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내가 신문사의 주재기자가 된다면…

김훤주 2010. 3. 1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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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심의 소명하다 엉뚱한 생각을 했다

15일 인사윤리위원회에서 제가 조직의 단결을 해치는 글을 썼다는 혐의에 대해 소명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회사를 대표한 구주모 상무와 노조를 대표한 이일균 지부장이 있었습니다.

김주완 기자가 경남도민일보를 떠나게 하는 계기가 됐던 편집국장 임명 동의 투표에서 파견기자회의 반조직 행위가 있었음을 알고나서 이튿날인 2월 12일 바로 써 올린 글이었습니다.

파견기자회가 준동을 부린 배경과 의도, 파견기자회에 그릇된 정보가 건너가도록 만든 장본인을 비판하는 글도 있었지만, 그것은 징계 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글 :
반조직에 맞서다 징계 심의 대상이 됐다(http://2kim.idomin.com/1455)
이게 반조직 행위 아니면 뭐가 반조직일까(http://2kim.idomin.com/1445)
편집국장 임명자도, 사장도 떠나는 이 마당(http://2kim.idomin.com/1441)

다만 파견기자회 회장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파견기자들의 잘못된 행태를 죽 적어 내보이고 그러면서 "그런 '늘어진 개팔자'가 없다"는 표현을 덧붙인 글이 징계 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구 상무께서 물었습니다. "명예 훼손을 할 의도가 있었는가?"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당연히 있었습니다. 다만 허위 적시를 통한 명예 훼손이 아니고, 사실 적시를 통한 명예 훼손입니다."

"제가 파견기자들 행태를 여럿 적어 보였는데, 명예 훼손 의도를 스스로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제가 적은 내용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 해 봅니다."

3월 12일 순천 낙안읍성에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구 상무께서 다시 물었습니다. "'늘어진 개 팔자'라는 모독하는 표현을 쓴 까닭은 무엇인가?"

답은 이랬습니다. "가장 알맞겠다 싶어서 썼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파견기자로 나가면 지금 어지간한 파견기자보다 기사도 많이 잘 쓰고 회사를 위한 영업도 더 잘 하고 나아가 해당 지역 사회를 맑고 밝고 아름답게 가꾸는 이바지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깔려 있습니다."

저는 정말 제가 연고가 있는 창녕·밀양으로 파견돼 나가면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친일문학론>을 쓰신 임종국 선생이 창녕 출신임에 착안해 창녕을 널리 알릴 계획도 있고요.

귀농을 사업화하는 방안도 있고요, 지역 매체를 창간하는 방법도 있고요, 월례 강좌를 통해 지역 사회를 조금씩 조직하는 방안도 있고요, 지역 문화 콘텐츠를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놓고 상품화하는 방안도 있고요, 경주 다음으로 많이 갖추고 있는 문화재를 조직하고 방향을 세우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현실 속에서 제대로 풀어놓을 기회가, 언젠가는 제게도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에 대한 징계를 다루는 소명 자리에서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엉뚱하지요? 하하.

(16일 오전 열린 인사윤리위원회에서 저에 대한 징계 여부와 징계 정도가 결정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지부장에게 물었더니 다음 주 화요일 23일로 미뤄졌다고 합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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