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함께 있는 합천영상테마파크

즐거우면서 언제나 새로운 공간인 합천영상테마파크는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하면서 만들어졌다. 이 전쟁 영화는 이듬해 개봉과 동시에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렸고, 주요 촬영지인 이 곳 테마파크도 더불어 유명해졌다.


1. 즐겁고 새롭고 때로는 신기한 공간

합천영상테마파크에는 1920년대 경성(서울)의 거리 풍경과 건물들이 세트로 마련돼 있다. 1980년대 서울 거리를 재현해 놓은 데도 있다. 1960~70년대 모습 그대로인 시외버스터미널도 있다.

기차역도 마찬가지여서 여기 서면 옛날 한복을 입은 중늙은이나 아낙네가 걸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일제 강점기 고등중학교나 전문학교 제복을 입은 학생이 튀어나올 것도 같다.


옛 건물이 150채 정도 있고 그에 걸맞은 거리가 꾸며진 여기가 즐겁고 새로운 공간인 까닭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라진 것들이라는 데에 있지 싶다. 70~80년대를 살았던 중장년에게는 여기 풍경들이 몸소 겪었던 한 시대에 대한 추억으로 새롭게 재구성된다.

또 역사 교과서에서 배웠거나 손위어른들에게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일제강점기 같은 지난 시기 역사에 대한 공감도 새롭게 형성된다.

80년대 이전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도 즐겁고 새롭다. 앞선 세대와 달리 현실이 아닌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본 건물과 거리들을 몸소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배우나 탤런트가 촬영한 세트장을 거닐 수도 있다.

어쩌면 신기함도 더해지지 싶다. 아니, 옛날에는 느리고 불편했던 것 같애. 경범죄에 걸린 사람들 집단으로 대기시키는 장소도 있네? 뭐 이런 식이겠다.


2. 늘 바뀌지만 바탕은 남아 있는 장소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태극기 휘날리며>, <서울 1945>와 <에덴의 동쪽> 세트장으로 크게 나뉘지만 고정불변은 아니다. 2011년 인기를 끈 영화 <써니>도 촬영했는데, 그렇다고 세트장이 따로 있지는 않다. 1980년대 분위기가 나는 거리 세트장에서 겉모양을 알맞게 달리 보이도록 했을 뿐이다.

세종로 전차역인 것 같습니다.

옛날 버스 대합실 모습.


<서울 1945>에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해방 이후 돌아와 처음 묵었던 '돈암장'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된다. 시대가 다른 <경성 스캔들>이나 <백자의 사람>에서는 그에 맞게 변신한다. 이승만이 뒤에 옮겨간 '이화장'은 사람들에게 술과 밥을 파는 식당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다.

전쟁 장면을 찍는 데도 늘 바뀐다. 불에 탄 건물이 팽개쳐져 있고 군용 트럭은 뒤집어져 있다. 탱크도 동원되는데, 지난해 6월 개봉한 <포화 속으로>도 여기서 촬영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정준하 '6월 달력'을 찍고 서바이벌 체험을 한 무대이기도 하다.

3. 해설사 덕분에 더욱 풍성해지는 공간

<만남의 광장>, <바람의 파이터>,  <모던 보이> <다찌마와리>, <전우치>,  <포화 속으로>, <적과의 동침> 그리고 올해 개봉한 <써니>, <고지전>과 아직 개봉하지 않은 <마이웨이>, <백자의 사람>.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여기서 찍은 영화다.

텔레비전 드마라는 더 많다. <서울 1945>, <경성 스캔들>, <영웅시대>, <패션 70s>, <강이 되어 만나리>, <경성기방>, <에덴의 동쪽>, <압록강은 흐른다>, <청춘 예찬>, <제중원>, <그 남자의 나라>, <누나의 3월>, <우당 이회영>, <자이언트>, <욕망의 불꽃>, <May, 1980>, <절정>, <만주벌 호랑이>, <백두산>.

이밖에 여기서 찍은 CF광고도 적지 않으며 가수들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종종 꼽힌다.

종로경찰서.

경성(서울)역.


이처럼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저마다 사연과 스토리를 가진 채 여기 곳곳에 겹쳐 스며들어 있다. 그렇다 보니 여기는 해설사와 더불어 거닐어야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 백범 김구가 해방 이후 머물렀던 '경교장'이 그 뒤 어떤 영화·드라마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서울의 음식 골목인 '피맛골'을 재현한 데서는 무슨무슨 촬영들이 있었는지, 서울 소공동을 재현한 거리에서 탤런트 김혜수가찍은 장면이 무엇인지 따위를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

물론 해설사 설명의 백미는 적당한 '위트'에 있다. 동행한 해설사는 80년대 허름한 뒷골목을 재현한 거리에서 "대학 앞이랍니다. 고급 룸살롱도 있고 방석집도 있고 허물어질 것 같은 선술집도 있어요. 옆에는 전당포도 있지요." 했다. 이것으로 그쳤다면 그냥 밋밋했겠지만, 그이는 이렇게 이어갔다.

80년대 허름한 뒷골목 세트.


"학생들도 시골서 돈이 왔거나 취직한 친구나 선배가 왔을 때는 방석집에도 갔겠고 등록금 날릴 작정을 하고 룸살롱에 갔을 때도 있겠지요. 외상 장부엔 이름이 적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술집들 앞에 전당포가 있으니까 어울리지 않아요? 여러분 손목시계 잡혀본 적 없으세요?" 설명을 듣고는 어떤 이는 소리 높여 웃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맞아!" 하며 손뼉을 쳤으며 또다른 사람은 일행을 돌아보며 빙긋이 웃었다. 입체적인 설명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다들 감정이입이 됐기 때문이겠다.

4. 대한뉴스, 합천방송 그리고 전차

여기에는 세트장만 있지는 않다. 세트의 부분이지만 사람들이 누리고 겪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먼저 전차. 경성역을 비롯해 일제 강점기 서울 도심을 한 바퀴 지난다. 빠르지 않아 달리고 있을 때도 잡고 뛰어올라 탈 수 있다. 아이도 어른도, 탄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하는 소품이다. 평일은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3시 30분 세 차례 움직이고 주말에는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4시 30분이 더해진다.

'대흥극장'의 '대한뉴스'도 재미있다. 진로 소주·금성 텔레비전·트라이 속옷 선전과 '뽀빠이'가 하는 선전 등이 나온다. 월남 파병 한국군 환송 뉴스와 박정희 대통령이 상을 주는 장면도 나온다. 대북 총력안보 태세를 강조하는 소식도 빠지지 않는다. 겪은 세대에는 새삼스레 추억을 떠올려 주고 겪지 않은 세대에게는 신기함을 안겨준다. 평일은 오전 11시 오후 2시에 하며 주말에는 오후 1시와 3시가 더해지고 '추억의 명화'도 상영된다.

'합천방송'도 있다. 남자와 여자 두 앵커가 앉아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만든 스튜디오다. 실제 방송은 되지 않지만 바로 앞 모니터 화면을 통해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다. 기상캐스터 역할을 연출할 수 있는 장소도 있는데 이들 모두 준비된 '멘트'가 놓여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공짜로 할 수 있다. 뉴스 등을 진행하는 장면을 담은 즉석 사진도 아울러 제공된다.

적어도 한 시간, 길면 서너 시간 동안 혼자서 또는 더불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이다. 또 해마다 새로운 촬영이 이어지는 만큼,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는 자주 찾아도 여전히 새롭게 즐길 수 있겠다 싶다.

코스 : 서울 1945 세트장~대흥극장~합천방송~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에덴의 동쪽 세트장

길 안내
자가용
창원·진주·부산 방면 : 남해고속도로~군북(의령)나들목-의령읍~대의고개~삼가면~합천읍~합천영상테마파크
대구 방면 : 88고속도로~고령나들목~합천읍~합천영상테마파크
서울 방면 : 대전통영고속도로~88고속도로~거창나들목~합천읍~합천영상테마파크

대중교통
마산 합성동터미널 1시간 오전 7시 50분(창원), 10시 40분(창원), 오후 12시 50분, 2시 45분, 5시 30분, 6시 40분 6차례
진주시외터미널 50분 오전 6시 50분~오후 8시 13차례
대구 서부터미널 1시간 오전 6시 10분~오후 8시 20분 22차례
부산 사상터미널 1시간40분 오전 7시~오후 7시 15차례
서울 남부터미널 5시간 : 오전 10시 8분 12시 오후 2시 3시 4시 45분
※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병 가는 군내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요금은 1100원.

군내버스 시간표
대병 출발 : 오전 7시 15분 8시 40분 9시 40분 10시 30분 11시 20분 오후 12시 30분 1시 40분 2시 20분 3시 20분 4시 30분 5시 40분 6시 30분
합천 출발 : 오전 7시 30분 8시 20분 9시 40분 10시 30분 11시 30분 오후 12시 30분 1시 30분 2시 30분 3시 30분 4시 30분 5시 50분 7시

주변 여행지 : 합천댐(5km), 황매산(7km), 황계폭포(8km), 모산재 영암사지(10km).

여행하기 좋은 시기 :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나름대로 맛이 있다.

요금 : 주차요금은 없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학생·군인·어린이 2000원, 만 65세 이상·국가 유공자·4급 이상 장애인 1500원이며 1~3급 장애인과 만 6세 이하·합천군민은 무료다.

개장 시간 :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문의 :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055-930-3755~8, 매표소 055-930-3744

김훤주
※ 합천군에서 2011년 12월 펴낸 <나를 살리는 길 합천활로>에 실려 있습니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에 연락하시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대장경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조정래 (해냄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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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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