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인지도 낮은데도 방송토론 거부한 윤영석

김훤주 2012. 4.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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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오전 10시 30분 양산에 가서 민주통합당 송인배 후보를 인터뷰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100인닷컴·경남블로그공동체 공동 주최였고요, 저를 비롯해 선비님, 거다란님, 커피믹스님, 장복산님, 달그리메님, 쪽모이님이 함께했습니다.

원래는 계획대로 새누리당 소속 윤영석 후보도 함께 자리하게 하려 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윤영석 후보가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윤영석 후보쪽에서는, 구체 일정을 잡기도 전에 '일정상 불가'라고 알려 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윤영석 후보는 저희가 마련한 합동 인터뷰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방송에서 하려는 토론회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송인배 후보가 윤 후보를 상대로 토론 참가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지요.


송인배 후보 사무실 게시판을 보니 상대 윤영석 후보의 방송 토론 불참 사례가 나란히 적혀 있었습니다. '3월 29일(목) CJ 방송 대담 - 윤 후보 거부, 3월 31일(토) 도민일보 간담회(윤 후보 불참), 4월 2일(월) KNN(윤 후보 불참), 4월 4일(목) CJ-CBS(윤 후보 불참)'. 이런 다음 '4월 7일(토) 선관위(윤 후보 참석)'.

송인탭 후보 사무실 메모판에 적혀 있는 윤영석 후보 방송토론 거부 일정.


물론 부산과 대구에서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방송토론회마저 하지 않겠다고 한 데 견주면 윤영석 후보는 그나마 낫다고 해야겠지요. 저는 윤 후보의 토론 거부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송인배 후보는 윤영석 후보의 방송토론 불참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후보 본인이 적극 의사 표현을 하고 정치 식견과 견해를 밝히는 자리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방송토론이나 인터뷰는 참여하고 회피하고 하는 전략 전술로 하면 안되고 유권자 선택을 받기 위한 기본이라고 봅니다. 정치는 말로 대결하고 논거를 확실하게 밝히면서 소통·개방해야 합니다."

이처럼 방송토론이나 인터뷰를 거부하는 윤 후보는 양산 출신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나라당 낙하산 공천을 받아 들어온 박희태가 양산 출신이 아니었고 앞선 선거에서도 양산 출신이 되지 않은 데 비춰 지역에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는 상대방 송인배 후보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송인배 후보는 양산 출신이 아니거든요.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답니다. 그이 아버지가 양산에 들어온지는 20년이 됐고 송 후보 본인이 온지는 12년이 됐다고 했습니다.


송 후보는 2001년 양산에 자리를 잡았고 그 뒤에는 2004년 총선과 2008년 총선과 2010년 재선거에 나갔다가 모두 낙선했습니다. 이런 송 후보를 두고 양산 출신이 아니니 이번 선거에서 표를 주지 말라고 얘기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좀더 생각을 해 보면 양산이 고향인 사람이 양산에서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말은 논리로 따져도 맞지 않습니다. 자기가 태어나는 지역을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까닭이 됩니다. 자기가 결정할 수도 없는 사안이 족쇄가 된다면 신분제라 할 수 있고, 그렇다면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양산 지역 유권자 가운데 고향이 양산인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고 그러면 윤영석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될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그리고 제가 그것을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달그리메님 사진.


다만, 윤영석 후보가 토론이나 인터뷰를 거부한 까닭, 자기 인지도가 상대 후보에 견줘 그다지 높지 못한데도 방송토론과 블로거 합동 인터뷰를 거부한 까닭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거기에 어쩌면 치명적인 부분이 들어 있을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윤 후보는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별로 활동한 바가 없기 때문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방송토론에 참여하면 윤영석 후보의 인지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윤영석 후보는 거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선관위 주관 토론 빼고는 모조리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인배 후보는 "지역 사정을 잘 모르고 지역에 걸맞은 정책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하더군요. "윤영석 후보가 양산 출신이기는 해도 중학교 시절 양산을 떠나 여태껏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이번에 왔어요. 윤 후보에게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겠지만 양산 실정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방송토론을 하면 윤 후보가 지역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따라서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충분하게 마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날까봐 이렇게 불참하는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송인배 후보의 말이 맞을까요 틀릴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앞뒤 정황이나 논리에 비춰 보면 송 후보의 얘기가 전혀 엉터리는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송 후보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겠기에 양산 유권자라면 맞을지 아닐지 한 번 곰곰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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