삶이 있습니다. 인정이 묻어나는 웃음이 있고 다른 사람까지 챙겨주는 배려가 있으며 무심한 듯 뱉어지지만 그래도 세상사는 이치를 고스란히 담고 오가는 말들도 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에 대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그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그대로 인간에게로 돌아옵니다.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그다지 푹신하지 않은 자리에 몸을 맡긴 채 차체야 흔들리든 말든 술 한 잔 기울이는 여유로움도 이런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에 세상에 나오는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백배 즐기기 - 경상남도, 푸근한 풍경의 공간>은 시내버스와 함께하는 걷기 여행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걷는 길이 알고 보니 우리가 행복이라고 이르는 길과 이어지고 맞닿아 있더라는 말씀입니다.
좀 더 느리게 살기, 좀 더 불편하게 살기,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고 복되게 만들더라는 이야기도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많이 모자라고 허술한 책이지만, 그래도 어여삐 여겨 주십사 나름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바탕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훤주
2008년 <습지와 인간>을 낸 지 4년만입니다. <습지와 인간>은 부제가 '인문과 역사로 습지를 들여다보다'였습니다. 습지를 습지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의 세상살이와 관련지어 습지에 새겨져 있는 사람들의 가로세로 숨결을 잡아내 보려고 애썼습니다.(물론 전문 서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번에 펴낸 책은 제목이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입니다. 물론 모자라는 구석이 많습니다. 게다가 여행 서적이라면 이미 차고 넘칠 만큼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 책이 작으나마 보람이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 제게는 있습니다.
지금 여행에서 대세는 자가용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런 여행은 느끼는 보람은 작지만 세상에 내뿜는 공해는 많습니다.
걷기 여행이 가장 좋습니다. 느끼는 보람은 대단한 반면 세상에 끼치는 해악은 가장 적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걷기 여행은 이른바 '명품' 길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물론 저는 명품 길 중심 걷기 여행이 나쁘다고 말할 깜냥은 못 됩니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 산책길.
명품 길이 아니더라도 걷기 여행은 가능하며, 게다가 우리 사는 둘레에도 명품 길 못지 않게 훌륭한 길들이 있어서 충분히 걸으며 누릴 만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늘 만나는 시내(군내)버스를 타고 가다 내리면 손쉽게 마주치는 그런 길들이 말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시내(군내)버스'와 '여행'을 하나로 엮어낸 책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내(군내)버스 여행을 글감으로 쓴 글들은 어쩌다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시내버스 타고 걸어서 여행하기가 주류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작으면서도 나름대로 바탕이 단단한 한 흐름은 언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책에서 담은 길들은 죄다 경남에 있는 것들입니다. 제가 발 붙이고 사는 데가 경남이다 보니 그리 됐습니다. 저는 경남이 아닌 다른 지역들, 이를테면 전라도나 충청도나 강원도에서도 비슷한 책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거창 영월정.
어쨌거나,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드시면 한 권씩 사 주시면 무척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 권에 2만원 합니다. 인터넷이나 책방을 통해 사실 수 있습니다. 또 여기 저희 블로그에 (비밀)댓글로 주문하셔도 되겠습니다.
(비밀) 댓글로 주문하실 때는 성함과 주소와 연락 전화번호(되도록 손전화)를 몇 권이 필요하신지와 함께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택배로 책을 보내드리고 책값을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Orz....
저희 경남도민일보에서 마련한 송금 계좌가 있네요. 도착 확인하시고, 책값은 이리로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농협 355-0013-9237-13 경남도민일보사
경남은행 587-07-0021-017 (주)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구주모
아울러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적은 머리글 '시내버스 타고 누리는 즐거움과 보람'을 올립니다. 표지 사진이랑 책에 실린 이런저런 사진도 몇 장 추려서 함께 붙입니다.
고성 학동 돌담길.
행여 마음에 들지 않으시더라도 지나치게 나무라지는 말아주세요. ^^ 주문이 적게 들어와도 슬퍼하거나 실망하거나 부끄러워하지는 않겠습니당~~~~
시내버스 타고 누리는 즐거움과 보람
양산 원동 영포마을 매화 풍경.
걸으면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길가에 있는 풀과 나무와 바위와 물 따위들이 저절로 눈에 들어옵니다. 자동차 가속기를 밟거나 자전거 페달을 저으면서 지나가면, 아스팔트 도롯가 절개지에조차 보랏빛 꽃을 머금은 야생 도라지가 곧게 자라나고 있음을 알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걷다 보면 고개만 한 번 들어 아래위로 주억거려도 무심하게 스쳐지나가던 많은 것들이 각별하게 다가옴을 느끼게 됩니다.
걷다 보면 늘 함께한다고 여기면서도 사실은 저만치 물러서 있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아주 가까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어디든지 들어갈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지배하고 해코지해도 되는 존재는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그들과 더불어 삶이 풍성해짐을 절로 깨치게 됩니다.
봄날 벚꽃이 한껏 우거진 창원~진해 안민고개를 한번 걸어가 보셨나요? 합천 영암사지에 이르는 꽃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 안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에게 감동한 적밖에 없는 이들은, 길 위로 떨어지는 꽃잎의 가녀린 몸짓과 더불어 상큼한 봄바람이 안겨주는 가슴 설레는 감흥을 알 길이 없을 테지요.
뿐만 아니라 걷기에는 한량없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람이 손수 몰아야 하는 자동차나 자전거가 편리함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가두게 만듭니다. 나보다 남에 대해서 더 많이 따지고 분석하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오롯이 자신에게로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움이 걷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걷다 보면 사소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까이 다가서지 않으면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가까이서 상대방이 웃는 모습을 보고 따뜻한 성품을 느끼면서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땅을 밟고 서서 하찮게 여겨지는 조그만 풀 한 포기나 돌멩이 하나에 눈길을 주면서 세상 만물의 소중함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걷는 즐거움과 보람이 알려지면서 갖은 길들이 유행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섬 바래길……. 이런 길들은 작정을 하고 찾아야만 걸을 수 있습니다. 굳이 이런 길이 아니어도 우리 둘레에는 아름다운 길이 많습니다. 풍경이 아름다워야 좋은 길이 아니라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길이 됩니다. 걷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것이 길이니까요.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를 하면서 시내버스를 타고 걷는 여행이 새로운 코드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1년 한 해 동안 경남 구석구석을 나름 살피고 다니면서 이런 즐거움과 보람을 누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이 깨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터 잡고 살고 있는 경남에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구석이 많은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구석을 찾아나설 생각을 옛날에는 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름답기로 치자면 경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산천경개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그것들을 즐겁고 흥겹게 바라보고 누리지 못한 탓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도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오늘이라도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집을 나서 보면 어떨까요. 언제 돌아오지? 버스 배차는 어떻게 되지? 따위 귀찮고 번거로운 계산은 다 버리시고요. 배낭에는 시원한 물 한 병, 심심풀이 과자 부스러기 정도만 넣어도 좋습니다. 버스에는 사람이 있고 또 그이들의 삶이 있습니다. 인정이 묻어나는 웃음이 있고 다른 사람까지 챙겨주는 배려가 있으며 무심한 듯 뱉어지지만 그래도 세상사는 이치를 고스란히 담고 오가는 말들도 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에 대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그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그대로 인간에게로 돌아옵니다.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그다지 푹신하지 않은 자리에 몸을 맡긴 채 차체야 흔들리든 말든 술 한 잔 기울이는 여유로움도 이런 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에 세상에 나오는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백배 즐기기 - 경상남도, 푸근한 풍경의 공간>은 시내버스와 함께하는 걷기 여행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걷는 길이 알고 보니 우리가 행복이라고 이르는 길과 이어지고 맞닿아 있더라는 말씀입니다.
좀 더 느리게 살기, 좀 더 불편하게 살기,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고 복되게 만들더라는 이야기도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많이 모자라고 허술한 책이지만, 그래도 어여삐 여겨 주십사 나름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바탕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해 봉하마을 지나 화포천으로 이어지는 길.
마산 감천 쌀재고개 임도. 빛나는 햇살에 겨울 수풀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마산 진동 광암 바다.
밀양 동천 둑길. 이런 흙길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천 종포~대포 바닷가.
거제 서이말에서 공곶이 가는 길.
거제 여차 마을 몽돌 바닷가.
의령 덕곡서원.
의령 백산~성산 마을 이어지는 낙동강 비리길에서.
마산 저도 연륙교의 사랑 다짐 자물쇠들.
마산 진전 거락마을 마을숲.
시내버스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마산 명주 바닷가.
통영 동피랑에서 내다보이는 강구항 밤 풍경.
표충사 우화루에서 누리는 느긋함, 편암함.
하동 십리벚꽃길 잎그늘.
함안 가야 읍내에서 이수정 가는 길.
합천 가현마을 들머리 정류장에 모여 있는 할머니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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