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100% 수입밀로 전통 농주 만든다고?

김훤주 2011. 8. 16. 14:28
반응형
경남 통영시 도산면에 있는 한 도가에서 만든 탁주입니다. 저는 이런 상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지난 12~13일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창의캠프에 갔다가 보고 알게 됐습니다.

제품 이름이 도산 법송 탁주라 돼 있는데요, 그러면 도산면 법송리에 공장이 있나 봅니다. 방부제를 넣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데 그 아래 원료를 보면 어이가 없어집니다.

저는 아직도 이런 술 공장이 있나? 싶었습니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대부분 밀가루가 아닌 쌀로 막걸리(탁주)를 빚기 때문입니다. 국산 쌀을 못 쓰면 하다 못해 수입 쌀이라도 쓴다고 합니다.

100% 쌀이 아니면 80% 또는 60%라도 쌀을 쓴다면서, 그것을 겉껍질에다가 표시해 둡니다. 그런데 이 도산법송탁주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국 또는 호주에서 수입한 100% 밀가루로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입국미는 또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다음이 가관입니다. "청정자연수로 빚은 전통시골농주, 고향의 맛을 느껴보세요"?

아마도, 도산법송탁주가 생각하는 '전통시골농주'는 옛날 조선 시대나 그 이전이 아니고 박정희 시절 막걸리인가 봅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박정희 치하에서는 쌀로 막걸리를 만들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밀가루로만, 그것도 토종 우리밀은 다 사라진 상태에서 미국에서 수입해 온 밀가루로만 막걸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집에서 쌀로 몰래 담근 막걸리(또는 동동주)는 당국에 들키면 크게 난리가 났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런 전통 농주는 싫습니다. 먼저 제대로 된 막걸리 같지 않아서 싫고요, 두 번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1961~1979) 독재를 했던 박정희가 떠올라서도 싫습니다.

김훤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