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장어구이는 전문가가 구워줘야 제맛이지요

기록하는 사람 2010. 4. 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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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가포에도 장어구이 명소가 있다

요즘 기(氣)가 많이 허약해졌는지 자꾸 장어구이가 당기네요. 얼마 전에는 민물 장어구이 덮밥(☞
일본과 한국의 장어덮밥 비교해봤더니…)을 먹었으니, 이번엔 바다 장어를 먹기로 했습니다.

장어구이는 경남 진주의 남강변 장어구이 거리가 유명한데요.(☞여름철 보양식 진주장어의 담백한 맛) 남강변보다 더 맛있게 하는 진주 장어구이집도 있습니다.(☞진주 사람은 남강 장어골목에 안 간다?)

요즘은 마산 해안도로 횟집골목이 여름철엔 장어구이를 주 메뉴로 업종전환을 하기도 합니다.(☞비오는 날 장어구이 거리 가보셨나요?)

위에서 소개한 장어구이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진주 상봉동 진주간호보건대 앞에 있는 장어구이집이 제일 낫더군요. 또한 민물장어는 마산 진동 장어구이도 괜찮지만, 거긴 아직 소개를 못했네요.

그런데, 진주 상봉동 장어구이와 거의 비슷하게 해주는 장어구이의 명소가 마산에도 있습니다. 사실 장어를 연탄불이나 숯불에 굽는 건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어서 즉석에서 직접 구워먹으면 재미는 있을 지 몰라도 맛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산에서 장어구이를 먹을 때 (차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가포동 장어를 즐기는 편입니다. 가포동 시내버스 종접을 지나 주민센터를 거쳐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장어구이 식당 다섯 곳이 나오는데요. 아무 집이나 들어가면 됩니다. 제가 90년대 초 처음 기자노릇을 시작할 때도 있었으니까 적어도 20년 역사는 넘은 식당들입니다.


우리가 찾은 집은 영도장어구이 집이었습니다. 가포동 장어구이 식당들은 모두 살아있는 장어를 즉석에서 잡아 주인이 직접 구워서 양념구이나 소금구이를 해줍니다. 그래서 손님이 어렵게 구울 필요가 없습니다.

가격도 진주보다 좀 쌉니다. 우리는 둘이서 3만 원 짜리 한 접시를 시켰는데, 둘이 먹기엔 좀 많더군요. 그래도 맛있는데다 돈이 아까워서 끝까지 다 먹었습니다.


일단 기본 반찬입니다. 국물김치가 달지 않고 새콤하게 시원합니다. 장어구이에 마늘과 생강은 필수겠죠?


이게 3만 원짜리 한 접시입니다. 4월의 장어인데도 살이 통통합니다. 여름엔 더 통통해지겠지요? 사실 이런 양념 장어구이는 쉽게 양념이 타기 때문에 손님이 직접 구워먹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가 이렇게 구워서 내놓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죠.


이렇게 그냥 먹어도 되지만, 상치나 깻잎에 싸서 생강 또는 생마늘을 하나 얹어 먹으면 훨씬 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워낙 단백질이 많은 음식이어서 사실 배가 큰 사람도 많이 먹긴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양을 대-소로 구분하여 선택해 주문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 집은 오직 한 접시 3만 원짜리밖에 없더군요.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저희가 먹어보니 3명이 한 접시 먹으면 딱 알맞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사람이 밥을 안 먹을 순 없지요. 그래서 밥(1인 2000원)을 시켰더니 이렇게 장어국과 함께 나옵니다. 정말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위는 가격표입니다. 양념구이 말고 소금구이도 먹을 수 있지만, 장어는 역시 양념이 낫더군요. 식사도 밥 대신 장어국수를 먹을 수 있는데, 그건 3000원입니다.


가포 장어구이 식당들이 좋았던 것은 과거 이곳에 가포해수욕장이 있을 때였는데요. 지금은 해수욕장을 폐쇄한데다 항만시설을 한다며 매립까지 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예전의 그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그래도 식당 주인들은 항만이 완공되고 유입인구가 늘어나면 장사도 잘 될 거라고 희망을 놓지 않고 있더군요. 그러나 창원 진해와 통합되면 과연 이곳 항만이 제역할을 하게 될 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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