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남해스러우면서도 동해 같은 제주 바다

김훤주 2011. 2. 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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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면서 돌아봤습니다.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늘 그 바다가 그 바다겠지만, 돌아다니는 제게는 멋졌습니다. 경남과 창원에 남해가 있지만, 남해와는 그 맛이 달랐습니다.

부산 해운대 동쪽으로 펼쳐지는 동해 바다도, 포항이나 경주에 가는 걸음에 한 번씩 눈에 담은 적이 있지만 그것과도 제주 바다는 달랐습니다.

제주 바다는 동해와 남해의 중간 어디쯤인가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남해만큼 섬이 많지는 않았지만 동해처럼 섬이 도통 없지는 않았습니다.

섬으로 둘러싸여 호수 같은 느낌을 남해가 줄 때가 많은데 제주 바다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그 느낌은 탁 트인 동해와 닮아 있었습니다.

제주도 조랑말이 겨울 찬 바람을 맞으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동해는 말 그대로 일망무제(一望無際), '한 번 바라봄에 거칠 것이 없어라!'인데, 제주 바다는 그런 데도 있으면서 띄엄띄엄 섬 또한 떠 있어 남해처럼 정겨울 때도 있었습니다.


동해는, 물론 제가 듣고 본 범위 안에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파도가 아주 세게 치는데, 남해보다는  세지만 제주 바다는 동해처럼 거칠지는 않았습니다.


제주 바닷가 바위는 온통 까만 색이었습니다. 갯벌은 거의 없고, 어쩌다 있어도 그것은 모래갯벌이지 펄갯벌은 아니었습니다. 한라산 덕분에 굴러떨어진 화산암들이 대부분었습니다.

정말 드물게 마주치는 모래갯벌.


제주에 잠녀(=해녀)가 많은 까닭이 바로 여기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가지가지 게라든지 조개라든지 쏙 같은 것이 득시글거리는 갯벌이 없다 보니 바닷물에 들어가 물질을 하게 됐지 싶은 것입니다.

바다와 이어지는 하천이 없는 것은 동해보다 더 심했습니다. 아마도 제주도를 이루는 바탕 토양 성분이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 따위 구멍 숭숭 뚫린 것들이다 보니 따로 개천 따위를 이뤄 흐를 물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동해 바다도 그런 시내를 간혹은 받아안는데, 남해 바다는 곳곳에서 그런 시내가 너무하다고 할 정도로 그런 시내가 많은데, 제주 바다는 거의 그렇게 안기는 시냇물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주 바다는 빛깔이 아주 남달랐습니다. 동해 바다는 짙푸르고 남해 바다는 옅은 푸른색이거나 아니면 누런색이 비치는 푸른색인데 반해 제주 바다는 아주 다양한 색깔로 비쳤습니다.

바닷풀이 뿌려져 있는 이쪽에서 저쪽 바다로 깊어지면서 빛깔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제주 바다가 남해나 동해와 다른 대목은, 쓰레기가 상대적으로 아주 적다는 것입니다.

특히 남해 바다는 곳곳이 뭍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와 어선이나 양식장에서 생겨난 쓰레기와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넘쳐나는데, 제주 바다는 그런 것이 아주 적었습니다.

제주도의 동서 양 끝에 있는 풍력 발전 시설.위 사진 쪼그리고 앉은 것은 '농부상'이랍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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