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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총선 창원갑 선거구 야권 후보 초청 합동 블로거 인터뷰가 2월 22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있었습니다.
경남블로그공동체와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이 함께 마련했는데요, 민주통합당 김갑수 후보와 통합진보당 문성현 후보 둘이 나왔습니다. 둘뿐이어서 싱겁지 않겠느냐 예상했습니다만,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후보 둘 다 속이 꽉찬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태도도, 품고 있는 식견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2월 3일 있었던, 진해 선거구 야권 후보 여섯이 나와서 진행한 더없이 어수선했던 인터뷰와는 아예 견줄 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 날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쾌하고 즐겁고 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때로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는데요, 한미FTA 관련 대목이 그랬습니다.
두 후보 모두 한미FTA는 '폐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갑수 후보는 두 나라 가운데 한 쪽 나라 대통령이 폐기를 통보하면 여섯 달 뒤 효력을 발생한다고 했고요, 문성현 후보는 단순히 대통령 통보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그에 앞서 국회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큰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문성현 후보는 단순하게 폐기한다고 말하면 안 되고 그에 이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를테면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 조항 폐지'와 '농업 보호 보장'을 먼저 요구하고 그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폐기를 선언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명분 쌓기 또는 국민 전체 관심 집중 방안이랄 수도 있겠습니다.
문성현 후보는 한미FTA 공부를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2006년인가 문성현 후보가 민주노동당 대표를 하던 시절 노무현 정부가 한미FTA를 시작했고, 이를 막기 위해 문 후보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했는데 이 때를 즈음해 한 공부였겠습니다.
문 후보는 나아가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향해 '통절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분명하게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하면서 한미FTA를 찬성·옹호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분명한 잘못 인정과 사과는 없이 느닷없이 '폐기'를 주장하고 나오니 도대체 누가 믿겠느냐는 얘기였습니다.
문 후보는 이명박 한미FTA와 노무현 한미FTA가 다르다고 민주통합당이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자동차 관련한 부분을 빼고 보면 이명박 시절이나 노무현 시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이렇게 말장난을 한다며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이에는 김갑수 후보도 적극 동의했습니다. 게다가 문 후보가 하지도 않은 말-노무현 대통령도 생전에 한미FTA가 잘못이라고 했다-까지 더해 가면서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을 보탰습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갑수 민주통합당 후보의 한미FTA에 대한 진정성은 충분히 인정됐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정리해 말했고 아쉽거나 해서 돌아보는 구석도 없었고 앞뒤 관련된 언행이 반듯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후보가 소속된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한미FTA에 대한 진정성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잘못 인정과 통절한 반성이 없는 사이 이명박 선수와 박근혜 선수가 이들을 공격하고 나서는 일조차 일어났습니다.
박근혜 선수는 노무현 시절에는 한미FTA를 찬성하다가 이제와서 반대로 돌아선 민주통합당이 오히려 심판 대상이라 목소리를 높였고, 이명박 선수 또한 한명숙 대표 등등이 한 발언을 재현해 공격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명숙 대표는 야당심판론은 대한민국 역사 이래 처음이라거나 옛적 발언을 들어 민주당 지도부를 이름까지 대어가며 비판하는 것은 대통령의 멱백한 선거 개입이라고만 할 뿐, 옛적 자기 발언에 대한 잘못 인정과 반성·사과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진정성이 있다고 넉넉하게 인정되는데, 그이 소속된 민주통합당에게서는 그런 진정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간다면, 어쩌면 후보의 진정성까지 미심쩍어지는 지경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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