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종합병원 '보호자 없는 병실' 절실합니다

기록하는 사람 2010. 2. 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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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가 필요)없는 병실'을 아시나요?

가족 중 환자가 있으면 여러 사람이 고생을 하게 됩니다. 마음 아픈 건 당연한 것이지만, 간병하는 일도 보통이 아닙니다. 힘들어하는 환자를 옆에서 지켜보며 어떻게 해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그렇고, 집과 병원, 직장을 왔다 갔다 하느라 드는 비용과 시간, 심신의 피로도 말이 아닙니다.

다행히(?)도 저는 최근 직장을 정리한 덕분에 회사 일에 대한 압박은 없이 아버지를 간병해드리고 있고, 또한 많은 형제들이 자주 찾아와주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편이긴 합니다.

문제는 어떤 약속이나 할 일이 생겼을 때, 그 시간에 다른 형제나 가족이 병원에 와줄 수 없으면 참 난감합니다. 또한 요즘 아버지 병세가 점점 심해지시는 바람에 밤에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게 되니, 참 어찌할 도리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밤에나마 간병사를 부를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요. 요즘 간병료는 24시간 6만 원, 12시간 4만원(+식대)이더군요. 저처럼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12시간 간병서비스를 받는다고 해도 한 달이면 120만 원에 달합니다. 적지 않은 부담이죠.

설 연휴 직후, 마산의료원 각 병동 간호사실에 '보호자 없는 병실'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설 연휴 직후, 아버지가 입원해계시는 마산의료원의 각 병동 간호사실에 '보호자없는 병실 운영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6인병실 2곳을 '보호자가 필요없는 병실'로 지정해 전문간병사 2명이 각각 3명씩 모두 6명의 환자를 24시간 간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간병사 1명에 6만 원의 간병료가 드는데, 이렇게 하면 환자 1인당 2만 원씩만 부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저처럼 매일 6만 원을 들여 간병사를 부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제가 24시간 붙어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복음같은 이야기였습니다. 2만 원 정도라면 크게 부담가는 금액도 아니고, 제가 볼 일도 보면서 편한 시간에 아버지를 찾아뵐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죠.

사실 이런 간병제도는 대부분의 요양병원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의 경우, 아예 간병사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아웃소싱으로 계약을 맺고 모든 병실에 간병사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산의료원 같은 종합병원에서는 시행하는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종합병원에서도 몇 개의 병실을 '보호자 없는 병실'로 지정해 운영한다면 환자나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 아들녀석이 할아버지를 간병해드리고 있습니다. 핸드폰 사진.


당연히 저도 그 간병 병실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아버지가 갑자기 기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바람에 간호사실에선 난색을 표했습니다. 병세가 위중한 환자의 경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경우 아직 거동도 하시고, 정신도 맑으신데 공동간병이 어렵다니요? 요양병원의 경우 훨씬 중환자들도 4인 병실에 1명의 간병사가 배치돼 있는데….


그렇지만 뭐 간호사실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판단의 권한은 전적으로 병원측에 있고, 제가 좀 더 아버지를 잘 모시면 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좀 더 병세를 지켜보자'고 했으니, 아버지의 병세가 하루빨리 호전되기를 기대할뿐입니다.

비록 저희는 그 병실의 수혜를 받지 못하지만, 어쨌든 마산의료원의 이런 간병서비스가 다른 종합병원에도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보호자 없는 병실'을 운영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환자와 가족을 배려하는 자세로 보여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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