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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영남서 김대중 비판한 호남 출신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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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7월 25일 부산에 왔습니다. 부산 중구 영주동 부산민주공원에서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알려진대로 천정배 최고위원은 전남 신안군 암태도 출신입니다.

같은 정당 출신이고 또 같은 호남 출신이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을 비판하다니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이의 김대중 비판은 자기에 대한 반성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자기의 인식이 철저하지 못하고 깊지 못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독점탐욕세력'이라 규정하며 "이제는 비판조차도 아까운 집단"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권력과 재산을 누구랑도 나누지 않고 탐욕스럽게 독차지하려 한다는 얘기입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1998년 대통령에 취임한 김대중 선수가 전두환·노태우 일당을 사면한 데 대해 "잘못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장본인인 전두환과 노태우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내란죄 등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전·노를 사면·복권했던 당시에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전두환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1980년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씌워 감옥에 처넣고 사형을 선고하게까지 했습니다.

그런 당사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전두환 일당을 사면한 데 대해 "위대한 용서"라고 여겼으며 "그로써 시대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대립과 적대의 시대에서 용서와 화해의 시대로 넘어갔다는 그런 뜻이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전두환에게서 비롯된 집단이 여전히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으며 자기네 한 짓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용서를 할 수 있는 때가 아닌데 용서를 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7월 25일 부산민주공원에서 헌화를 하고 있는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천정배 최고위원의 말은 이랬습니다.

"지금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한국당, 민주자유당, 민주정의당이 된다.
민주정의당은 전두환·노태우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난 뒤 만든 정당이다.
전두환과 민주정의당도 마찬가지 독점탐욕세력이었다.
이렇게 이어져 내려오는 세력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사면·복권은 지금 보니 잘못된 것이다."


제가 보기에 천정배 최고위원의 발언은 이치에 맞습니다. 전두환·노태우는 재판 과정에서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줄 압니다. 그리고 감옥을 나와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간간이 보도매체에 나오는 그대로, 무슨 대단한 인사나 되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네들에게 매겨진 추징금조차 제대로 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나라당도 전두환이나 노태우를 팽개치지 않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개별개별로 보면 전두환이나 노태우를 비판하는 사람이 있지만 한나라당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어쨌거나 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렇게 말하자 블로거들이 물었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식에 전두환·노태우를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해 초청할 것이냐?"

그이는 "제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말이 그렇고, 만약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 예우가 여전히 박탈된 상태라면 당연히 하지 않아야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해 줄 필요가 없다면 당연히 하지 않겠지만, 사면·복권에 따라 그런 예우가 되살아나 있다면 그에 대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인 셈입니다. 천정배 최고위원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자기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제대로 여물지 않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게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이니까 어쩔 수 없이 저렇게 좌고우면(左顧右眄)을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도 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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