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날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결코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특히 서거 1주기 추모식이 열렸던 지난 23일이나, '추모의 집' 개관식이 열렸던 지난 16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차량이 뒤엉켜 그야말로 봉하마을 진입로는 '엉망진창'이 되고 맙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지방세를 내는 경남도민으로서 도대체 행정기관은 뭘 하고 있길래 이런 교통대란을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느냐는 겁니다.

해법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 범국민장 기간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전국에서 추모객들이 몰릴 게 명약관화한 23일 하루 정도는 미리 고지를 한 후, 진영공설운동장에 공용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10~20분 간격으로 돌리기만 하면 너무나 쉽게 해결됩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하지 않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마치 '고생 좀 해봐라'는 고약한 심뽀 말고는 도저히 김해시 행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23일 봉하마을을 찾은 수만여 명의 추모객들은 진영읍에서부터 엄청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도 결국 마을까지는 갈 수 없어 최소한 1km 또는 보통 3~4km 정도를 걸어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나마 오후 2시에 시작된 추모식에 참석한 분들은 미리 두어 시간 전에 힘들에 봉하마을에 들어와 기다렸던 분들이었고, 그 시간에 맞춰 봉하마을 진입을 시도한 분들 중 상당수는 끝내 포기하고 진영읍에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날은 전날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는 바람에 우의를 입고도 우산을 써야 하는 불편까지 감내해야 했고, 추모식장은 진흙탕이어서 장화를 준비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발까지 모두 물에 젖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저는 이런 불편을 감내하면서까지, 아니 사서 생고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이 이 수많은 사람들을 봉하마을로 불러들이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들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인간 노무현을 좋아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취재'라는 목적이 없었다면 뻔한 고생이 예상되는 그곳에 과연 찾아갔을까요?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봉하마을에서 생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아마도 이들을 여기까지 불러들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친근하고 푸근한 이미지와 너무나도 상반되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전쟁위기까지 부르면서 안보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추모식장으로 향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이 젊은이는 베낭 어깨걸이에 노란색 리본을 구해 묶었습니다. 지나가는 모습을 급히 촬영하다 보니 사진이 좀 흔들렸습니다.


이 여성분은 자신도 노란 티셔츠를 입었고, 딸에게도 노란 티셔츠를 입혔군요. 표정에도 추모의 마음이 묻어납니다.


이 분은 노란색 우의에 노란색 바람개비까지 준비해서 들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그대인 줄 알겠노라며 그 바람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표정에서 읽힙니다.


작가회의가 마련한 시화전의 걸개시를 읽고 있는 추모객들의 모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펼침막에 한 여성이 추모의 글을 적어넣고 있습니다.


멀찌감치 추도식장과 묘역이 보이는 도로변 산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추모객들의 모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가끔 단체 방문객들을 맞이하던 잔디밭입니다. 사람들이 지대가 좀 높은 곳에 앉아 멀리 보이는 추도식을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어떤 인연을 갖고 있을까요?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혹 한국말을 못하면 제가 난감해질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추도식 사회를 맡은 MC 김제동 씨가 우산과 우의도 없이 비를 맞으며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돌멩이 위에 불안하게 선 채로 추도식을 지켜보는 시민들과 그 뻘밭을 걸어다니는 시민들입니다. 저기 검은 우산을 쓰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한 남자는 시사만화가 손문상 화백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몸을 날렸던 부엉이바위 아래에도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추도식을 지켜봅니다.


부엉이바위 바로 아래, 노무현 대통령이 추락했던 바로 그곳에도 시민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부엉이바위가 온전하게 카메라에 잡히도록 다른 방향에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행사장은 이랬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 뻘밭으로 향하게 했을까요?


사람들은 신발 따위 버리는 데 아무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누가 쌓았는지 어느새 군데군데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산속까지 가득한 추모색들의 모습입니다.


플라스틱 깔판을 깔긴 했지만 상황은 이랬습니다.


아, 촛불집회 때 그 유명했던 '유모차'도 왔군요. 조선일보에서 이걸 봤다면 또 뭐라고 했을까요?


역시 산 위에까지 올라가 추도식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입니다.


저쪽 언덕에도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추도식을 보기 위해 올라가 있습니다.


또다른 산 위의 사람들입니다.


1987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고문치사 당해 6월항쟁을 촉발시킨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선생도 유가협 회원들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봉하마을에는 사실 먹을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기껏해야 국수나 라면, 부침개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날 가장 인기있었던 곳이 봉하 찰보리빵 집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불평조차 없었습니다.

이미 앞서 소개해드린 동영상이지만 마지막으로 첨부합니다. 봉하마을 '깔판 봉사녀' 동영상입니다.


제발 내년 2주기 추도
식 때는 좀 괜찮은 분이 김해시장으로 뽑혀 추모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주는 행정의 배려를 기대해 봅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 노무현전대통령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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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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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간지기자 2010.05.26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권 눈치 본 탓인지, 관심이 없었던건지 기가 찰 노릇이었군요.. 그래도 전직 대통령 추모제인도 말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김기자님..

  2. Favicon of http://mikekim.tistory.com mikekim 2010.05.26 1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분들의 노고에 가슴 뭉클해 집니다...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나신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3. 푸른옷소매 2010.05.26 2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주완 기자님! 취재때문에 가셨다고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님을 향한, 그리고 추모객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는 사진과 글입니다.
    김해시의 행정에 대해서는 저도 화가 치미는군요.
    "비" 따위는 개의치 않는 모든 추모객들과 사진, 글, 영상을 올려주는 많은 분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김제동씨 말을 살짝 빌려왔슴)

    노무현 대통령님! 편히 쉬십시오.

  4. Favicon of http://hanmail.net 일렁바다 2010.05.26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이랬습니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로 행사를 제대로 볼 수도 없었고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답니다.
    땅은 질퍽거리고 국밥 한 그릇도 사먹기 힘들었고
    빗물에 신발이 다 젖어 발이 퉁퉁 불어 한기를 느낄 정도였지만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스스로 원해서 왔으니 무슨 불평을 할 수 있겟습니까?
    그 날 봉하에 오신 분들은 사악한 장로정권에게 애시당초 눈꼽만큼의 배려도 기대하지 않은 분들입니다.
    시민의 후원으로 완공된 묘역조차도 "대통령하면서 도둑질한 돈으로 호화묘를 만들었다"는 말 같지도 않은
    거짓언론에 보란 듯 저항하면서 추모행사에 기꺼이 참여했습니다...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성의 있는 사진과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6.2 지방선거가 이제 며칠 남질 않았는데 여전 투표 않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염려가 되는군요.

  5. 웃기네요 2010.05.26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들

    소위 "좋은뜻" 이면 사소한 위법이나 불편쯤 감수하는게 정의 아닌가요?
    님들의 뜻이 좋으면 사소한 불편은 상인이나 지역주민은 감수하세요!!

    님들이 그 좋아하던 촛불시위를 그런논리로 했습니다.
    소위 정의를 위해서 불법으로 정의를 운운하는 그대들이 만들어낸 정의 아니오?

    지금 당신들이 행하는 행위.
    좋습니다. 뭐 사람따라 좋아하는거 뭐 어쩌자는건 아니구요.

    거의 광신도 처럼 미쳐있는거 아십니까?
    놈현교주를 추종하는 광신도!
    아니라구요?
    개독교들이 그런식으로 사람을 신으로 만들었습니다.

    • Favicon of http://v.daum.net/link/7229193?RIGHT_BEST2=R17 트림하마 2010.05.28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래는 신이 될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의 사람들은 그가 신이 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군요.ㅋ

      신이 되기에 그닥 부족함도 없고..ㅋ

  6. Favicon of http://blog.daum.net/damotoli 바람흔적 2010.05.26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가 와서 더 고생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가까이 있어도 못가봤네요.....j

  7. 하루 맞는 비가 대수가 아니죠. 2010.05.26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기회가 되었으면 갔을텐데..
    일때문에 작년 7월에 가고 올해 7월쯤에 갈 생각입니다.

    하루 비 맞는거.. 하루 고생하는거.. 글쎄요.. 저만의 생각으론 하루쯤 불편을 겪어도 감수해야하는 길이 아닐까요?
    정말 국민을 위해 나랏일을 하신 대통령은 노무현 전대통령밖에 없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더욱 솔직히 말하자면, 국민들이 지켜드리지 못한 분이기도 하니까요.. 그정도의 고생쯤은.....
    국민들이 얼마나 정신을 차렸는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나겠죠.
    이번에도 마찬가지면 정말 한국은 답이 없는거고요.

    비오는날 촬영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십시오.

  8. 송의달 2010.05.26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눈물이 나는군요. 이건 아닌대요 . 임금도 죽은 적장에게는 조문을 하는긴대 역사는 그렇게 기록되어 있드군요 . 왜냐하면 그렇지못한 임금은 끝에가서 죽을때 더 비참해지드라고요 . 이건그냥 역사예기입니다 . 나잡아갈까바 하는예기이대요 그냥 헛소리 입니다 .한잔했걸랑요.

  9.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10.05.27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진영에 가면 운동장에 주차하고 버스를 타면 되겠다 -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었군요.(생각만 했지 결국 못갔지만)


    우산들고 취재하시느라 고생하셨겠습니다.

  10. Favicon of http://www.ymca.pe.kr 이윤기 2010.05.27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해군항제나 김해에서 하는 가야문화축제 같은 행사 준비 반만, 반의 반만, 반의 반의 반만 준비해도 이런 일은 없겠지요.

    김해시민들 시장 잘 뽑아주세요.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2848048k 박씨아저씨 2010.05.27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가슴에 미어져 오는 이느낌 뭐라고 할까요?
    왜 그때는 그렇게들 원망하고 지켜주지 못했을가!하는 반성과 회한이 또 밀려옵니다.
    그분들이 그곳으로 간까닭은 진정 무엇을 말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