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크라운제과 이런 작명은 완전 사기 수준

김훤주 2010. 10. 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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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태제과는 정직한 맛이라도 있지만

해태제과 과자 '5가지 우리쌀로 만든 땅콩그래'에 그 다섯 가지 우리쌀이 다 합해도 딱 1%밖에 들어 있지 않은 줄을 알고 나서 다시 과자를 샀습니다. 같은 날 저녁 무렵, 고픈 배를 잠시 달래려고 샀습니다.

크라운제과의 '옹골진 오곡쿠키'였습니다. 이것도 이리저리 뜯어보니 더 심하게 '완전 사기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5가지 우리쌀로 만든 땅콩그래'는 정직한 맛이라도 있지만 여기 '옹골진 오곡 쿠키'에는 교활함이 많이 있었습니다.

성분을 보니 중국 출신이 가장 많습니다. 땅콩 분태, 전란액(계란), 볶은 검정깨, 땅콩 분말, 볶은 참깨, 검정콩(대두), 검정깨가 그렇습니다. 미국 출신도 좀 있습니다. 소맥분(밀), 전립분, 브로콜리 새싹 착즙 분말이 그렇지요.

대한민국 출신은요, 보리, 현미, 찹쌀에다 배추 새싹 착즙 분말이 모두입니다.

2. 오곡은 중국산까지 쳐도 5%가 안 되는데도 '오곡 쿠키'라 작명


비율을 표시해야 하는 특정 성분을 보면, 중국산 땅콩(8.9%) 검정깨(4.4%) 참깨(0.8%) 검정콩(0.02%)이 있고요, 미국산 전립분(2.9%) 브로콜리 새싹 착즙 분말(0.1%)이 있습니다.

국산은 보리(0.04%), 현미(0.04%) 찹쌀(0.02%)에 배추 새싹 착즙 분말(0.1%)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리 현미 찹쌀의 비율이 생각보다 형편없이 적습니다. 0.2%, 0.4%도 아니고 그 10분의1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제품 이름에 들어 있는 '오곡'으로 좁혀 보면 국산인 보리, 현미, 찹쌀을 합한 비율이 0.1%이고 중국산인 검정콩과 검정깨의 합계가 4.42%입니다.

(게다가 지금 여기에서 절대 다수인 4.4%를 차지하는 깨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오곡에 들지 않습지요. 오곡은 쌀, 보리, 콩, 조, 기장이랍니다.) 



그러니까, 다섯 성분을 다 더해도 4.52%이고 여기서 많이 섞인 중국산 검정깨를 빼면 0.1%에 맞먹는 비율일 따름인데도 이렇게 버젓이 이름에 쓰고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95.48%가 다른 성분인 것입니다.

아시는대로 대부분이 중국산입니다. 국산은 '오곡' 가운데 보리 현미 찹쌀과 배추 새싹 착즙 분말뿐인데 이것들은 더해도 0.2%밖에 안 됩니다. 99.8%가 미국이나 중국에서 들여온 성분입니다.

3. 국산은 0.2%뿐이면서 '국내 생산' 글귀

그래서일까요? 이런 글귀를 적어 넣은 까닭이? "국내 생산으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옹골眞 오곡 쿠키" 말씀입니다.

얼핏 보면 관련된 모든 것이 '국내 생산'된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것은 재료가 국산이라는 뜻이 아니고 과자 만들기를 국내에서 했다는 얘기입니다. 포장지에 적혀 있는 이어지는 글이 그렇습니다.

'국내 생산'을 강조해 놓았습니다.

위에서 이어지는 글귀입니다. 대전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운가 봅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요? 그러면 다른 과자 업체는 외국에 공장을 두고 거기서 만든 과자를 우리나라로 들여올까요? 그래서 국내 공장에서 과자를 만드는 일이 특별한 것이 돼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해태제과 '5가지 우리쌀로 만든 땅콩그래'는 전북 전주시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었고 오리온의 '식이섬유 새싹 크래커'가 전북 익산시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었더군요.

위에서 여섯 번째 줄에 보면 제조원 훼미리식품 주소가 전북 전주시입니다.


오리온의 공장은 같은 전북의 익산시이네요.



그러므로 우리나라 과자 회사가 외국이 아니고 우리나라에 있는 공장에서 과자를 만드는 일이 별난 일이 아니라는 정도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과자를 집어드는 소비자-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착각'하도록 분명하게 거들려고 이리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입니다.

무슨 '착각'이냐고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잖아요. 아닌가요? ^.^ 어쨌거나, 이런 작명을 허용하는 우리 법률이 더 큰 문제라 하겠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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