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상도 받고 꽃도 피고, 좋은 일이 많으려나?

김훤주 2011. 2. 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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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기려나 모르겠습니다. 하하. 새해 들머리서부터 상도 받고 또 설날에 맞춰 기대도 않았던 꽃도 피고 하니 이런 생각이 슬금슬금 드는군요.

1월 21일인가 제주도에 가서 열심히 놀고 있는데 '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지역 순회 전시 추진 모임' 카페지기 염좌님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경남 낙사모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으로부터 올해 환경인상-녹색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이 왔다고, 28일 시상식이 있는데 갈 수 있느냐고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2010년 12월 29일 해산 모임까지 치렀으니 경남낙사모는 이미 없는 모임이지만, 제가 그래도 명색 대표를 맡았었으니 시간이 안 돼도 억지로 시간을 내야 할 판인데, 마침 금요일 쉬는 날이어서 두 말 없이 간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월 28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 가서 모임을 대표해 상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발통 노릇을 톡톡히 한 제 친구 파비랑 같이 앞에 나갔는데 상장은 제가, 상품은 파비가 받았습니다.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저고 그 오른쪽이 파비, 제 왼쪽은 이시우 기자(늘 축제였음)입니다. 오른쪽 두 번째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도 보이고 오른쪽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송순호 창원시의원, 하귀남 변호사도 있습니다.


(나중에 늦게 온 분들이랑 다함께 모여 여덟 사람이서 뒤풀이를 하면서, 상장도 골고루 나누고, 상품-조그만 액자와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일회용 커피 100개-도 재미나는 방법으로 나눴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어제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에, 집 책장 위에 놓인 화분들에 심긴 꽃풀들에게서, 그야말로 화신(花信-꽃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문득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 맺힌 꽃봉오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설날 차례를 지내지 않는데, 대신 전날 대구에 사는 큰형 댁에 잠시 다니러올까 하고 아이들과 방을 나서는데 꽃들이 이러고 있었습니다.

화분에는 얼마 전 2500원에 산 '카란코에'가 담겨 있고, 뒤에 봉오리를 솟아올린 녀석은 이름을 모르는데, 지난해 5월 창녕문협에서 주는 창녕문학상 받을 때 함께 받은 것으로 양란 가운데 하나지 싶습니다.

'카란코에'의 꽃 피우는 모습

양란의 왼쪽 꽃봉오리.

양란의 오른쪽 봉오리.


아직은 향기가 진하지 않지만, 앞으로 언젠가부터는 당분간 꽃냄새가 짙게 또는 얕게 방 안을 감돌겠지요. 어쩌면 바깥 부엌과 작은방에까지 퍼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새해 첫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이렇게 꽃 한 송이 피우는 징조가 무엇 새삼스러우냐 그러시면 제가 달리 드릴 말씀이 무엇 있겠습니까? 그냥 이렇게 한 번 주절거려 보는 것입니다.

세상 사는 사람에게, 사람 사는 세상에서, 늘 좋은 일만 일어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무릇 모든 일이란 좋은 면이 있으면 거의 반드시 나쁜 면도 있게 마련이니 무엇이든 좋아하거나 싫어할 필요가 없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양력으로 해가 바뀌면서 상을 받고 또 음력으로 해가 바뀌는 즈음에는 기르는 풀들에서 꽃봉오리가 맺히니, 그냥 이렇게 크게 기대는 않으면서도 바람을 조금은 섞어 중얼거려 보는 것이랍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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