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전남 여수에 가면 통장어탕 먹어보세요

기록하는 사람 2010. 3. 3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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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전남 여수로 블로거 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신문사에 소속된 기자로 있을 땐 기자윤리 문제도 있고 시간도 맞지 않아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이젠 자유의 몸이 되었네요.

독자와 회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월급을 받는 기자의 신분에 비해, 블로거는 윤리문제에 있어서도 어느정도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블로거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앞으론 이런 팸투어도 적극적으로 다녀볼까 합니다.

어쨌든 이 글 또한 전남 여수시의 후원으로 이뤄진 블로거 팸투어에서 얻은 경험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2012년 엑스포 개최도시 여수에서 보고 듣고 먹은 것들은 앞으로 서너 차례에 걸쳐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수족관에서 요리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장어 님들. 너무 잔인한 표현인가요?


오늘은 마지막 날 점심 때 먹은 '통장어탕'입니다. 제가 태어난 남해나, 지금 살고 있는 마산, 그리고 여수가 모두 남해안에 나란히 걸쳐 있지만, 음식문화는 많이 다르더군요. 경상도에서도 가정에서는 가끔 장어를 통째로 잘라넣어 국을 끓여 먹긴 하지만, 식당에서 그렇게 파는 곳은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대개 식당에서 파는 장어탕은 망에 걸러서 가루가 된 상태의 장어를 먹게 됩니다.


그런데 여수에서는 '통장어탕'이라는 메뉴를 상호에 내걸고 있는 집이 즐비하더군요. 팸투어 마지막 날(28일) 점심 때 이 집을 찾았습니다.

함께 갔던 블로거들 중 몇몇은 이걸 못 먹는 분도 있더군요. 그래서 저희 테이블에 앉은 분들은 이걸 먹는 동안 "이렇게 맛있는 걸 왜 못먹는다는 거지?"하면서 모두들 안타까워할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일단 여수의 통장어탕은 한 테이블(4명 기준)에 이렇게 큰 뚝배기에 4인분이 나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흰 그릇에 떠서 먹어야 합니다.


우리 테이블에서는 일상 블로거 커피믹스 님이 떠 줬는데요. 처음엔 이렇게 장어 '대가리'를 저에게 주더군요. 원래 바다 생물은 대가리 부분이 맛있잖습니까? 그래서 고맙게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각자 그릇에 통장어탕을 분배하고 난 뒤 커피믹스 님은 이렇게 몸통 부분을 저에게 하나 더 떠주었습니다. 흐뭇한 기분이었습니다.


장어 몸통 부분을 좀 더 먹음직스럽게 찍어봤습니다. 실제 먹음직스러워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은 제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네요. 니콘 D5000입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 나무라는 격인가요?

맛은?

정말 죽였습니다. 제가 태어난 후 지금까지 먹어본 장어탕 중에서는 가장 맛있었습니다. 장어의 맛이 가장 잘 살아있으면서도 살을 발라먹는 맛이 정말 죽였습니다.

그런데 워낙 고단백 식품이라는 장어만 먹고 있으면 좀 속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수에서는 거의 모든 식당의 모든 음식에 나오는 기본 찬이 있습니다. 바로 '갓'이라는 채소인데요. 유명한 돌산 갓김치를 이걸로 담급니다.


통장어탕 집에서도 예외없이 갓김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갓으로 물김치를 담갔더군요. 보랏빛 국물이 정말 개운해 보이는 물갓김치, 통장어탕과 궁합이 딱 맞아떨어지더군요.

그걸로도 뭔가 아쉬운 게 있다면 아래 사진의 젓갈로 입안을 자극해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멸치 젓입니다. 저는 위암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런 짭짤한 젓갈을 엄청 즐깁니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때 궁합이 좋죠.


우리가 먹은 '백두산 산장어 타운'의 2층 입구입니다. 일상 분야에 혜성처럼 떠오른 블로거 커피믹스 님의 전신을 전격 공개합니다. 눈을 아래로 깔고 계단을 내려오고 계신 분이 바로 그 분입니다.


바깥에서 본 백두산 산장어 타운의 입구 모습입니다. 이렇게 봐선 여수의 어디인지 잘 알 수 없을 겁니다.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면 역시 다음 지도에 의지해야 겠죠?

아! 참, 그 전에 가격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하겠군요. 제가 누굽니까? 가격표를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우리가 먹은 통장어탕은 1만 2000원입니다. 저렴한 가격은 결코 아니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2012년 여수에서는 국제적인 행사인 엑스포가 열립니다. 여수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될 기회인데요. 그 때이거나 그 이전이거나 여수를 찾으시는 분들은 꼭 '여수 통장어탕'을 한 번쯤은 맛보시길 바랍니다. 후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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