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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차 갖고 가면 뭐가 좋을까

김훤주 2011. 1. 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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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저녁 부산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갈 때 자동차를 갖고 갔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닿아 1월 21일 저녁 다시 배를 타고 나왔으니 제주도에 머문 나날은 나흘이었습니다.

부산을 통해 창원으로 돌아온 날은 22일이었고, 돌아오니까 낙동강 살리기 사업 15공구에서 준설선 침몰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 갖고 가면 먼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보통 제주도 여행 하면 업체에서 짠 일정대로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점과 점을 오가는 식으로 여행이 진행됩니다. 무슨무슨 박물관을 돌아다니고 무슨무슨 바닷가를 다녀보고 어디어디 섬을 들어갔다 오는 식이라는 말씀이지요.

이 바위가 제게는 오랑우탕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지난해 딸 현지를 비롯해 여러 일행과 더불어 (자동차 없이) 제주를 찾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딸이랑 돌아다니는 데 택시비가 꽤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산방산을 배경으로 트랙터를 모는 제주 사람의 일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없이 가면 짐을 갖고 가는 데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어서 버너 같은 것도 가져갈 수 없고 라면이나 기본 반찬 같은 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있으니 이런 것들을 모두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먹는 데 드는 돈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배에 싣고 가는 데 드는 돈은 가는 데 11만원남짓이고 오는 데 8만7000원입니다. 차를 싣고 갔다가 보름 안에 되싣고 나오면 20%인가 깎아주기 때문에 이리 됩니다.

나흘 동안 돌아다니는 교통비 아낀 것과 아침 저녁 밥값 그리고 떡가래를 가져가 간식으로 먹었는데 그렇게 해서 아낀 돈이 20만원은 족히 넘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차 갖고 가면 틀에 박힌 여행을 벗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자동차 갖고 가는 가장 큰 장점이랄 수도 있겠는데요, 이름난 관광지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학교도 길 가다가 얻어 걸리면 한 번 스르르 들어가 봤습니다.


겨울 제주의 특징은 푸른색과 흰색의 공존이었습니다. 뭍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는 색인데 여기서는 한데 어울려 있었습니다.


물론 제주에서 택시를 타고 하루든 이틀이든을 대절해 사람 냄새 나는 데로 데려가 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렇게 되면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 이 사진들은 제주도에서 제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찍은 것들입니다. 이름난 관광지 중심으로 주어진 일정대로 돌아다녔다면 아마 이런 사진들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갈색과 흰색의 공존도 있었습니다. 이러면 날씨가 제법 추울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람은 매우 셌습니다.

제주도에서 죽음은 이렇듯 삶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일하는 들판 바로 옆에 또는 들판 안에다 이렇게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아니면 집 근처에다 만든 것도 있었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중산간'이라고 하는, 해안선으로부터 꽤 떨어져 있지만 한라산으로 바로 이어지지도 않는, 평원이거나 높고낮은 오름이 이래저래 솟아 있는 그런 동네들과 들판들입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왼쪽 아래에 있는 소 두 마리입니다. 겨울 한복판에서 풀 뜯는 소를 만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 날에 걸쳐서, 제주도 북쪽에 있는 제주시에서 서쪽 산방산을 스쳐지나며 남쪽 서귀포시를 거쳐 성산 일출봉을 거쳐 제주시로 다시 들어오는 해안도로를 타기도 했는데요, 그것은 나중에 따로 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제주도에는 밀감만 있는 줄로 은연 중에 착각하고 살았는데, 가서 보니까 이렇게 감자도 있고 선인장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닐 하우스가 아닌데도 무가 푸르게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제주도뿐 아니라 어떤 지역이든지 여행이라면 모름지기 그러한 것이겠지만, 그 핵심은 '쉬엄쉬엄' '느릿느릿' 그리고 '가끔 돌아보기도 하고'임을 새삼 확인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랄랄라. ^^

밀감나무와 갯머위가 관상용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내린 눈에도 얼지 않고 시들지 않는 제주도 갯머위.

평화박물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찍은 가로수 풍경. 끝이 아득합니다.

김훤주

꼬닥꼬닥걸어가는이길처럼길내는여자서명숙의올레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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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서명숙 (북하우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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