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동네 소식

문성현 후보를 블로거들이 인터뷰하다

기록하는 사람 2010. 5. 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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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블로거들이 경남도지사 및 통합창원시장 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합동인터뷰를 시작한다. 다음은 그 첫번째로 문성현 민주노동당 통합창원시장에 대한 인터뷰 전문이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창원을 소셜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다"


시내 전역에 공공무선인터넷을 깔겠다고 공약했던 문성현 후보가 통합 창원시를 블로그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통합창원시장 야권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문성현 후보는 3일 오후 4시 100인닷컴 주최로 열린 경남지역 파워블로거들과 합동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책읽는 도시'로 잘 알려진 김해시의 예를 들어 "모든 김해시민이 같은 책 하나를 읽고 독후감을 쓰고 토론하는 것으로 국제적 브랜드를 가진 도시가 됐다"면서 "앞으로 창원시도 트위터와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를 하나의 문화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창원시장 야권단일후보로 결정된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


문 후보는 "창원시가 IT 중심도시가 되려면 공공무선인터넷 구역(P-스팟존)과 시민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5억 원만 투자하면 통합 창원시 전역에서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고, 주민자치센터와 각종 단체를 통해 블로그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시민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2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통합시의 구청 문제와 시청 위치 문제, 그리고 바다 매립과 수정만 STX 문제, 통합시의 미래 발전 방향,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신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문 후보와 블로거들간 1문 1답.

-블로거들에게 인사말부터 한 말씀 해달라.
"저로서는 그동안 블로그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어서 파워블로거가 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잘해야 하지만 잘 안되는 게 블로그더라.

정치를 정리하기로 하고 시골에 가서 살다 보니, 자연과 함께 하는 블로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딸에게 블로그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는데 안 해주더라. 현 시대는 물론 미래의 정치인에게 블로그를 통한 소통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트위터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앞으로 블로그도 하고 100인닷컴에도 자주 들어가서 참여하겠다."

-아까 시골에 들어가서 살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민주노동당 대표 사임 후 그동안 어디가서 뭘 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당 대표로 있던 중 대통령선거가 진행됐고, 대선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진보신당과 분화하는 과정 거치게 됐는데, 당 대표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말 없이 대표직을 사임하고, 6개월을 지내며 고민하고 있던 중 경남 거창에 있는 후배가 '농사를 짓자. 땅이 있다'고 권했다.

그 땅을 돈을 빌려 구입해서 꼭 2년 전에 정착하여 버려진 황무지를 직접 포크레인 운전해서 호두나무를 심어 키우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후배들이 창원시장 시장이 내년에 있다면서 후보단일화 방향으로 갈 거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설득했다. 결국 작년 말에 결심을 굳혔다.

한 달 정도 마음 정리기간에 여러 생각을 했다. 왜 안하려던 정치를 다시 하려느냐. 노동운동을 30년 했고, 전노협과 민주노총 건설에도 중심역할을 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풍선효과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도 되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너무 심각해졌다. 그걸 모두 포기하고 농사 짓는 게 맞느냐. 창원시장이 되어서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 문제를 풀어보자. 사실 주 5일제도 애초엔 일자리 나누기 차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왜곡됐다.

문제는 현대자동차 같은 데 가서 임금 중 1%라도 내놓고 비정규직 위해 뭔가 해야 할 것 아니냐 제안도 해봤는데 안 됐다. 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농성 때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거리는 극복되지 못했다. 창원시장이 되어서 정규직 노동자를 설득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사정 기구를 만들자. 비정규직 기금도 먼저 시에서 내놓으면 된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블로거 합동인터뷰.


-가족은 어떻게 되나.
"집사람과 고 1학년 딸이 하나 있다. 거창서 홈스쿨링하다가 거창여고 1학년 입학했다. 내가 출마하게 되니까 딸이 '아빠 여기 있었으면 농촌학생 혜택이 있었을 텐데...'하며 아쉬워한다. 집사람도 출마를 완강히 반대했는데 지금은 앞장서서 도와주고 있다. 딸을 늦게 낳은 이유가 있다.

내가 세 번째 구속됐을 때 마지막 선고 전에 판사가 이렇게 묻더라. '피고는 석방 후에도 계속 노동운동을 할 거냐'고. 그 때 부산서 재판을 했는데, 수많은 노동자들이 법정에 와 있었다. 그냥 '예' 하면 재미가 없어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우리 당대에 노동해방 세상을 이루기 위해 결혼하고도 아이를 안 낳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당대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나가면 아이를 낳아 대를 이어 노동해방투쟁을 하겠다.'(웃음) 그 후 아내로부터 '애는 내가 낳는데 니가 왜 그런 소릴 하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사실은 애를 가질 시간이 없어 못낳은 게 아니냐.(웃음)
"계산 해보니까 최근엔 부부가 한 이불을 덮고 함께 자는 비율이 높아졌는데, 사실 그 이전엔 함께 이불 덮고 자는 게 20분의 1도 안 됐던 것 같다. 마흔 넘어서 애 낳으려니 정말 힘들더라. 유명한 서울 한의원에서 한약도 먹고 그랬다.(웃음)"

-그동안 쭉 노동운동만 해왔는데, 뭘로 먹고 살았나.
"회사 다닐 땐 월급이 나왔고, 85년부터 87, 88년까진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상당기간 징역살이를 했고 감방 안에서 국가에서 주는 밥을 먹었다. 이후 법원의 복직 명령 후 회사에서 '월급은 줄테니 회사엔 나오지 마라'고 해서 한동안 받기도 했다. 이후 집사람이 과감히 결단을 했다. 창원서부터 옷가게를 시작하여 마산 창동과 오동동에서도 장사를 했다. 나중엔 도저히 장사가 안돼 부산, 청주, 대전까지 갔다. 지금까지 대전서 옷가게를 하고 있다."

-통합창원시에 5개의 구청이 생긴다고 한다. 행정의 절차가 하나 더 생기는 5개의 구청을 만드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엔 구청을 두지 않고 창원시의 대동제처럼 가는 게 맞다고 본다. 100만 도시가 되어도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일단은 구청 세 개 정도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행정단계가 하나 더 늘면서 시민입장에선 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으니 3개 정도로 운영해 나가면서 정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구청 건물도 따로 짓지는 말고, 이미 있는 마산 진해 창원시청을 구청으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통합시의 청사가 필요하다면 어디에 두는 게 좋다고 보나.
"시장이 되어도 참 골치아픈 문제다. 만만치 않다. 당장 새로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창원이나 어디 큰 건물 임대를 하는 방향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래 시청을 어디에 두느냐는 것은 행정의 문제인데, 이게 정치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살 것인지, 죽어있는 마산을 어떻게 살릴 건지, 창원공단도 현재대로 가면 미래동력 잃게 된다. 앞으로 뭘 어떻게 해서 벌어먹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시청을 어디 둘 거냐 갖고 시장후보들이 말도 못하고, 창원에 둔다면 마산서 표 안 줄 것이고, 마산으로 한다면 창원이 그렇고, 그래서 참 답답하다. 진해에 가보면 대부분 청사는 진해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산지역 시의원 후보들도 마산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나도 시청 입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의견이 있다. 그러나 그걸 이자리에선 좀 아껴야 겠다. 효율성과 주민편의성을 고려해서 주민들과 충분히 토론해서 가장 적합한 곳에 주저없이 추진하겠다."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생각은?
"지방자치단체는 정당과 풀뿌리 시민운동이 같이 녹아들어가는 게 좋다. 저는 정당에 있기 때문에 정당공천제가 맞다. 다만 한나라당처럼 저런 식의 공천제도는 옳지 않다. 민주노동당은 당원들이 후보를 선출한다. 한나라당도 그렇게 하면 최소한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진 않을 것이다. 정당으로서 책임을 지되 공천방식은 상향식이 되어야 한다. 주민밀착, 주민운동하는 사람들은 정당에 소속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런 분들도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야권단일후보가 되셨는데, 민주노동당 소속이 아니라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향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당을 해왔고, 당 대표까지 해왔기 때문에 당에 대한 무한책임 있다. 민주노동당으로 하겠다."

블로거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현행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실상 행정의 말단조직화해버린 측면이 있다. 동장이 위원을 사실상 임명하는 구조다. 단체장이 마음 먹으면 실질적인 주민자치조례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럴 의향이 있나?
"주민참여예산 문제도 그렇고, 결국 행정은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주민복지 중심으로 예산을 써야 한다고 명확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에 대해 비토한 것처럼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시민들과 직접 토론하자고 하여 돌파해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문제는 운동차원에서라도 조례개정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위원 선출방식도 동장이 위촉하는 방식이 아니고, 주민들의 뜻에 의해 상향식으로 선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다른 자치위원회와 달리 많은 기능이 있다. 현실적으로는 제주도에 있는 기능 정도라도 창원시 주민자치위원회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켜보겠다."

-제주도도 좋은 사례이긴 한데, 제도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의 문제도 중요하다. 주민자치위원회에 의식있는 사람들은 참여를 기피하고, 관청과 가까운 사람들이 주로 참여한다. 풀뿌리 자치를 강화하고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조사없는 발언권 없다는 말이 옳다. 마산 내서지역은 주민자치조직이 잘 되어 있다. 그런 곳을 시범 지역으로 만들어서 모범을 만들어 내고 그걸 확대시켜야 한다."

-시민을 상대로 한 자치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성은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한다."

-마산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시민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수변공간이 아예 없다. 바다를 시민에게 돌려줄 방안이 있나.
"지금까지 바다는 메워서 땅을 만드는 대상이었다. 앞으로는 절대 바다를 메꿔선 안된다. 특히 통합시는 바다가 살아야 앞으로 산다. 마산 자유무역지역에 인접한 바다는 접근 불가이고, 전부 모텔과 공장, 항만시설이 바다를 가로막고 있어 실질적으로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전혀 없다. 황철곤 마산시장이 드림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실제론 잠자고 있는 드리밍베이다.

창원은 이제 아파트 지을 땅도 없다. 따라서 마산은 재생프로젝트 속에서 주거공간, 정주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거기서 중요한 게 바다이다. 바닷가에서 조깅을 한다든지 휴식을 한다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바닷가 시설들을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하나씩 접수해야 한다. 통합 창원시의 중장기 플랜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 100미터부터 확보하여 500미터로 늘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 경북 포항에서도 바다를 살린 사례가 있었다. 그런 여러 사례를 조사하여 바다가 살아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서익진 경남대 교수와 허정도 박사의 마산 관련 저술을 들어보이고 있는 문성현 후보.


-마산은 stx 문제로 몇 년 동안 갈등이 계속 돼 왔다. 마산시는 처음 방파제에서 주거단지로, 다시 stx조선기자재 공장으로 그 입장이 바뀌어 왔다. 주민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찬반으로 양분되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만약 정리된 입장이 있다면, 통합창원시장에 당선되었을 때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가?
"수정만 집회 때 몇 번 참석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공부지 24억 그 부분만 걸려 있는데, 내가 시장이 되면 그동안 누가 했든, 방파제 한다고 했다가 주거단지 한다 했다가,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경위를 조사하여 시가 속인 게 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하겠다.

앞으론 절대 주민을 속이는 일 없도록 하겠다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행정이 주민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주 중대한 문제다. 그런 게 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주민들 입장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당장 이번 선거 때부터 후보간 토론과정에서 상대방 후보로부터 확실한 답을 확인하는 절차를 갖겠다. 길을 찾아서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 진북면 등 공장들도 지금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로봇랜드는 아이템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 주특기를 살릴 기회가 없었는데, 시장이 되어 주특기를 살려보겠다.(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전기와 전자, 기계가 결합된 게 로봇이다.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키워야 할 산업이다. 그런데 현재는 부지만 있고 그 이후의 계획과 비용이 없더라. 4대강 사업에 돈을 다 끌어가서 그렇다고 한다. 로봇산업은 연구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경남대든 창원대든 대학과 연계해서 로봇산업학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여러가지 로봇 관련 문화도 무궁무진하다. 이것 하나만 잘 키워도 마산은 먹고 산다."

-그동안의 창원시장, 진해시장, 마산시장이 해온 시책 가운데, 아예 폐지하거나 고쳐야 할 것, 또는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게 있다면?
"마산은 바다가 살아야 도시가 산다. 이번에 마산소방서 들어선 곳에 가봤는데, 그런 작은 공간이라도 건물을 짓지 말고 친수공간으로 확보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개념도 없이 땅만 나오면 뭘 짓고 아파트 세우고 했기 때문에 마산이 지금 이꼴이 됐다. 로봇랜드는 이어받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창원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지만, 좋은 기업은 떠나고 중소기업은 땅값 올라 기업하기 어려운 도시가 되어버렸다. 창원에 와서 할 수 있는 기업은 따로 있다. 현재 구조대로 가면 창원은 침체한다. 어떻게 구조를 바꿀 것이냐. R&D기능과 결합된 쪽으로 발전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가령 세방전지라는 오래된 기업이 있는데, 전지 산업은 전망이 좋다. 에너지 산업에도 축전기술이 뒷받침 안되면 안된다.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경남에너지는 가스만 하는데, 미래 에너지 부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박완수 창원시장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 한다고 했지만 하지 못했다. 환경마인드는 잘한 부분으로 본다. 자전거도 운영상 문제가 많지만 잘 한 것 중 하나다. 물론 자전거도 중요하지만 휠체어를 쉽게 탈수 있는 길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또한 환경사업이라기 보다 실제론 대부분 조경사업이 많았다. 생태하천을 한다면서 돌을 깔았다. 조경산업과의 유착도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마창진 통합시가 되면 옛 도농통합 때 창원군의 경우에서 봤듯이 각 도시의 역사자료 멸실 우려가 높다. 체계적인 기록관리 차원에서 역사기록관(아카이브)을 설립하고 전문 아키비스트를 배치하여 공공기록물과 민간기록물을 보존할 계획은 없나. 만일 마창진 아카이브를 설립한다면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가 적당하다고 보는가.
"미래도시는 문화와 예술, 역사가 있는 도시여야 한다. 경남대 교수들 보관해왔던 노동운동 관련 자료들이 결국 지역에서 보관할 곳을 못찾아 서울로 갔다는 얘길 들었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소중한 자료들을 지금부터라도 챙겨야 한다.

기록물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는 앞으로 천지 차이가 될 것이다. 창동은 조창이 있었던 지역인데, 사진이라도 남아 있는 지 모르겠다. 거기에 조그만 창고 터라도 남아 있고 자료가 있다면 그게 공장 몇 개보다 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중한 도시자산이 된다. 아카이브는 꼭 있어야 한다. 전자도서관 시스템과 결합된 아카이브로 가야 한다. 현행법에도 근거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하다. 내가 시장이 되면 꼭 설립할 것이다."

-문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노동운동진영의 인식이 대단히 낮다. 진보운동진영에서도 문화 마인드가 아주 낮다. 통합창원시에서는 어떻게 문화를 일으킬 계획인가.
"마산 창원 진해는 도시로서의 역사가 짧은 곳이다. 지금부터 세 도시가 갖고 있는 문화적 색깔과 자산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역에 토대를 둔 미술 음악 연극 등이 뿌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교향악단도 규모 있게 키워야 한다. 얼마 전 마산 부림시장에 가서 생각한 건데, 차라리 시에서 인수하여 깨끗하고 밝게 고쳐, 가운데에 지하 분수대도 만들고 문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비보이도 하고 밴드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파행으로 민간인학살 유해발굴이 중단됐다. 그러나 아직 유해매장터가 남아 있고, 발굴된 유해도 갈곳이 없는 상태다. 유해발굴 지원과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견해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마산 창원 진해지역에 그런 아픔을 가진 분들이 특히 많다. 바다에 수장된 분들도 엄청 많았다. 전적으로 동의하고, 조례 제정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만큼의 방안을 찾겠다."

-경기도교육감이 이슈화시킨 무상급식 같은 문성현 후보만의 차별화된 공약이 뭔가?
"창원을 인터넷 중심도시로 만들겠다. 5억 정도만 투자해도 통합 창원시 전역에서 와이파이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고속도로를 꼭 깔겠다. 그리고 시장이 직접 소통구조의 중심에 서겠다. 김해시는 도서관으로 국제적 브랜드를 만들었다. 1년 중 전 김해시민이 같은 책 하나를 읽고 독후감 내고 토론하는 걸로 국제적 브랜드가 됐다. 앞으로 창원도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를 하나의 문화로 키워야 한다. 이는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자치센터나 각종 단체에서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대한 시민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시장들과도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

문성현 후보는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한다.


-정부에서 통합 인센티브로 도시철도가 거론되는데, 빚더미로 남는 것 아니냐. 도시철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 국비가 책정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꾸리찌바의 예를 보면서 그 많은 돈을 들여 굳이 할 필요 있느냐는 생각도 한다. 마산 임항선처럼 한 번 해놓으면 용도 변경하기도 참 어렵고, 임항선을 그린벨트로 하자는 허정도 박사의 주장에 동의한다. 도시 미관상으로도 도시철도는 썩 좋지 않다. 적합한지 않은지 다시 한 번 토론해서 결정해야 한다. 다만 세 도시가 통합됐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공무원이 가장 겁내 하는 것이 민원이다. 인터넷에 민원글이라도 올라가면 지워달라고 전화가 온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하지 않고, 시장 눈치 보지 않고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소신 것 일할 수 있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공무원노조와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시장, 공무원노조와 가장 문제를 잘 풀어가는 시장이 되겠다."

-이번에 야권단일후보가 되셨는데, 부산만 단일화되면 영남에 반한나라당 벨트가 형성된다. 이 지역에 친노 지지자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가질 것인가?
"경남에서 됐기 때문에 전국에서 모두가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반MB단일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객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 울산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원래 내가 친노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일 먼저 내 변론을 맡아줬고, 그래서 누구보다 고인에 대한 애틋함이 있다. 이번 5월 22일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를 창원에서 하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 가진 분이 가장 많은 곳이 창원이기도 하다."

-골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골프는 할 생각도 없고 칠 줄도 모른다. 군대 있을 때 사령관 당번을 했는데, 당번병이 하는 게 빨래하고 골프채와 골프 신발 닦는 것이었다.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내가 골프를 치면 X새끼다'라고. 하지만 운동으로서 골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문성현 후보, 블로거 합동인터뷰.


-주량은 얼마나.
"많이 먹는다. 분위기에 따라 먹고 싶을만큼 먹는다. 요즘 와선 소주 두 병 이상 안먹으려 한다. 그 이상 마시면 다음 날 아침 기억 가물가물하다. 집사람도 그런 말을 한다. 술마시고 기억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려느냐고 핀잔을 준다."

-단일화가 성사된 소감 한마디 해달라.
"얼마 전 진해에 갔는데, 명함을 드리고 있으니까 70 넘은 할머니가 '한나라당 아니지?' 하고 묻더라. 옆에 앉으라고 하여 말씀하시는데 '이번 통합시 과정을 보니까 한나라당은 절대 안된다. 용서할 수 없다'면서 '야당이 단일화해라. 자네가 안되어도 좋으니까 단일화해라.' 그런 말씀을 70넘은 할머니가 하시더라. 그러고 나서 상대방 후보가 하자는대로 다 해버렸다."

-단일화 성사 과정도 좀 설명해달라.
"어제 세 후보가 술집에서 만났다. 만남은 허성무 후보의 제의로 이뤄졌다. 허성무 후보께서 먼저 여론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문 후보를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허 후보가 민호영 후보를 계속 설득하여 결국 마지막으로 세 사람이 의형제를 맺게 됐다. 내가 가장 맏형이 됐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뒤 권영길 형님도 불러서 함께 한 잔 했다."

-오랜 시간 고맙다. 마무리 말씀.
"블로거 합동인터뷰에 불러주셔서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상당히 약한 게 인터넷 문화다. 이것은 앞으로 미래정치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으로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후보단일화를 바탕으로 시장이 되면 무선인터넷과 인터넷 문화가 중심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꼭 만들겠다.

더 나아가서 이제 우리 정치는 토건 중심에서 서민복지 중심으로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제가 시장이 되어서 그 정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 서민복지의 핵심은 고용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노동에 대해 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핵심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하는 것을 만들어내겠다. 실업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꼭 해결할 수 있는 노사정 기구를 만들겠다."


※가급적 인터뷰 전문을 빠짐없이 기록하려 했다. 분량을 보니 200자 원고지 50매나 되었다. 그러나 예정되지 않았던 질문 중 일부는 제대로 받아적지 못해 빠진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혹 따로 기록한 분이 있으면 보완해주시기 바란다. 그러면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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