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일 '오바마는? 깡패 두목이다'(http://2kim.idomin.com/687)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요지는 미국이 '깡패' 나라이므로 그 나라 대통령은 당연히 깡패 '두목'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백 번 양보해도 미국의 민중이 아닌 지배집단만큼은 깡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민주당의 오바마 또한 그들을 대표하는 구실을 하니 당연히 그렇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였는데, 음악 지휘자 정명훈이 마피아 두목이 된다 한들, 마피아가 교향악단으로 탈바꿈할 수는 없다는 비류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가 다른 나라 때리는 스타일은 바꿀 수 있을지언정 때리는 자체를 그만두게 하지는 못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 글이 오바마가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이라도 되는 것처럼 만드는 뻥튀기라도 좀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도 덧붙였더랬습니다.

취임 당시의 오바마 일가.


그랬는데 기대하지도 않은 댓글들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제 생각에 동의하는 글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글들은 더 많았습니다. 이랬습니다. 

"정말 실망스러운 글이군요. 일방주의적인 노선을 벗어난 새로운 외교를 펼치겠다고한 오바마의 외교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글을 쓰셨다는걸 생각해보세요." 

"김훤주 님의 논법이 그렇다면, 한국은 깡패의 나라, 미국의 똘만이로군요. 그럼 똘만이나라의 쥐새끼는 어느 한 골목을 장악한 킹핀 정도가 되겠군요. 그 킹핀 밑에 목숨 걸고 있는 님이나 나는 뭡니까? 똘만이의 똘마니에 똘마닌가? 결국 신세타령을 하고 있는 셈이군요."

"뭐 1년 정도는 지켜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좀 합니다.. 우리나라 어딘가에 사시는 어느 분은 1년 되기도 전에 두각을 드러내시긴 했지만요."

"그럼 보수정권이 세워졌는데 진보세력이 없으졌나요? 남의 나라 대통령을 비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잘못된 것이지요. 자기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은 잘못된 처사이고 김훤주님은 할 일이 그렇게나 없나요. 자기 자신을 한번 돌이켜 보시면 좋겠네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은 최선을 다해서 국가의 정책을 따르고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미국이 깡패 나라이고 미국대통령은 깡패두목? 무슨 논리로 이런 주장을 하는지? 게제된 글의 논리라면 이 세상 그 어떤한 나라도 깡패나라가 아닌 것이 없고 그 나라들의 국가 원수는 깡패두목이 아닌 이가 없다는 것인데.... 왜요? 말이 안되나요? 그저 아무렇게 남을 비판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남의 나라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작금을 직시하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2010년 12월 9일 '지금도 여전히 오바마는 깡패 두목이다'(http://2kim.idomin.com/1769)라는 글을 썼습니다. 한미 FTA 추가 협상 관련이었는데요, 한미 동맹을 핑계삼아 미국이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챙겨가고 더 적은 것을 우리에게 내줬다는 데 대한 것이었습니다.

2010년 12월 당시 한미 FTA 추가 협상 결과를 다룬 중앙일보 1면. "동맹 때문에"라고 에둘러 한 표현이 중앙일보스럽습니다.


이른바 북한 위협에 대한 보호를 대가로 '등 치고 간 빼 먹는', 뒷골목 깡패 저리가라 하는 존재라고, 이렇게 협박했다가 그 협박이 통하지 않으면 심하게 말해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전쟁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현이 어찌 보면 처음 글보다 거칠었는데도 반대하는 댓글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폭에 두목이 바뀐다고 해서 조폭이 경찰되지는 않겠죠... 미국은 그러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구조의 사회이기도 하구요. 그런 조폭에 똘마니가 되고 싶어 하는 무능한 우리나라 정부가 더 원망스럽습니다." 같은 글이 더 많이 달렸습니다. 

반대 댓글은 논리도 제대로 못 갖춘 이런 정도가 유일했습니다. "오바마가 깡패라면 김정일이나 하다못해 후진타오는? 오바마를 깡패라고 부르는 그대는? 여진족을 정벌했던 세종대왕은? 자신을 따르지 않던 사람들에게 저주를 퍼붓던 예수는? 인도를 정복했던 알렉산더는? 사려깊은 남의 나라 지도자를 천박한 부류와 동일시하는 그대의 자기중심적 태도는 정말 역겹습니다." 이태 가까운 세월 동안 오바마에 대한 환상이 많이 없어진 결과라고 생각됐습니다.

뉴시스 사진. 5월 1일 자정 빈 라덴 사살을 발표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번에 미국 시각으로 5월 1일 자정 오바마는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몸소 발표했습니다. 뒤 이어 빈 라덴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붙잡힌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물고문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빈 라덴이 비무장 상태였는데도 바로 죽여버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흉악한 범법자라 해도 재판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오사마가 아내를 인간방패로 활용하려고 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과 오바마는 빈 라덴의 인간됨이 비열하고 비겁하다는 느낌을 은근히 깔아 넣으려고 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한 번 여쭤 보고 싶습니다. 물론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빈 라덴의 생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이었습니까? 

미국은 과연 깡패가 아니고 오바마 또한 깡패 두목이 아닌가요? 미국과 오바마가 그 정도는 그나마 할 수 있으리라고 제가 여겼던, 때리는 스타일이라도 좀 바꿔 냈던가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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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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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천 2011.05.09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장님 잘 읽었습니다. 근데 글에 "오바마가 아내를 인간방패로 활용"은 '오사마'의 오타인 듯합니당. 참으로 헷갈리는 두 사람입니다.

  2. Favicon of http://dreamlive.tistory.com 갓쉰동 2011.05.09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깡패나라 두목이 되면 두목이 누가 되었던 깡패가 되지요..

    그런데 댓글중 누가 되었던 지도자의 뜻대로 따라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댓글을 보니 참으로 대한민국이나 미국은 멀었다는 생각이..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1.05.10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갓쉰동님~~~ ^^ 고맙습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인간에 대한 인간의 예의랄까 배려랄까를 할 수 있는 토양이 충분하지 못한 것 같기는 합니다~~

  3. 溫文 2011.05.09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입장이 한 쪽으로 치우친 건 아닌지...

    '물론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빈 라덴의 생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미국과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이었습니까?'

    이 글이 이번 사건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미국의 여러가지 행태까지 지적하는 것임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엄연히 테러조직을 이끌었던 자의 만행은 미국의 그것에 비하면 약하거나 아무것도 아닌지요? 위의 이 글 중의 한 대목을 보면 온갖 테러를 자행하여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자였는데도 미 제국주의의 희생양으로 비추어 보시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

    그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여러가지 관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1.05.10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제가 한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 지배자가 아닌 편에 서 있습지요.~~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여러 관점을 제가 정리할 깜냥은 안 되고요, 그냥 제 생각만 짧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빈 라덴이 2001년 9.11테러를 지휘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에 주목을 하는 편입니다.
      관련돼 있다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을 살상했다는 면에서 비난과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슬람을 상대한 미국의 괴롭힘이나 살상도 사실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알 카에다 같은 조직을 테러 집단으로 여기고 싶어하지만 이들 조직이나 집단은 정식으로 미국과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빈 라덴을 전쟁 집단의 한 당사자라고 여기는 편이 합당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국도 전쟁 당사자입니다.
      어쨌거나 미국이 테러리스트라고 할 때 풍기게 되는 비합리적이고 냉혹한 그런 이미지와는 달리 뚜렷한 목적을 갖고 움직이는 집단이고 사람이라는 얘기입니다.
      전쟁 당사자라 해도 교전 상태가 아니면 함부로 살상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웠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빈 라덴의 생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런 배움을 '버럭' 깨뜨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