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방송사나 잡지사, 대학의 학보사 등에서 지역신문에 대한 기획취재를 한다며 나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내가 쓴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라는 책을 보고 지역신문의 치부를 가장 잘 말해줄 내부고발자라 여기는 것 같다.

그들의 질문 중 빠지지 않는 게 '사이비 신문' '사이비 기자'에 대한 것이다. 사실 '사이비 지역신문'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질문에는 유독 지역신문을 사이비의 온상으로 보는 편견이 담겨있는 것 같아 은근히 기분이 나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사이비 짓은 서울지(소위 '중앙지')들이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수백~수천만 원씩 돈 받고 상(賞)을 팔아먹는 짓이나 맛집 소개해주고 돈 받아먹는 행태를 봐라. 일부 지역신문이 숨어서 하는 사이비 짓을 그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한다. 일부 PD와 기자들이 연예기획사에서 돈과 성상납을 받은 건 어떤가?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심심찮게 구속되는 사이비 기자들도 십중팔구는 서울에 본사를 둔 특수일간지의 주재기자들이다."며 다소 엉뚱한 지역신문 옹호론을 편다.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의 문제일뿐, 그런다고 사이비 지역신문의 문제가 덮어지는 건 아니어서 스스로 민망해지기도 한다. 그러면 사이비 지역신문은 어떤 것일까?

이 취재차량의 주인이 사이비기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개 사이비 기자들은 이런 걸 표나게 갖고 다닌다.


내가 볼 때 사이비 신문은 일단 기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 법정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아예 '무보수명예(?)직'으로 기자를 고용하는 신문사도 있다. 오히려 주재기자를 채용할 때 '보증금' 명목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회사가 받는다. 그건 대놓고 공갈·협박과 갈취, 촌지 수수 또는 광고 수주를 통한 리베이트로 먹고 살라는 거나 다름없다.
 
그런 회사엔 본사 인력보다 유난히 주재기자가 많고 주재기자가 지사·지국장을 겸한다. 심지어 자기 신문의 배포지역도 아닌 타 시·도의 군단위에까지 주재기자를 두고 있다. 물론 주재기자의 임금은 본사기자보다 훨씬 적다. 노동조합도 당연히 없고, 자체 윤리강령이나 편집권 독립 장치 같은 것도 없다. 이런 신문은 노동부에서 근로감독 한 번만 해보면 간단히 드러난다.

주재기자들의 나이가 유난히 많고, 폭력이나 사기, 배임수재, 공갈죄 등의 전과자들이 있으며, 다시 그런 범죄를 저질러도 자르지 않는 신문사라면 영락없이 사이비로 보면 된다.

또한 그런 신문사는 배포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가정독자가 거의 없으며 주요 관공서에만 뭉치째 배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전체 신문 발행부수가 1000~2000부에 불과한 신문도 있다.

그럼 이런 사이비 신문을 퇴출시킬 방법은 없을까? 간단하다. 그런 신문사에 공공기관의 광고만 주지 않으면 된다. 사이비 신문의 주요 광고수입원이 지방자치단체의 광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치단체 광고집행의 일관된 기준이나 요건이 없기 때문에 선출직 시장·군수로서는 엄연히 주재기자가 출입하고 있는 신문에 광고를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독버섯에 영양제를 주고 있는 격이다.

따라서 정부의 훈령으로 신문법과 지역신문법에 따라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신문에만 공공기관의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해버리면 너무나 쉽게 해결된다. 다행히 두 법에는 정부의 기금지원 기준이 잘 갖춰져 있다. 그 기준을 모든 공공기관의 광고 집행에도 적용하도록 해버리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정부가 왜 이렇게도 간단한 일을 하지 않고 귀한 행정력과 돈을 낭비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지원 자격 요건과 우선지원대상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 기준에 부합할 사이비신문은 없다.

△1년 이상 정상 발행 △광고 비중 50%이하 △한국ABC협회 가입 △지배주주 및 발행인 그리고 편집인이 지역신문 운영 등과 관련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은 경우

△노·사가 동등하게 참여하여 편집규약을 제정 시행하는 등 편집자율권을 확보했는지 △기금 지원 신청 1년 이내에 신문 운영과 관련 지배주주·편집인 등 임직원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는지 △건강보험 등 4대 보험료 미납액이 없는지 여부

△소유지분 분산 정도 △부채비율 정도 △연수사업 참여도 △지역사회 기여도 △자율강령 준수도 △계도지 구입 여부 △자문위원회 또는 지면평가위원회 운영 여부(이상 일간지·주간지 공통) △기자채용의 투명성 △교육훈련제도의 구비(이상 일간지) △조세체납 여부 △유가부수 비율 △발행 지속기간(이상 주간지)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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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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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tjryu 미리내 2009.09.17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언소주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가장 큰 사이비는 죄쥥됭입니다.

  2. 2009.09.17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ksoul.tistory.com/ 한줌 2009.09.18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기자협회 있을 때 어느 지역신문의 주재기자 대책(?) 가운데 하나로
    기사 쓰는 법 가르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게 기억납니다. ㅎ