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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에는 공원사업소가 있습니다. 소장이 국장급인데 원래는 네 개 과가 있었으나 지금은 두 개로 줄었습니다. 원래 있던 네 개는 공원관리과 공원조성과 녹지관리과 녹지조성과입니다. 줄어든 두 개는 녹지관리과와 공원관리과입니다.
국장은 대체로 과장을 네 명 정도 아래에 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원사업소장 아래에는 과장이 두 명밖에 없습니다. 네 개 과를 관장할 능력이 있는 사람한테 두 개 과만 관장하게 됐습니다. 그만큼 행정력 낭비가 되는 셈입니다.
공원사업소에서 없어진 녹지관리과와 공원관리과는 창원시 다섯 개 구청(성산·의창·마산합포·마산회원·진해)으로 흩어져 스며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또 이상합니다. 전혀 업무 관련성이 없는 부서랑 합해졌기 때문입니다.
창원시 다섯 구청에 경제공원과가 생겨났습니다. 경제와 공원이 어떻게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을까요? 생활경제·농수산업·에너지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녹지·산림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서로 직렬이 다르기까지 합니다.
구조적으로 경제와 공원 업무 둘 다를 제대로 파악하는 과장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경제를 잘 아는 과장이라면 공원을 잘 모를 수밖에 없고 공원을 잘 아는 과장이라면 경제를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세무직 공무원은 평생 세무 업무를 보고 환경직 공무원은 평생 환경 관련 업무를 보고 건설직 공무원은 평생 건설 관련 업무를 보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조직 개편은 이중으로 행정력 낭비입니다. 저 같은 문외한이 봐도 빤히 보입니다. 하나는 앞에 말씀드린대로 소장이 국장급인 공원사업소에서 네 개 과를 두 개로 줄이면서 생기는 소장의 행정력 낭비입니다.
다른 하나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경제와 공원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생기는 행정력 낭비입니다. 이렇게 잡탕으로 뒤섞어 놓고도 공무원들이 일을 잘하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비는 구석도 있습니다. 창원시 전체의 공원과 녹지를 관리하는 일관된 방침이나 방향을 만들고 실행하는 부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마산합포구청의 녹지 관리 업무가 마산회원구청의 그것과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아마 얼마 안가 이런 문제점은 현실화되고 말 것입니다.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창원시청 직원입니다. 인사과 소속이라고 저는 들었습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조직 개편을 두고 한 공무원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공원사업소에 있다가 마산회원구청 녹지관리계장으로 옮겨진 임종만씨가 자기 블로그 '임종만의 참 세상'에다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라고 몇 차례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창원시는 내부 불만을 바깥에다 표현했고 블로그 운영을 근무 시간에 했다는 사실과 다른 까닭을 들어 임종만씨에 대해 징계성 교육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우리 임종만 선수는 당연히 거부를 했고, 1월 30일 그 부당함을 알리는 1인시위에 들어갔습니다.
옆에서 고개숙여 절하는 사람은 강기윤 한나라당 창원을 예비후보입니다.
민족주의를 기치로 내세우는 국학원에 맡겨 그리로 출·퇴근을 하면서 받아야 하는 정신교육입니다. 인사가 나온 직후인 1월 30일부터 그것도 무려 8주(두 달) 동안 진행하면 그 효과는 무엇일까요?
같은 부서 동료 자리가 교육을 받으러 간다고 비었고 뭔가 문제가 있어서 교육을 받는다고 하면 제대로 일을 하기도 전에 동료들 사이에 문제 있는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맙니다.
어쩌면 '인격 살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임종만씨처럼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까닭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억울하기까지 할 것입니다. 블로그에 쓴 글들은 불만보다는 비판에 가깝고, 근무 시간에 블로그를 운영했다는 혐의도 사실과 다르거든요.
남석형 경남도민일보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창원시의 조직 개편은 적어도 11월에는 널리 알려졌고 창원시의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치자면 넉 달 정도 동안 진행돼 온 현안이라는 얘기를 드리는 셈입니다. 저는 여기서 창원시장이 잘못했다거나 하는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창원시 공무원 노동조합(공무원노동조합 통합창원시지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노동조합은 알려진대로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고 넓히는 데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으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보람있고 뜻있는 일을 하도록 하는 가치도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조직이 사회적으로 보람있고 뜻있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 때에는 그것을 막아야 하는 구실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임종만씨가 조직 개편을 두고 올린 글을 보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주민들은 녹지와 공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공무원 노조는 당연히 조직 개편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를 내면서 지역 주민들이 충분히 녹지와 공원을 누릴 수 있도록 애를 써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창원시 공무원노조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수수방관만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문제점을 짚고 비판한 공무원은 터무니 없는 까닭으로 징계성 정신 교육을 받아야 하는 불이익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창원시 공무원 노조는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노동조합을 어디에 써 먹겠습니까?
1월 30일 아침 임종만씨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장소에 창원시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무슨 내용이 피켓에 적혀 있는지 적고 있었습니다. 저는 궁금증이 일어서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행정과 직원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묻지도 않았는데 (창원시 공무원 노조의) 수석 부지부장이라는 얘기도 했습니다.
행정과 직원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경비가 메모하는 모습입니다.
돌아와 생각해 보니 행정과 직원이 노조 수석 부지부장이라는 사실도 석연하지 않게 여겨졌습니다. 행정과는 일반 기업으로 치면 총무부에 해당이 되고 총무부는 사용자를 위해 일하는 부서인 만큼 노동조합 조직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일반 조합원도 아니고 수석 부지부장이라니……. 저는 수석 부지부장 겸 행정과 직원인 그이가 자기 메모 내용을 노동조합에 먼저 전달할는지 아니면 시장한테 먼저 전달할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보나마나 뻔한 결과이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창원시청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니 수석 부지부장이면서 행정과 직원인 사람은 행정과에서 나름 간부인 것 같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어떨는지 몰라도 저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어쨌거나, 조합원의 이익도 옹호하지 못하는, 조합원에게 주어지는 불이익도 막지 못하는 창원시 공무원노동조합입니다. 녹지와 공원이 제대로 꾸며지지 못하게 하고 행정력 낭비까지 불러오는 조직 개편에 대해 말 한 마디 하지 않음으로써 지역 주민에게 불이익을 안기는 창원시 공무원 노동조합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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